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용 임플란트에 생기는 잇몸병 - 유상준 조선대치과병원 치주과장
2024년 11월 06일(수) 22:30
임플란트 치료는 구강질환에 의해 발치된 치아를 대체해 상실한 저작 기능을 회복하는 가장 효과적인 치료방법이다. 임플란트의 5년 생존율은 단일 임플란트의 경우 무려 98%에 이른다. 하지만 이러한 치과용 임플란트도 구강내 질환에 자유로울 수는 없다. 임플란트에는 충치가 생기지 않지만, 임플란트를 둘러싸고 있는 잇몸조직에 염증이 발생할 수 있다. 임플란트의 실제 수명은 우리가 알고 있는 수명보다 상당히 짧다. 통계적으로 임플란트 보철물의 평균수명은 8년이며, 이는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의 경우만을 포함한 수치이다(대한치과보철학회지). 또한 2024년에 발표된 임플란트 제거술의 비율은 보험임플란트가 65세로 확대되기 시작한 2016년에 비해 5배가량 증가됐다.

그렇다면 임플란트를 제거하는 원인은 무엇일까? 흡연, 임플란트 주위 잇몸병, 임플란트 파절, 전신질환의 합병증 등이 있다. 특히 임플란트 주위 잇몸병은 임플란트 식립후 임플란트 주위 잇몸이 붓고 피나거나 잇몸뼈가 점점 녹는 질환으로, 풍치처럼 통증이 없이 서서히 진행이 된다. 그렇지만 임플란트 주위 잇몸병의 원인세균은 풍치를 일으키는 세균과 구성이 유사하다. 그런 이유에서 인지 풍치로 인해 치아를 뽑은 환자들에게 더 많은 임플란트 주위 잇몸병이 발생한다는 보고가 있다.

또한 풍치의 원인균들에 의한 염증이 발생하더라도 치아 표면보다 거친 임플란트 표면에 잘 부착해 일반적인 방법으로 제거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임플란트 주위 잇몸병이 한번 발생하면, 치료가 잘 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만약 임플란트 식립후 칫솔질시 임플란트 주위에서 지속적인 출혈이 있거나 붓고 아픈 적이 잦았다면, 임플란트 주위 잇몸병을 의심해봐야 한다. 임플란트 주위 잇몸병은 임플란트 식립환자의 80%에서 나타나고, 식립된 임플란트의 50%에서 나타나는 등 높은 유병률을 보인다.

임플란트 주위 잇몸병 치료는 크게 비수술법과 수술법으로 나눌 수 있다. 비수술방법은 초음파 스케일러를 이용한 스케일링이 있다. 염증이 심한 경우는 큐렛과 같은 수기구를 이용한 임플란트 표면 활택술과 임플란트 부위 소파술을 시행해서 염증을 줄일 수 있다. 비수술적 방법은 임플란트 표면에 부착돼 있는 세균이나 치석을 기계나 기구를 이용해서 직접 제거하는 방법이다. 이러한 비수술적 임플란트 주위염 치료는 통증이 덜하고 시술시간이 짧은 장점이 있는 반면에 임플란트 표면의 나사선에 의해 기구의 접근이 어려며, 치료후 재발하는 단점을 갖고 있다.

비수술법으로도 치료가 잘 되지 않은 경우는 잇몸수술을 해야 한다. 수술은 목적에 따라 임플란트 표면, 잇몸뼈 및 잇몸을 재형성하는 방법과 흡수된 잇몸을 재생하는 방법으로 구분된다. 잇몸수술 동안에 특수한 타이타늄 브러쉬나 에어파우더 등을 이용해 오염된 임플란트 표면을 재형성한 후, 잇몸재생이 가능한 경우에 골이식재 등을 이용해 흡수된 잇몸뼈를 재생시킬 수 있다. 때로는 임플란트 주위 잇몸이 약한 경우에 잇몸이식술을 통해 단단한 잇몸을 재형성함으로써, 임플란트 주위 염증을 간단히 해결할 수도 있다. 이러한 잇몸수술을 통한 치료는 비수술법에 비해 한층 효과적으로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비수술법에 비해 시술시간이 길고 통증이 동반되는 단점도 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임플란트 주위 잇몸병이 충분히 예방 가능하다는 것이다. 예방법도 간단하다. 임플란트 식립후 2~3년간은 최소 6개월에 한번, 3년이후에는 최소 1년에 한번 정기검진을 받으면 된다. 정기검진시 스케일링과 교합체크를 하고, 임플란트 나사가 풀려 있는지, 교합이 높지 않은지, 칫솔질이 잘 이뤄지고 있는지 등이 체크돼야 한다. 또한 1~2년 단위로 방사선 사진을 촬영해 임플란트 주위 잇몸뼈 상태도 확인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생하는 임플란트 주위염은 앞서 언급한 치료가 필요하며, 치료가 불가능할 경우 오염된 임플란트를 제거하고 손상된 잇몸·잇몸뼈를 재생한후 다시 임플란트를 식립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치료과정은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임플란트 주위 잇몸병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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