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전 광주서 만든 음반 널리 알리고 싶어”
2024년 10월 25일(금) 00:00
‘예향의 젊은 선율’ 40주년 기념 행사 여는 박성언 미로센터 음악감독
김종률·김원중·박문옥 등 참여 11곡 수록…‘바위섬’ 공전의 히트
26일 다큐멘터리 상영회·공연…“전국에 자랑할 광주 음악 유산”
1984년 광주에서 의미있는 음반 ‘예향의 젊은 선율’이 발매됐다. ‘님을 위한 행진곡’으로 유명한 김종률의 ‘무등산 친구’, 박문옥이 작사·작곡하고 소리모아가 부른 ‘사랑은 강물처럼’ 등 모두 11곡이 실렸다. 특히 배창희가 작사·작곡하고 김원중이 부른 ‘바위섬’은 전국적인 히트를 기록했다,

광주산(産) 음반 ‘예향의 젊은 선율’ 제작 40주년을 기념하는 뜻깊은 행사가 26일 오후 7시 미로센터에서 열린다. 다큐멘터리 상영회와 공연을 함께 펼치는 행사 ‘예향의 젊은 선율’은 광주시 동구청이 운영하는 미로센터 미로 공연예술 프로그램 ‘시티즌 5월’ 일환으로 기획됐다.

“선배들이 제작한 이 음반의 가치는 굉장히 커요. 1980년대 당시만 해도 음반을 발매하려면 서울로 가야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지역에는 음반을 제작할 수 있는 시스템도, 능력도 없었죠. 그런 상황에서 지역 음악인들이 직접 작사, 작곡, 노래하고 음반까지 제작한 것은 대단한 일이었습니다. 앞서가는 선배 음악인들이 있어 가능했죠. 이 앨범의 존재 자체를 모르는 사람도 많아 꼭 알려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발매 40주년 이야기를 들었을 때 어떤 형태로든 기념하는 행사를 열어야겠다고 마음 먹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를 기획한 박성언(44·사진) 미로센터 음악감독은 “지역 음악계의 든든한 뿌리가 되신 선배님들에게 고마움을 담아 헌정하는 프로젝트”라며 “공연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후배 음악인들도 많은 걸 배우고 자극도 받았다”고 말했다.

기획은 당초 후배 음악인들이 선배들의 노래를 다시 부르고 연주하는 형식으로 진행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선배들을 찾아가 공연 중간 중간 틀어줄 짤막한 영상을 촬영하던 박 감독은 이야기를 들으며 마음을 바꿨다.

“제가 80년생인데, 광주 음악신에서 활동하며 선배들과 대부분 인연을 맺고 있어요.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듣는데 앨범 제작과 관련된 가사 검열 등 모르는 게 많더라구요. 시대정신이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밖에 없는 당시의 상황도 느낄 수 있었구요. 후배들이 노래를 부를 수는 있지만, 선배들의 모습을 알 수는 없기에 영상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촬영 결과 40분 분량으로 다큐가 완성됐고, 이번 공연 모습까지 담기면 이 영상은 광주 음악 아카이브로 손색이 없을 것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기타를 연주하기 시작한 박 감독은 대학 실용음악과에서 기타를 전공했다. 이후 연주를 비롯해 작곡과 편곡 관련 일을 해온 그는 광주시 동구청 문화재야행 음악감독, 광주버스커즈월드컵 음악감독, 2023년 5·18 전야제 음악감독을 역임했다.

특히 5·18 어머니들의 무대인 ‘오월 어머니의 노래’ 음악감독을 맡았던 그는 오는 26일 1980년생 이후 세대로는 처음으로 오월 어머니집이 수여하는 ‘오월 어머니상’을 받는다.

“김종률, 김원중, 박문옥 등 쟁쟁한 선배들이 참여한 이 앨범은 ‘바위섬’이라는 히트곡이 나오면서 전국적인 앨범이 됐어요. 이 앨범은 전국에 자랑할만한 ‘광주 음악의 유산’입니다. 이번 행사를 계기로 이 음반을 기억하고, 더 나아가 광주 음악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한편 이날 공연에는 김예담·조혜수·장지혜(이상 노래)·김국주(반도네온)·조중현(콘트라베이스)·신지용(드럼) 등이 출연해 선배들의 노래를 다시 부른다. 무료 관람.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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