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스포라 아픔 간직한 고려인, 심청가 서사 속으로
2024년 09월 18일(수) 16:10
ACC ‘판; PAN’ 10월 4~5일 예술극장 극장2

전통예술공연 ‘판; PAN’ 출연진. <ACC 제공>

강제이주로 인해 정체성 등의 혼란을 겪었던 고려인들은 중앙아시아에서 고달픈 삶을 이어갔다. 디아스포라의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한 이들은 핍박 받던 소수자의 고통을 대변한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이 고려인과 전통예술을 모티브로 민주·인권·평화 가치를 확산시키는 공연을 펼친다. 오는 10월 4~5일 ACC 예술극장 극장2에서 선보이는 ‘판; PAN’이 그것.(금요일 오후 7시 30분, 토요일 오후 3시)

김재훈컴퍼니가 연출한 이번 공연은 고려인 이주의 역사와 판소리 ‘심청가’ 서사를 결합한 가·무·악 퍼포먼스다. 소리꾼 권송희, 안무가 정지혜, 음악가 시율이 함께하며 예술감독 및 작곡은 김재훈이 맡았다. 작품은 “우리가 지금 고려인들의 둥근 빵(리뾰시카)을 나누고 있는가”라는 은유적 메시지를 던진다.

김재훈 연출가는 “‘판’은 첫째로 강제 이주된 고려인들이 모여 살았던 광주시 월곡동을 조명한다”며 “이를 통해 1937년 삶의 터전에서 뿌리뽑혀 중앙아시아로 옮겨진 이들의 아픔을 극화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외에도 카자흐스탄의 대평원과 알마티 고려극장, 우즈베키스탄의 타슈켄트 김병화 농장이나 사마르칸트에 이르기까지 고려인들의 삶와 생각을 녹여 냈다”고 덧붙였다. 작품이 초점화하는 이주민과 소외자들의 고통은 ‘판’의 기획 의도인 민주, 인권, 평화 정신을 환기한다.

판소리는 물론 피리, 춤은 ‘환대’라는 하나의 키워드로 수렴한다. 오디오비주얼라이제이션 작품과 기술을 적극 활용한 콘스탄틴 유와 안나 최의 영상도 볼 수 있다.

전석 1만 원.

/최류빈 기자 rub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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