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농부들에게 AI 농사기법 알려주고 싶어”
2024년 11월 22일(금) 10:00
2024 으뜸인재 <17> 목포대 ‘그리너스’
가정내 재배기 연동 식물 생장 예측 앱 ‘플랜테라’ 개발 중
‘CES 2025’ 참관 예정…“젊은이들 귀농·귀촌 늘어났으면”

오상민, 이기한, 정인식, 장현우, 김현우, 신가은 학생.(왼쪽 윗줄부터) <목포대 제공>

“흙이 좋아도, 농사가 좋다고 해서 모두가 귀농할 순 없잖아요. 작은 텃밭을 가꾸는 것조차도 아는 게 없어 힘들어하는 분들이 많고요. 도시 농부들에게 도움이 된다면 좋겠습니다.”

전남도가 진행하는 ‘대학생 무한도전 프로젝트’에 선정돼 도시농부용 플랫폼 ‘플랜테라’ 연구 및 제작을 진행중인 그리너스(Green-Us) 팀원들은 삼겹살집에서 ‘금’상추를 먹다가 연구 주제를 선택했다.

“농사를 지어본 적 없는 사람들이 훨씬 많잖아요. 농사 초보가 텃밭도 아니고 아파트나 원룸에서 잘 키울 수도 없을테고요. 농삿일을 잘 몰라도 상추를 잘 키우게끔 도와줄 수는 없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햇빛이 부족해’, ‘물 좀 줘’, ‘공기가 탁해. 창문 좀 열어줘’라는 식으로 제 때 알려주면 상추를 키우는 데 도움이 될 것 같고 동일한 생육 조건이 며칠 간 유지될 때 상추가 크는 정도까지 예측할 수 있다면 더 좋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국립목포대 장현우(정보통신공학과 4년), 이기한(사회복지학과 4년), 김현우(정보보안학과 3년), 신가은(윤리교육과 3년), 정인식(융합소프트웨어학과 4년), 정유태(융합소프트웨어학과 3년), 오상민(원예과학과 4년) 학생 등은 동아리 회식 중 떠오른 아이디어를 ‘무한도전 프로젝트’를 통해 구체화하고 있다. 가정에서 작물을 키울 수 있는 간단한 소규모 재배기와 연동하는 앱 ‘플랜테라’를 통해 다양한 식물의 생장을 예측할 수 있는 AI 기술을 확보하고 서비스를 확장하는 데 연구의 초점을 맞췄다.

목포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창업 동아리 멤버로도 활동하면서 호흡을 맞췄고 학내 주관 ICT 창업 경진대회 등에 응모, 수상한 경험도 프로젝트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한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반려식물을 기르는 사례가 늘면서 식물 상태를 알려주는 서비스가 만들어지긴 했어요. 그런데 식물의 생장 궤적을 예측, 알려주는 서비스는 없더라고요. AI를 활용하면 일정한 생육 조건을 유지하도록 알려주고 도시 농부들이 작물을 쉽게 키울 수 있게 도움을 주지 않을까요. 원룸에서 작물 재배를 시작하는 젊은 도시인들도 더 많아질 수 있을 것 같아요.”

도시인들에게 농업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농업과 AI가 결합한 신산업 개척을 통해 전남의 농업 경쟁력 강화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영농 기술’과 ‘경험 부족’ 문제가 영농 활동을 준비하면서 가장 어렵다고 해요. 저희도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느꼈어요. 국내 농식품 박람회 등을 여러 차례 찾아가 다양한 출품 제품 등을 살펴보고 농부 아저씨들에게 궁금한 점을 물어보면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난 7월 코엑스에서 열린 ‘농식품 테크 스타트업 창업박람회’나 최근 수원에서 열린 농·축산업, 스마트팜, 귀농·귀촌과 관련된 산업을 소개하는 박람회인 ‘케이팜’을 찾은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내년에 열리는 AI와 지속가능성을 주제로 하는 ‘CES 2025’에서도 AI와 에그테크 제품들을 살펴보고 참가기업들과 간담회나 미국 현지 전문 교수와의 인터뷰 기회도 만들어 프로젝트에 적용할 농업 기술에 대한 아이디어 등을 구할 계획도 세워놓았다.

식물 생장 정도를 예측하는 데 필요한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5개월 간 상추를 키우면서 온도, 습도, 산성도, 수분량 등의 데이터를 축적하는 한편, 학교 내 식물공장에서 길러지는 작물 생장 정도 데이터도 활용하고 있다.

“젊은층이 도시로 떠나 농촌이 고령화되고 텅 비어가는데, 실내 농업을 하고 싶은 도시 농부들이 많아지면 귀농·귀촌하는 사람들도 늘어나지 않을까요.”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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