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재생에너지 산업 집중 육성해야 - 양진석 광주경영자총협회 회장
2024년 11월 19일(화) 00:00
정부가 호남지역 재생에너지 발전 산업을 더욱 더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발전시켜야 한다는 지역 내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호남은 풍부한 일조량과 넓은 평야 긴 해안선을 보유한 천혜의 자연 환경으로 재생에너지 발전을 선도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미래 에너지 전환에 핵심적이고 중추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지역이다.

이러한 지리적 특성으로 지난 수십 년 간 호남을 중심으로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꾸준히 증가해왔다. 2023년 기준 재생에너지 설비 용량은 32GW로 전국 최고 수준이고 발전량은 22GWh에 달한다.

호남의 연간 전력량은 279만7279Toe로 전국 연간 재생에너지 전력량의 38.0%를 차지하는 규모로 성장했다. 이렇게 확대될 수 있었던 것은 2010년대부터 정부가 추진한 신재생에너지 개발과 금융지원 사업이 많은 기업들의 투자를 이끌어 냈고, 이후 신재생에너지 공급 의무화 제도(RPS), 2050년 탄소중립 계획 등의 중대한 국가 정책이 뒷받침 되었기에 가능했다.

선진국에서도 데이니시 에코 이노베이션 프로젝트(DEIP·보조금 지원, 기술개발, 테스트, 수출 등)와 최근 유럽 9개국이 발표한 오스텐드 선언 등의 다양한 정책이 각국의 재생에너지 투자를 이끌어 내고 탄소중립의 실천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이중 오스텐드 선언은 2050년까지 원화 약 1178조원을 투입해 재생에너지 발전 역량을 최소 300GW로 확장하겠다는 것으로 발전 규모는 원자력 발전소 300기 발전량에 해당하는 규모다.

특히 텐마크는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이 67%를 넘어선 수준이며 세계 최초 재생에너지 100%인 삼소섬 프로젝트를 성공시켜 전세계 재생에너지 발전 모델이 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재생에너지 비중이 6.7%에 불과하고 OECD 평균인 17%에도 크게 미치지 못한 실정이며 연간 지원 예산은 0.5조원 수준이다. 이러한 상황임에도 최근 정부는 2030년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를 기존 30.2%에서 21.6%로 낮추고 발전 사업자의 RPS를 폐지하려는 것으로 볼 때 국제사회 화두인 2050 탄소중립 기조에 퇴보하는 것이 아닌가 우려스럽다.

특히 국제사회는 탄소국경세 도입과 미국·중국의 보호 무역주의 확산이 예견돼 향후 수출 환경은 더욱 악화될 수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분산에너지활성화 특별법을 기반으로 재생에너지 발전의 잠재력이 높은 지역을 특구로 지정해 에너지 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의 집중적인 투자와 지원이 필요하다.

예컨대 대규모 에너지 산단을 조성하고 지역 모든 공장에 태양광 비용을 지원하면, 탄소세 대응과 기업의 RE100 준수도 가능할 것이다. 현재 호남은 태양광 발전소 중 사업이 개시된 곳은 약 42% 불과하며 송전망 부족과 재생에너지 과잉 생산으로 발전 사업자에게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주고있다.

이를 위해 정부와 지자체는 시급히 송전망을 확충하고 신규 재생에너지 설비를 허가해 호남지역 재생에너지 발전이 더욱 더 성장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해야 할 것이다. 또 지역에서 생산된 전기가 지역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전기 충전소 설치, 에너지저장장치 운영과 전기 소모가 많은 데이터 센터와 반도체 공장을 유치해 에너지 연관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

이러한 산업 육성 효과는 앞서 호남에서 시도한 사업 성과에서 찾아볼 수 있다. 지역 주민과의 갈등은 주민 참여제도와 이익공유제로 풀어냈으며 농업과 재생에너지 공존뿐만 아니라 농어촌 가정에 새로운 소득원이 되어 전국적인 성공 사례가 되고 있다.

특히 정부가 태양광 이익금을 배당한 신안군의 경우 2021년부터 섬마을 전입자가 매년 200여 명씩 증가하고 있다.

이렇듯 호남의 재생에너지는 지역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 등의 다양한 파급 효과를 가져올 것 이다.

더 이상 재생에너지 정책이 정쟁의 도구가 되어선 안될 것이다. 세계적인 재생에너지 수요를 감안해 정부가 호남을 재생에너지 특구로 지정하여 전폭적인 지원을 통해 미래 에너지 전환의 핵심 지역으로 키워 주시길 요청 드린다.

호남 재생에너지가 국가 발전의 동력이 될 것이라 자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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