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二絃), 두 줄 현에 깃든 비움의 미학
2024년 09월 20일(금) 15:00
해금합주단 이현 ‘악, 출천인 성자연’ 28일 광주예술의전당

지난해 광주북구문화센터에서 펼친 제5회 정기연주회 장면. <이현 제공>

오직 두 개의 줄로 공연장을 가득 채우는 ‘해금’은 비움의 미학을 떠올리게 한다. 가야금이나 바이올린에 비해 현의 수는 부족하지만, 기품 있고 정아한 음은 해금만의 품격을 보여준다.

해금합주단 이현(二絃·회장 김해숙)이 여섯 번째 정기연주회 ‘악, 출천인 성자연’을 오는 28일 오후 3시 광주예술의전당 소극장에서 펼친다. 공연 제목인 ‘악, 출천인 성자연(樂, 出天人 成自然)’에는 ‘음악은 하늘에서 발현돼 사람에게 머물고, 비움에서 발현돼 자연으로 이루어진다’는 의미를 담았다.

신경환이 집박한 ‘도드리’로 막을 올린다. 보허자에서 파생된 관현합주곡이며 평조음계로 주로 국태민안, 태평성대를 위해 연주됐다.

‘가을밤’, ‘고향의 봄’,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등 대중에게 사랑받는 곡들도 레퍼토리에 있다. 이어 신디사이저 음색이 귀를 사로잡는 ‘그 저녁 무렵부터 새벽이 오기까지’도 울려 퍼진다. 이 곡은 눈 덮인 설악산의 풍광과 동트는 새벽의 모습을 음악으로 형상화했다.

‘님이 오시는지’, 가곡 ‘가고파’ 및 ‘그리운 금강산’, 대중가요 ‘칠갑산’, ‘모란동백’, ‘첨밀밀’ 등 곡들도 전통의 신명을 선사한다. 끝으로 생황 독주 초청 공연(신선민 연주)과 ‘상주함창’을 주제로 한 ‘해금 이중주’, ‘아리랑 모음곡’으로 막을 내린다.

한편 2018년 평생학습 일환으로 동구 지역에서 동아리 형태로 시작한 이현은, 해금 선율과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음악으로 소통하는 단체다. 지난해 ‘한·중·일 동아시아 문화도시 교류 10주년’ 기념공연을 선보였으며 현재 40여 명 단원들이 활동 중이다.

이현 김해숙 회장은 “오직 해금 사랑이라는 이유만으로 이현 회원들은 한 줄, 한 음마다 성심을 담아 연습해 왔다”며 “앞으로도 이현은 지역공동체와 교류, 소통할 수 있는 곡들을 펼쳐 보일 것이다”라고 했다.

무료 공연.

/최류빈 기자 rub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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