연말 ‘선물’ 같은 우리가락 속으로
2024년 12월 03일(화) 20:31
광주시립국악관현악단 송년음악회 12일 예술의전당
전국민요경창대회 대통령상 소리꾼 이희문 등 출연

이희문

남도음악을 기반으로 전통예술의 진수를 선사해 온 광주시립국악관현악단은 올해 창단 30주년을 맞아 브랜드 작품 연주, 충장축제 폐막공연, 아창제 재연 등으로 국악관현악의 비전을 제시해 왔다. 연말연시를 맞아 국악관현악단이 전통예술의 신명을 ‘선물’처럼 건네는 시간을 마련했다.

광주시립국악관현악단(상임지휘자 박승희)이 송년음악회 ‘선물’을 오는 12일 오후 7시 30분 광주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 펼친다. JTBC 풍류대장에 출연했던 임재현, 제16회 전국민요경창대회에서 대통령상(종합부문)을 받은 소리꾼 이희문 등 차세대 국악계를 이끌어갈 명인 명창들이 무대에 오른다.

막은 국악관현악단 창단 30주년을 기념하는 위촉 초연곡 ‘불의 춤’이 올린다. 이정호가 작곡한 국악관현악을 위한 무곡으로 작은 움직임이 고조돼 정열적인 춤으로 발현된다. 실험적인 국악 관현악법과 음 배치, 변화무쌍한 리듬감으로 낯선 감각을 선사한다.

이어지는 ‘활의 노래’는 김준희의 해금 선율에 실린다. 관현악의 웅장함 속에서 해금의 화려한 주법을 제시하는 작품이며 섬세한 독주, 활을 활용하는 기교가 전면에 드러난다.

이희문
조선시대 궁중 무용이자 순조 때 효명세자가 순원왕후의 40세 생일을 기념해 만든 ‘춘앵무’도 레퍼토리에 있다. 봄을 알리는 꾀꼬리에게 영감을 받아 우아한 모습을 담아낸 궁중무용으로 1923년 순종 황제 탄신 50주년 경축연에서 시연된 바 있다. 최성희의 춤사위에 실리며 편곡에 고만석.

이은비는 국악가요 ‘난감하네’로 관객들을 만난다. 판소리 ‘수궁가’ 중 토끼 간을 구하러 육지로 나아가는 별주부 마음을 신세대 감성에 맞춰 코믹하게 재구성했다.

‘흥보가’ 눈대목으로 꼽히는 ‘박 타는 대목’에 신나는 선율, 리듬을 입힌 국악가요 ‘시리렁 실근’도 있다. 박을 타면서 돈과 쌀이 흘러넘치는 동화 같은 이야기는 듣는 이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JTBC 풍류대장에서 이름을 알린 임재현과 마일즈밴드는 국악가요 ‘살풀이’와 ‘와’를 선사한다. 그중 박승희 지휘자가 2001년 작곡한 ‘살풀이’는 국악의 한과 양악의 리드미컬한 멋이 어우러진 곡이다.

파격적인 퍼포먼스로 대중의 뇌리에 각인된 이정현의 ‘와(1999)’는 변학도의 뒤틀린 사랑 이야기인 ‘춘향가’와 크로스오버해 동명 국악관현악으로 재탄생했다. 해금 연주에 김준희.

박승희 지휘자.
소리꾼 김산옥은 풍물놀이 중 꽃이라 불리는 ‘상모’로 관객들을 만난다. 흥겨운 자진모리장단에 맞춰 고갯짓하는 모습에서 전통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국악가요 ‘Hit me + 제비노정기’ 또한 볼거리, 이 곡은 2004년 판소리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것을 기념해 제작된 작품으로 ‘흥보가’ 중 ‘제비노정기’ 대목을 새롭게 해석했다. 느린 서주로 시작해 자진모리와 터벌림(10/8박자 장단)에 맞춰 제비의 여정을 노래한다.

대미는 ‘이희문 프로젝트’로 대학로를 누비고 있는 이희문이 장식한다. 서울대 국악과를 졸업한 이 씨는 2015년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2014년 KBS 국악대상 민요상을 비롯해 제16회 전국민요경창대회 대통령상 등을 수상한 경기민요 소리꾼이다.

이 씨의 테마송 ‘신장거리’에 ‘액맥이타령’을 더해 메들리 형식으로 구성한 국악가요 ‘어허구자’, 경기 잡가 장기타령에 레게 음악과 춤을 곁들인 ‘나리소사’가 울려 퍼진다.

이외 경기민요 사발가를 재해석한 대표 타이틀곡으로 민요에 디스코와 펑크 리듬을 결합한 ‘허송세월아라’가 우리 신명을 선사한다.

박승희 지휘자는 “이번 봄부터 가을까지 신춘음악회, 정기연주회를 통해 ‘품격 있는 국악관현악’을 연주하는 데 치중했다면, 이번 송년음악회는 즐겁게 힐링할 수 있는 ‘선물’을 드린다는 의도에 집중했다”며 “국악계를 대표하는 젊은 예인들이 펼치는 ‘경연 같은 무대’에서 그들의 열정, 신명을 모두 담아가시길 바란다”고 했다.

R석 3만 원, A석 1만 원, 티켓링크 예매.

/최류빈 기자 rub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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