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팩트 있는 이미지와 간결한 시가 주는 감동
2024년 11월 17일(일) 15:20
조필 광주디카시연합회 대표 디카시집 ‘A보다 더 붉다’ 펴내
디카시의 매력은 사진과 글의 융합이라는 데 있다. 독자들은 시적 이미지를 간결한 시적인 언술과 함께 감상할 수 있다.

디카시가 짧고 간결하다고 해서 감동이 덜한 것은 아니다. 임팩트 있는 이미지와 시는 일반적인 시가 주는 여운과 감동을 넘는다. 하루하루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편하게 다가갈 수 있는 장르다.

조필(본명 조현) 광주디카시연합회 대표가 디카시집 ‘A보다 더 붉다’(퍼플)을 펴냈다.

‘희망가’
작품집에는 ‘무등의 소환’, ‘이별 후에’, ‘터닝 포인트’, ‘나의 어머니’ 등 모두 90여 편의 작품이 수록도 있다.

조 시인은 “짧은 언술을 통해서 강한 임팩트를 줄 수 있는 디카시야말로 숏 문화에 익숙해져가는 현대인의 삶에 생동감 넘치는 윤활유 역할을 하기에 충부하다 하겠다”고 언급했다.

“완성도를 위해 몸 받치는 행위예술// 장인은 꽃을 피우는 그날을 위해/ 결을 다듬고/ 아름다운 시어를 꿰기 위해/ 오늘도 의식을 카빙하는 나의 손길”

위 시 ‘부챗 살’은 겨울날 모든 이파리를 털어버린 메마른 나무의 모습을 담은 작품이다. 보여지는 이미지는 부챗 살의 모습을 환기한다. 지금의 벗은 모습은 언젠가 다가올 “꽃을 피우는 그날”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꽃을 피우까지는 메마르고 아픈 시간을 견뎌야 한다는 사실을 암시한다.

‘물방울’
동심을 표현한 ‘한 눈 팔기’라는 작품도 미소를 짓게 한다. “그런 시선이 좋다// 새가 날아가는구나/ 대화의 선을 아는 아이야!// 스펙트럼에 갇힌 세상에/ 소통을 전달하는 너,”

도로 앞에서 겨울옷을 입은 한무리의 아이들이 선생님의 설명을 듣고 있는 사이, 여자 아이 한 명이 혼자 뒤를 돌아보고 있다. 동일함을 강요하는 세상에서 다른 모습을 발견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의미를 화자는 우회적으로 말한다.

한편 책에는 모두 5편의 디카시 칼럼도 게재돼 있다. ‘디카시 어원과 작성법’, ‘디카시 서정성’, ‘디카시 사유’ 등 칼럼은 디카시에 대한 저자의 사유와 관점을 엿볼 수 있는 글들이다.

조 대표는 ‘디카시의 서정성’에서 “쓴다는 것은 시적 대사을 새롭게 해석한다는 말이다. 새롭게 해석해야 아름다움은 더욱 크게 다가온다”며 “그러므로 사진의 설명이 아니라 내포된 미적 서정의 조화가 디카시를 아름답게 하는 생명이다”고 말한다.

한편 조 시인은 ‘바다로 간 피사의 사탑’를 펴냈으며 빛고을노인건강타운 디카시 강사를 역임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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