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더 가진 이들이 손 내미는 사회 됐으면”
2024년 11월 19일(화) 19:20 가가
전국 10번째 ‘700회 헌혈’ 달성 광주 북구 강영선씨
40여년간 월 2회 헌혈·신장 기증까지…두 아들도 선행 이어가
노인복지 기여 ‘민원 봉사’ 대상 수상·퇴직 후에도 꾸준한 봉사
40여년간 월 2회 헌혈·신장 기증까지…두 아들도 선행 이어가
노인복지 기여 ‘민원 봉사’ 대상 수상·퇴직 후에도 꾸준한 봉사
헌혈 인구가 줄면서 혈액 수급이 점점 어려워지는 가운데 41년 간 700차례 헌혈을 하며 많은 생명을 살린 이가 있다. 광주시 북구 오치동에 거주하는 퇴직 공무원 강영선(66)씨의 이야기다.
강 씨는 전국에서 10번째로 700회 헌혈을 달성했고, 광주·전남에서는 2번째를 기록했다. 강 씨가 지금까지 헌혈한 피의 양만 28만cc(280L)로 성인 남성 한 명이 5L의 혈액을 보유한 걸로 보면 약 60명에 달하는 양이다.
그는 지난 18일 대한적십자사 광주·전남 혈액원이 진행한 ‘헌혈 700회 달성 기념식’에서 701번째 헌혈을 했다.
“피는 인공적으로 만들 수 없습니다. 우리가 헌혈하지 않으면 수혈이 필요한 환자들이 피가 없어 죽을 수밖에 없어요. 우리는 사회에서 혜택을 받고 살아가는 사람들이잖아요. 사회 구성원으로서 받은 것을 돌려주고, 기부하는 문화가 활성화되길 바랍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동기부여가 돼 헌혈자들이 늘었으면 좋겠어요.”
강 씨는 25살이던 1983년 군 제대 후 서울에서 광주에 내려오던 길 우연히 헌혈 버스에 올라 첫 헌혈을 했다. 사회 초년병 시절 사회를 위해 좋은 일을 하고 싶던 그는 한 달에 두 번씩 할 수 있는 성분 헌혈을 지속적으로 해 왔다. 한 사람이라도 살릴 수 있다는 굳은 믿음으로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
“15년 전 백혈병 아이가 혈소판 헌혈이 필요하다는 소식을 듣고 조선대병원에서 헌혈한 적이 있어요. 수혈받은 아이가 건강하게 회복해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고 정말 뿌듯했습니다.”
꾸준히 헌혈을 하기 위해서는 건강관리가 필수다. 강 씨는 젊었을 때 마라톤으로 체력을 길렀고, 은퇴 후에는 매일 2시간씩 등산을 한다. 그는 최근 머리카락이 빠져 탈모약을 처방 받았지만 헌혈을 위해 약을 포기했다. 또 혈액 비중이 낮으면 헌혈이 어려워 단백질 위주로 식습관을 개선했다. 그는 “예전보다 몸무게는 늘었지만, 헌혈을 하기에 좋은 몸이 됐다”며 웃었다.
2001년 강 씨는 가족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신장을 기증했다. 자신의 신장을 이식 받은 환자가 건강을 되찾은 모습을 본 건 감격스러운 일이었다.
강 씨는 공무원 재직 중 노인 일자리 사업과 무연고 묘지 이장 문제를 해결하는 등 사회 복지 업무를 주로 해 왔다. 그는 노인 복지에 남다르게 기여해 온 점을 높이 평가 받아 2005년 제9회 민원 봉사 시상식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 어린이재단과 난민을 위한 정기 기부는 물론 퇴직 이후 ‘사랑의 식당’에서 배식 봉사도 꾸준히 하고 있다.
그가 이토록 헌혈과 봉사활동에 진심인 이유는 어려운 이웃을 위해 헌신하는 삶이 본보기가 돼야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아버지를 보고 배운 강 씨의 두 아들도 헌혈을 꾸준히 해 혈액원 공로패를 받았다.
“갈수록 경제가 어려워 서루 나누고 기부하는 일이 희박해져 가요. 저처럼 조금이라도 갖고 있는 사람들이 힘든 이들을 도우며 더불어가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강 씨는 ‘헌혈 정년’인 69세까지 남은 3년 동안 꾸준한 헌혈을 통해 생명을 살리고 사랑을 나누는 일을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양재희 기자 heestory@kwangju.co.kr
강 씨는 전국에서 10번째로 700회 헌혈을 달성했고, 광주·전남에서는 2번째를 기록했다. 강 씨가 지금까지 헌혈한 피의 양만 28만cc(280L)로 성인 남성 한 명이 5L의 혈액을 보유한 걸로 보면 약 60명에 달하는 양이다.
“피는 인공적으로 만들 수 없습니다. 우리가 헌혈하지 않으면 수혈이 필요한 환자들이 피가 없어 죽을 수밖에 없어요. 우리는 사회에서 혜택을 받고 살아가는 사람들이잖아요. 사회 구성원으로서 받은 것을 돌려주고, 기부하는 문화가 활성화되길 바랍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동기부여가 돼 헌혈자들이 늘었으면 좋겠어요.”
꾸준히 헌혈을 하기 위해서는 건강관리가 필수다. 강 씨는 젊었을 때 마라톤으로 체력을 길렀고, 은퇴 후에는 매일 2시간씩 등산을 한다. 그는 최근 머리카락이 빠져 탈모약을 처방 받았지만 헌혈을 위해 약을 포기했다. 또 혈액 비중이 낮으면 헌혈이 어려워 단백질 위주로 식습관을 개선했다. 그는 “예전보다 몸무게는 늘었지만, 헌혈을 하기에 좋은 몸이 됐다”며 웃었다.
2001년 강 씨는 가족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신장을 기증했다. 자신의 신장을 이식 받은 환자가 건강을 되찾은 모습을 본 건 감격스러운 일이었다.
강 씨는 공무원 재직 중 노인 일자리 사업과 무연고 묘지 이장 문제를 해결하는 등 사회 복지 업무를 주로 해 왔다. 그는 노인 복지에 남다르게 기여해 온 점을 높이 평가 받아 2005년 제9회 민원 봉사 시상식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 어린이재단과 난민을 위한 정기 기부는 물론 퇴직 이후 ‘사랑의 식당’에서 배식 봉사도 꾸준히 하고 있다.
그가 이토록 헌혈과 봉사활동에 진심인 이유는 어려운 이웃을 위해 헌신하는 삶이 본보기가 돼야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아버지를 보고 배운 강 씨의 두 아들도 헌혈을 꾸준히 해 혈액원 공로패를 받았다.
“갈수록 경제가 어려워 서루 나누고 기부하는 일이 희박해져 가요. 저처럼 조금이라도 갖고 있는 사람들이 힘든 이들을 도우며 더불어가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강 씨는 ‘헌혈 정년’인 69세까지 남은 3년 동안 꾸준한 헌혈을 통해 생명을 살리고 사랑을 나누는 일을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양재희 기자 heestory@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