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 출생 김비주 시인 네 번째 시집 펴내
2024년 11월 06일(수) 11:00
시집 ‘러브 체인의 날개들’ 60여 편 작품 수록
김비주 시인
목포 출생 김비주 시인이 네 번째 시집 ‘러브 체인의 날개들’(상상인)을 펴냈다.

작품집에는 ‘휴식’, ‘어둠을 건너는 나무들’, ‘꿈을 꾸지요, 피워낸 생각처럼’, ‘시간 너머로 쏟아지는 기분’, ‘고독’ 등 60여 편의 시가 실려 있다.

김학중 시인의 표현대로 “‘생기-사건’을 되찾기 위해 우리의 삶에 숨겨진 시간을 되찾는 것”에서 모티브를 둔 작품들이 눈길을 끈다. 존재를 존재로 드러나게 하는 ‘생기-사건’은 시를 읽는 독자로 하여금 잠시 잠깐의 휴식을 선사한다.

“사람에게는 숨은 시간이 있다/ 작은 열매 속 숨겨진 커다란 씨앗처럼/ 혼자만이 머무르고 싶을 때// 우주의 시간 속 조그마한 열매로/ 비 맞고 바람 불고 햇빛 받아 자연의 색깔로/ 꿈을 숨기고/ 문득, 그 열매 먹히고 씨앗 도드라질 때// 나// 씨앗으로 남아 숨은 시간을 갖고 싶다”

위의 ‘휴식’이라는 작품은 휴식 속에 담긴 생명과 꿈의 발아를 이야기한다. 화자는 혼자만의 숨은 시간을 견지하며 “우주의 시간 속 조그마한 열매”를 지향한다. 세상의 모진 풍파와 자연의 은전을 받아 열매로 맺히는 시간 속에서도 “씨앗으로 남”아 “숨은 시간”을 추구한다.

시인이 바라보는 시의 세계, 문학의 세계가 어느 경계인지 어렴풋이 가늠이 되는 대목이다. 그럼에도 “숨겨진 시간”을 희구하는 순간은 결코 폐쇄적이거나 부정적이지 않다. 생기와 씨앗을 퍼뜨리며 생의 또다른 의미있는 순간들을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김학중 시인은 해설에서 “이 시편들을 읽는 시적 경험들을 통해 우리도 우리가 잃어버린 존재의 근원적 지평을 스스로의 힘으로 지어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평한다.

한편 김비주 시인은 동아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으며 지금까지 시집 ‘오후 석 점, 바람의 말’, ‘길, 영화처럼’, ‘그해 여름은 모노톤으로’를 펴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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