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음악으로 통한다’…재즈, 광주극장 관객을 하나로 이었다
2024년 11월 10일(일) 12:50
콘서트와 음악 영화 함께 즐기는 특별 상영회
니콜라 세르지오와 빅마마 신연아의 무대
어쿠스틱 곡조로 선보이는 파리에서의 감상
애니메이션 ‘블루 자이언트’ 상영

특별 상영회에서 니콜라 세르지오 피아니스트와 그룹 빅마마의 신연아 씨가 공연하고 있다.

1935년 개관해 89년째 충장로 한쪽에서 지역민들과 삶의 순간을 나누고 있는 광주극장. 최근 제89회 광주극장영화제가 열렸다. 행사 마지막 날에는 재즈 음악으로 광주극장 관객들이 하나가 되었다.

콘서트와 음악 영화를 함께 즐길 수 있는 특별 상영회 ‘음악으로 통한다 2024’.

이번 행사에서는 이탈리아 출신의 명(名)피아니스트 니콜라 세르지오와 그룹 빅마마의 가수 신연아가 뮤지션으로 무대에 올랐다.

이들은 파리에서 작업한 앨범 ‘Rendez-vous in Paris’에 수록된 곡들을 선보이며 파리에서 느꼈던 일상 속 감상을 어쿠스틱 곡조로 관객에게 전달했다.

신연아는 8번째 곡인 ‘Dites-moi, Edith(말해줘, 에디트)’를 노래하기 전 “이 곡은 프랑스 국민가수 에디트 피아트의 전기를 담은 영화 라비앙로즈를 보고 남편과 ‘후회하는 삶’에 관해 이야기하다가 작곡했다”고 말했다. 영화 라비앙로즈는 가수 에디트 피아프의 비극적인 삶을 다룬 작품이다.

공연이 끝나고 사인회를 진행하는 두 뮤지션.
10번째 곡인 ‘Sur la route des clandestins(불법체류자의 길 위에서)’는 세르지오의 자작곡이다. 그는 “파리에 사는 외국인인 내가 또 다른 외국인들의 삶을 바라보면서 쓴 곡이다”라고 밝혔다. 이 외에도 신연아의 반려묘 망고의 입장에서 노래한 6번 곡인 ‘Rainbow bridge(무지개다리)’ 등 총 12곡이 공연됐다. 관객들은 공연 중에 손뼉을 치며 박자를 맞추며 호응을 보냈다.

영화 <블루 자이언트> 포스터 <씨네21 제공>
“기쁨이 있으면 슬픔이 있고, 후회가 있으면 기대가 있다.”

일상의 다양한 감정들로 구성된 공연은 광주시민들의 마음을 울렸다.

공연을 마무리하며 신연아는 “광주극장에 처음 와봐서 다 낯선 관객들인데 왠지 따뜻하고 편안했다”며 소감을 밝혔다.

영화 <블루 자이언트> 스틸컷 <씨네21 제공>
공연 후에는 세계 최고의 재즈 연주가에 도전하는 10대 밴드 ‘JASS’의 이야기를 담은 애니메이션 ‘블루 자이언트’가 상영됐다. 강가에서 홀로 색소폰을 불다가 꿈을 좇아 무작정 도쿄로 상경한 ‘다이’, 재즈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천재 피아니스트 ‘유키노리’, 드럼을 두드려본 적도 없지만 열정이 가득한 ‘ㅅㅠㄴ지’는 밴드 ‘JASS’ 를 꾸린다. 그들의 목표는 도쿄 최고의 재즈 클럽인 ‘쏘 블루’에서 공연하는 것이다.

각기 다른 실력과 생각을 지니고 모인 세 사람이었지만, 다름은 뜻밖에도 폭발적인 하모니를 만들었다. 관객 4명으로 시작한 첫 공연을 지나, 점차 많은 사람이 ‘JASS’를 찾게 되면서 세 사람이 흘린 노력의 땀방울은 더해져 갔다.

영화에서는 “재즈란, 모든 감정을 그 순간에 쏟아내는 거니까!” 이 말을 신념으로 삼으며 전력을 다하는 ‘JASS’의 라이브 연주가 러닝타임 내내 펼쳐진다. ‘재즈계의 슬램덩크’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영화다웠다.

광주극장에서 열린 특별 상영회 <음악으로 통한다 2024> 포스터.
‘블루 자이언트’ 너무나 뜨거운 온도를 가지고 있어 푸르게 빛나는 별이라는 의미면서, 엄청난 재즈 연주를 보여준 연주가를 칭하는 말이기도 하다. 무언가를 위해 혼신을 다한 사람이라면 영화를 보며 마음이 뜨거워질 수밖에 없다. 서로 다투기도 하고 공연을 위해 사흘을 쉬지 않고 연습을 하기도 하면서 성장하는 인물들은, 꼭 우리와 닮았다. 치열하게 삶을 살아가는 관객들 말이다. 상영회가 끝나고 많은 관객은 감동의 눈물을 훔치는 모습이었다.

‘음악으로 통한다’ 캐치프레이즈를 한 번 더 떠올려본다면, 올해 영화제는 광주극장 관객들을 하나로 잇는 뜻깊은 순간으로 마무리됐다.

/글·사진=남진희 대학생 기자

/정리=김진아 기자 jingg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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