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근대문화유산 관심 높이는 역할 하고 싶다”
2024년 10월 28일(월) 20:20
[2024 으뜸인재] <14> 목포대 대학원 이혜주씨
목포·무안 수원지 근대문화유산 역사적 가치 연구
“지역 소멸 위기 문제 해결 방안도 찾을 수 있을 것”
“‘사랑하면 알게 된다’는 말처럼 전남 근대문화유산에 관심이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전남지역 근대문화유산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데 역할을 할 수 있는 전문 연구자가 되고 싶습니다. 관심을 갖고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다면 ‘지역 소멸 위기’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 방안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

전남도 ‘연구인재 역량강화 프로젝트’에 선정, ‘목포 수원지 시설의 설치 내력과 근대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주제로 연구를 진행중인 이혜주(24·목포대 대학원)씨는 목포지역 수원지를 돌아다니느라 바쁘다.

“‘옥단이’ 아시죠. 옥단이가 일제 강점기 목포 원도심 골목을 누볐다는 물장수잖아요. 목포는 매립지라 물이 부족했거든요. 개항 이후 사람들이 더 많아지니 식수 부족은 사회적으로도 관심사가 큰 문제였고요. 이 시기에 수원지 5개가 만들어진 것도 무관하지 않아요. 목포의 도시화와 전남 근대화 과정을 살필 수 있는 중요한 근대문화유산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씨는 이같은 역사적 중요성을 갖고 있음에도 문화재청 근대문화유산으로 등록되지 않은 이유가 궁금했다고 한다. 목포가 개항 이후 근대도시로 발전하는 데 수원지가 중요한 기반 시설이었음에도, 그 중요성만큼 주목을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군산·동해, 부산의 수원지는 2000년대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된 근대문화유산인데, 일제 강점기에 건설된 목포·무안 일대의 수원지는 역사적 가치를 갖고 있음에도 관련 자료가 많지 않아요.제 연구가 기초 자료 역할을 할 수 있을겁니다.”

목포·무안지역 근대 수원지 시설이 근대문화유산으로 가치가 인정되고 등산로·피크닉 코스 등 지역민들이 즐겨 찾는 공간으로 활용되는 등 지역 문화콘텐츠로 지역 발전에 기여할 수 있지 않을까. 이씨가 목포지역 근대 수원지(상수도) 시설의 가치를 분석하고 활용 방안을 찾는 연구에 주목한 이유다.

1987년 개항 이후 간척을 통한 목포의 도시화 과정 등을 살펴보고 5개의 수원지 시설의 설치·확대 과정을 도시·인구 증가 상황과 비교해 분석하는 한편,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된 군산·동해, 부산 수원지와의 비교 분석을 거쳐 목포·무안 일대의 수원지가 가진 근대문화유산의 가치를 찾아보는 게 이씨의 연구내용이다.

“목포문화원과 연구를 진행중인데 살펴볼 자료가 너무 방대해요. 수원지 관련 문서는 국가기록원에 1924년부터 보관돼 있고 지역 사회상을 들여다볼 자료와 당시 언론 기사도 찾아서 분석해야 할 것 같습니다. 다른 지역 근대문화유산 사례와 비교 검토하는 것도 목포지역 근대문화유산 가치를 확인하는 데 필요합니다.”

이씨는 대학생 때 ‘한국의 하이난, 해남의 해양사를 탐구하다’를 주제로 한 연구와 대학원 석사 과정을 밟으며‘한국전쟁기 민간인 피해 구술조사’, ‘표류선 및 표류인 연구’ 등에 참여했던 지방사 연구 경험 등을 토대로 전남의 역사자원 연구 전문 학예사의 길을 꿈꾸고 있다. 목포를 비롯, 전남의 경우 근대문화유산을 다루는 박물관이 늘어나는 상황이지만 전문학예사는 그렇지 않다는 게 이씨 생각이다.

“요즘 AI 기술의 발전으로 우리의 삶이 편리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인문학은 우리가 살아가는 데 있어 가장 근본적인 통찰을 제공합니다. 따라서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더욱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인문학적 지식이 AI와 같은 기술을 활용하는 데 있어 인간의 가치를 더하는 기초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전남지역에 산재한, 주목받지 못했던 근대문화유산을 발굴, 소개해 지역민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도록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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