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많고 따뜻했던 분…잠시나마 ‘엄마’라고 불러보았던 선생님”
2024년 10월 26일(토) 18:00
배우 김수미 별세에 방송계 선후배 애도 이어져

25일 별세한 배우 김수미 /연합뉴스

배우 고(故) 김수미와 호흡을 맞춘 동료 배우들이 한목소리로 고인을 애도했다.

드라마 ‘전원일기’에서 주인공 김민재 역으로 고인과 함께했던 최불암은 “부고 소식을 듣고 허망하다”며 “김수미 씨는 어린 나이에도 자기 외모를 내려놓고 성격 있는 연기를 해냈던 분”이라고 연합뉴스 측에 밝혔다.

이어 “최근 예능 ‘회장님네 사람들’ 때문에 만나 어디 아픈 데 없냐 물었지만 괜찮다고 씩씩하게 대답했었다”고 회고했다.

배우 김영옥 또한 “믿을 수가 없어 유튜브 가짜 뉴스인 줄 알았다. 너무 큰 충격이다”며 “20일 전쯤 통화를 했는데 그때만 해도 ‘다 나았어, 괜찮아’하기에 나중에 보자 했는데 이렇게 가 버리니 마음이 아프다”고 추억했다.

김 씨는 1978년 드라마 ‘행복을 팝니다’에 함께 출연한 이후 고인과 4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각별한 사이로 지냈다.

‘회장님네 사람들’에 출연했던 배우 강부자 역시 “김수미는 뭘 하고자 하는 욕심이 많아서 이것저것 많이 했던 사람. 내 남편이 자기 친정아버지와 닮은 점이 많다면서 타인의 가족까지 챙겨준, 정 많고 의리 있던 사람”이라고 돌이켰다.

아울러 김수미와 추억을 간직한 문화예술계 인사들도 추모글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남기고 있다.

윤영미 전 아나운서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고인과의 생전 일화를 풀어놨다.

그는 “한 번은 따끈한 밥에 손수 만드신 간장게장과 보리굴비를 한 상 차려주셨다”며 “칠순 잔치하는데 집에 와 사회 좀 보라 해서 갔더니 국내 유명 배우부터 가수까지 다 와 있었다. 얼마나 많이 베풀고 사셨는지 알 수 있었다”고 했다.

1980년부터 방영된 농촌 드라마 ‘전원일기’에서 ‘일용 엄니’역을 맡아 연기하는 김수미 씨(왼쪽)와 김회장 부인역의 김혜자 씨.
뮤지컬 ‘친정엄마’에서 함께 열연한 뮤지컬 배우 이은율도 “잠시나마 엄마라고 불러보았던 선생님”이라며 “온 스텝들 밥까지 신경 쓰셨던 사랑 많은 분”이라고 기억했다.

5일 전만 해도 통화를 하면서 밝게 인사드렸다는 정지선 셰프(예능 ‘흑백요리사’ 출연)는 “김수미 선생님은 저에게 정말 특별한 분이셨다”며 “너무 속상하고 슬픈 마음을 감출 수 없다”고 했다.

‘수미네 반찬’ 시즌2에 함께 출연한 방송인 홍석천은 “김수미 선생님께 많이 칭찬과 위로를 받았는데 이리 떠나신 게 믿기지 않는다”며 “벌써부터 그 찰진 욕이 그리워진다. 나태해지려 할 때마다 정신 차리게 해주셨던 그 따뜻함을 잊지 않겠다”고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전원일기’에서 김회장(최불암 분)의 둘째 아들 용식 역을 연기했던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애도를 표했다. 유 장관은 별세 소식에 “화려한 배우라기보다는 따뜻한 인간미와 유머로 각인된 분이라 슬픔이 더 크다. 스타를 잃었다기보다 가족을 잃은 슬픔으로 다가온다”고 추모했다.

한편 서울 한양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에는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유재석, 염정아, 신현준, 최지우 등 동료 및 후배들은 빈소에 한 달음에 달려왔다.

‘전원일기’에서 고인의 아들 역을 맡았던 배우 박은수, ‘친정엄마’에서 호흡을 맞춘 김형준(SS501) 등도 얼굴을 비쳤다. 방송인 정준하와 윤정수, ‘발리에서 생긴 일’에서 함께 연기한 조인성도 줄을 이었다.

/최류빈 기자 rubi@·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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