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자영업자들 주담대 끌어다 ‘빚 돌려막기’
2024년 11월 19일(화) 20:35
3분기 가계대출 증가세…광주 6분기, 전남 2분기 연속 늘어
전국 기준 전분기 대비 18조원 증가, 2000조 육박 역대 최대

/클립아트코리아

광주·전남지역 가계대출이 3분기에도 증가세를 이어갔다. 광주는 지난해 2분기부터 6분기 연속, 전남은 2분기째 상승세다.

특히 수도권과 달리, 극심한 경기침체를 버텨내고 있는 자영업자 등 서민들이 주택을 담보로 한 대출을 통해 자금난을 해소하려는 움직임 때문에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빚 돌려막기’로 버티던 자영업자 등이 기업대출이 불가능해지면서 마지막 ‘주담대’까지 끌어다 쓰고 있다는 것으로, 적극적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19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광주시 예금은행 가계대출액은 올 3분기 기준 21조 7243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431억원 증가했다.

광주지역의 가계대출 증가세가 장기화 되는 것은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견인했다. 기타대출은 전분기 대비 감소한 반면, 주담대는 지속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광주시 예금은행 주담대는 13조 7408억원(2023년 1분기)→14조 1038억원(2023년 3분기)→15조 1471억원(2024년 1분기)→16조 1797억원(2024년 3분기) 등 6개월마다 1조원씩 불어나고 있다.

전남 역시 상황은 같았다. 올 3분기 전남 예금은행 가계대출액은 10조 4491억원으로 전분기보다 4092억원 증가했다.

전남 가계대출 증가세 역시 주담대 증가가 주원인으로, 전남 예금은행 주담대는 6조 2518억원(2023년 4분기)→6조 3149억원(2024년 1분기)→6조 4859억원(2024년 2분기)→6조 9119억원(2024년 3분기) 등 매분기 상승폭을 늘려가고 있다.

광주·전남지역 주담대 증가는 불경기에도 지속되고 있는 구축 아파트 등의 일정 거래량과 더불어 자영업자들의 경제 상황 악화로 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빚 돌려막기’로 버티고 버티던 지역 자영업자 등이 기업대출 등이 불가능해지는 상황까지 이르게 되면서, 주담대로 눈을 돌린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광주시의 경우 지역 특성상 특별한 산업보다도 자영업의 비중이 높은 만큼, 주담대의 상승세가 장기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전국 기준 가계대출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구입’ 열기가 잇따르면서 주담대를 중심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이 19일 발표한 ‘2024년 3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지난 9월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913조 8000억원으로 전분기(1895조 8000억원) 대비 18조원 증가했다. 지난 2022년 4분기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역대 최대 기록이다.

가계신용은 올 1분기 3조 1000억원 감소했지만, 증가 전환해 2분기 연속 증가하고 있다. 증가폭도 지난 2분기 13조 4000억원에서 3분기 18조원으로 점점 커지고 있다.

다만, 은행들이 가계대출 관리에 나서고 있고, 지난 9월 금융당국이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시행한 만큼 오는 4분기에는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장윤영 기자 zzang@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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