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각장·화장장은 혐오시설 아닌 필수시설…광산구, 인식개선 나서
2024년 10월 16일(수) 20:45
소각장 설치위해 선진시설 견학 추진
시대 흐름 따른 공익적 필요성 판단
타당성부터 철저분석 주민설득 할 것
광주시 광산구가 혐오시설에 대한 주민들의 인식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그동안 ‘내 안마당에는 절대 안돼’라는 ‘님비(NIMBY)’현상 등으로 추진하지 못한 현안에 대한 주민 반감을 줄이기 위함이다.

16일 광주시 광산구에 따르면 최근 광산구 신가동 주민 30여명을 초청해 경기도 하남시 신장동에 있는 ‘하남유니온파크’를 방문했다.

주민 친화시설(공원)로 탈바꿈돼 운영되고 있는 소각장의 실태를 둘러 본 것이다. 이번 견학은 광산구가 주민들에게 소각장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제공하고 인식전환을 위해 준비됐다.

전국의 대표적인 자원순환시설의 견학을 추진해 주민들에게 쓰레기장이 혐오시설이라는 인식을 불식시켜 광주시가 공모하고 있는 소각장을 유치한다는 것이 광산구의 계획이다.

또 지난 6일 월곡 2동을 시작으로 동별로 순회해 주민들을 초청, 하남유니온파크를 비롯해 동부권광역자원화시설 등 타지역 선진지 시설의 견학을 추진하고 있다.

광산구는 대표적인 혐오시설로 알려진 소각장에 대한 인식 전환과 함께 또 다른 혐오시설로 인식된 동물화장장 시설 허가를 고심하고 있다.

최근 광산구가 불허한 동물장례식장(화장장) 설치 사업을 놓고 해당 사업자가 제기한 행정 소송에 패소한 것도 한 이유다.

해당 재판부는 ‘주민 반감을 허가 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으로 삼았지만 동물 장례시설이 주민에게 끼치는 영향이 제한적이고 광주에 동물장묘시설이 전혀 없는 만큼 공익적 필요성도 있다’고 판시했다는 점에서 광산구도 ‘불허’입장을 고수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광산구는 이번 행정 소송의 패소에 대해 법률자문을 거쳐 오는 18일까지 제기할 수 있는 항소를 포기하기로 했다.

다만 광주시가 소각시설을 모두 지하에 설치하고 지상은 명품 공원과 함께 레저·복지시설로 꾸미겠다고 밝히고 유치 지역에 지원되는 주민 편의시설 등 행·재정적 인센티브를 제공 약속을 최대한 이끌어 내겠다는 입장이다.

광산구는 이와 함께 주민 건강과 환경에 해를 끼치지 않도록 오염 저감 대책을 확실하게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주민들 사이에 혐오 및 기피시설로 각인 돼 왔었던 쓰레기 소각장과 동물 화장장 시설의 허가를 놓고 광산구의 행정 정책이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박병규 광산구청장은 “반려견을 키우는 시민들이 대폭 늘어나고 있는 만큼 장묘시설도 시대적인 흐름에 따라 갖춰야 할 필수시설 이라는 점에서 더 이상 제한 할 수 있는 법적 방법이 없는 상태”라면서 “타당성 조사 과정부터 철저하게 분석해 주민들이 정말 반기는 시설을 유치하겠다”고 말했다.

/최승렬 기자 srcho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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