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접근성 취약한 전남, 은행 이용 갈수록 힘드네
2024년 09월 24일(화) 19:55
점포 줄어 22개 시·군 4대은행 36개·광주은행 37개만 남아
대중교통 인프라 열악 지역민 불편…광주도 점포수 크게 줄어
전남지역에서 은행 이용하기가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다. 가뜩이나 심각한 고령화로 이동이 쉽지 않은데다, 모바일·디지털 접근성도 취약한 상황에서 은행 점포는 줄어들기만 해 금융 서비스에 소외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높다.

2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이헌승(부산 진구을)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광주에 위치한 시중은행(국민·신한·우리·하나)과 지방은행(광주) 점포 수는 지난 2020년 129개에서 올해 8월 기준 116개로 13개 줄었다. 4대 시중은행은 7개, 광주은행은 6개 점포가 문을 닫았다.

전남도 지난 2020년 90개였던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점포 수가 올 8월 기준 73개로 17개 감소했다.

은행별로 보면 4대 시중은행에서 12개, 광주은행은 5개 점포가 폐점했다. 이밖에 저축은행도 1개 점포가 문을 닫은 것으로 확인됐다.

전남 점포 감소율은 전국 13위로 타 지역에 비해 낮은 편이지만, 실제 점포 수는 세종시(20개)를 제외하면 전국에서 가장 적은 상황이다. 당장, 전남 22개 시·군 소재 4대 시중은행 점포 수는 36개에 불과했다. 1개 시·군별로 시중은행 점포가 2개도 없는 셈이다.

그나마 지역민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었던 광주은행의 점포 역시 최근 5년 새 5개 줄어 37개만 남은 실정이다.

전남의 경우 지역민의 대다수가 고령층이다.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황이다.

모바일 뱅킹 등 디지털 접근성도 취약하고 버스 등 대중교통 인프라도 타 지역에 비해 열악하다. 그나마 있던 인근 은행 점포들이 사라지면서 지역민들의 불편이 큰 상황이다.

은행들이 지역 점포들을 정리한 것은 지난 2020년 코로나19여파로 인한 지역경제 침체 등으로 적자점포가 대폭 증가해, 각 은행들이 점포 축소를 통한 비용 효율화에 나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광주시 소재 은행 점포 가운데 적자점포가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 2020년 기준 10.1%였지만, 점포 수 감축을 통해 5.2%로 줄였다. 같은기간 전남 역시 11.1%에서 2.7%로 적자점포 비율을 대폭 낮췄다.

이헌승 의원은 “지역경제 침체로 시중은행 뿐만 아니라 지역을 대표하는 지방은행들마저 대규모 점포 정리를 단행하면서 지역민들의 금융서비스 접근성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며 “금융위원회 등 금융당국이 지역민의 금융 소외 문제를 적극적으로 들여다보고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전국 기준 4대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저축은행 점포수는 최근 5년 간 4488개에서 3837개로 651개 감소했다.

/장윤영 기자 zzang@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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