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음악과 어쿠스틱 조화로 만들어 낸 음경관
2024년 09월 18일(수) 15:00
김민철 타악독주회 ‘SOUND SCAPE’ 29일 서빛마루문예회관

풀무와 심벌, 망치 등을 활용한 독특한 리허설 장면. <김민철 제공>

랜드스케이프(조경)를 모방한 조어인 사운드스케이프(soundscape·음경관)는 자연이나 인공음을 제어해 만들어 낸 소리를 뜻한다.

사운드스케이프를 주제로 한 타악 공연이 펼쳐질 예정이다. 특히 올해 광주비엔날레 주제(‘판소리-21세기 사운드스케이프’)와도 상통하는 측면이 있어 이목을 끈다.

타악연주자 김민철이 두 번째 타악 독주회 ‘SOUND SCAPE’를 오는 29일 오후 7시 30분 광주 서빛마루문예회관에서 연다. 음경관을 주제로 몰입형 환경에서 발생하는 소리의 조합을 모색하는 시간이다.

김민철은 “‘지오포니(geophony)’라 불리는 자연의 소리, 도시소음 등의 총체가 사운드 스케이프”라며 “이번 공연은 인간에 의해 생성된 소리부터 언어, 산업 기술로 발생하는 기계적 소리 등 다양한 음향들을 모티브 삼아 만든 창작곡을 들려줄 예정이다”고 했다.

첫 곡 ‘SIGNAL’은 북과 팀파니를 통해 만드는 진동음으로 비, 열매껍질 등을 표현한다. 이를 통해 자연의 음향을 인간이 왜곡시키는 ‘균열의 시그널’을 만들어 낸다.

이어지는 ‘DAMAGE’는 사람이 만들어 내는 인위적인 에너지와 자연 파괴를 소리로 다룬다. 풀무와 슈르티 박스를 활용, 인위적인 ‘불’을 만들어 내는 과정을 묘사한다. 인간이 발하는 열은 빠르게 변화해 온 산업과 자연환경을 빗댄 은유적 장치들이다.

이번 공연에서 선보일 예정인 독특한 퍼커션 악기들.
끝으로 파괴되어 가는 자연물을 노래하는 ‘DANGEROUS’도 울려 퍼진다. 이 곡은 판소리 심청가 중 ‘상여소리’ 사설을 활용해 동식물이 불씨를 일어가는 모습을 그렸다. 해외 전통악기인 디저리두, 콩가, 하모니움 등을 통해 ‘인간이 가진 것들이 점차 사라져 가는 모습’을 묘사하는 곡이다.

전남대 국악학과 박사과정을 졸업하고 동 대학에서 강의 중인 김민철은 현재 부나비즈 대표, 퍼커션팩토리 토노 동인 및 뮤직컬렉터 한.결 동인으로 활동 중이다.

김민철은 “‘기술과 예술의 결합’을 추구하는 이번 공연은 전자음악과 미디어아트 어쿠스틱의 조화를 통해 색다른 사운드를 선사하는 것이 목표다”며 “라이브 연주와 가상 음악의 조합을 통해 관객에게 환경파괴라는 시의적 메시지를 청각적으로 전달할 것이다”고 했다.

전석 초대.

/최류빈 기자 rub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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