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서 집값까지…치솟는 생활물가에 허리 휜다
2024년 09월 25일(수) 20:25
광주·전남 8월 물가 동향…배추·상추 등 채소류 가격 폭등
외식비도 대부분 오르고 아파트 분양가 3년새 30% 상승

25일 광주시 서구 매월동 서부농산물시장 청과동에 강원도산 고랭지 배추가 쌓여있다. 이날 농협광주공판장에 따르면 배추(3개입) 1망 경매가는 특품 2만원대 중반, 상품은 1만원 대 중반에 거래됐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서민부터 중산층까지 고물가에 시름하고 있다. 경기 침체 속에 의·식·주 다방면에 걸쳐 지역민들의 생활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호남지방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8월 광주·전남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광주시 생활물가지수는 117.40으로 전월과 전년 동월 대비 각각 0.4%, 2.1% 상승했다. 부문별로는 식품이 1달 새 0.6% 올랐고, 식품이외는 0.3% 올랐다. 품목별로도 잇따른 폭염, 폭우 등 이상기후로 인해 배추 등 엽근 채소류 가격이 지속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광주전남지역본부 조사 결과 지난 23일 양동시장 기준 광주시 배추 가격은 1포기 당 1만2000원에 달했다. 이는 2주 전보다 20% 비싸고, 전년 동기보다는 75.7% 올랐다.

이 밖에도 전년에 비해 적상추(14.3%↑), 얼갈이배추(20.1%↑), 풋고추(52.4%↑) 등 전반적인 채소 가격은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훌쩍 오른 외식물가도 지역민들의 부담을 가중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포털 참가격이 제공하는 품목별 외식비도 대부분 올랐다.

광주지역 냉면 가격은 폭염이 잇따랐던 지난달 기준 9800원으로 1년 전(9400원)보다 4.3% 올랐다. 같은 기간 삼겹살(환산후)은 1만4844원에서 1만5289원으로 3%올랐다. 지난달 김치찌개 백반은 8200원으로 1달 전보다도 200원 인상된 것으로 조사됐다.

고금리와 원자재 가격 인상으로 지역 부동산 경기가 우울하다고는 하지만 막상 집을 구하려는 시민들이 체감하는 주택 가격 역시 턱없이 비싸다.

올 8월 기준 광주지역 민간 아파트 분양가는 ㎡당 555만4000원으로, 3년 전(429만1000원)보다 무려 29.4%나 올랐다. 평당(3.3㎡) 분양가는 1832만8000원으로, ‘국민평수’라고 불리는 34평형(전용면적 84㎡) 아파트라면 구입가가 6억2315만원이나 된다.

분양가 상승은 원자재 가격 인상과 직결되는데, 건설회사가 매입하는 레미콘, 철근, 단열재 등 이른바 ‘3대 자재’ 가격이 대폭 상승했다. 지난 2021년 1㎥당 6만8400원이었던 레미콘 가격은 최근 10만2600원으로 50% 증가했다. 철근은 t당 71만5000원에서 93만1000원(30.2%)까지 치솟았으며, 단열재 또한 30% 이상 올랐다.

신축 아파트 뿐만 아니라 구축 아파트 가격 오름세도 분명하다. 올 상반기 광주에서 세 번째로 거래량이 많았던 준공 10년차 광산구의 한 아파트 단지의 경우 10년 전 매매가가 1억5000만원 안팎이었으나 10년 새 2억3000만원 수준까지 올랐다. 이 단지는 도보로 학교 통학이 가능해 주변 인프라가 우수, 신혼부부와 사회 초년생들이 선호하는 아파트다. 이 아파트만 뿐만 아니라 광주에서는 사회초년생이나 신혼부부가 ‘내집’ 마련을 위해서 10년 전보다 많게는 1억원이 더 필요해진 셈이다.

이 밖에도 대부분 부문에서 물가 상승 추세는 뚜렷했다. 중동발 리스크 등 불안한 국제정세로 인한 에너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지난달 광주지역 자동차용LPG 가격은 전월에 견줘 4.1% 올랐고, 도시가스 비용은 6.5% 올랐다. 학원비 및 가정학습지 등 교육 부문과 의류, 보건, 교통 등이 대부분 올랐던 것으로 집계됐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장윤영 기자 zzang@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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