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원 못 갚아 ‘빚쟁이 낙인’…20대 신용유의자 급증
2024년 09월 09일(월) 20:05
3년 새 25% 늘어난 6만 5887명
1000만원 이내 소액연체자 90%
은행 대출 51%·저축은행 34%
최근 3년동안 대출금이 연체돼 신용유의자가 된 20대 인구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대 연체자 가운데 1000만원 이내 소액연체자 비중이 90%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고물가와 고금리가 장기화되면서 중·장년층보다 비교적 경제기반이 약한 20대 청년들의 대출 및 연체가 늘어난 것이라는 분석이다.

9일 더불어민주당 이강일(청주시 상당구)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3년간 업권별 신용유의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한국신용정보원에 신용유의자로 등록된 20대는 6만 5887명으로, 지난 2021년 말(5만 2580명) 대비 25.3% 급증했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신용유의자 수가 54만 8730명에서 59만 2567명으로 7.98% 늘어난 증가폭의 3배에 달한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지난 2021년부터 현재까지 코로나19 여파에서 벗어나기도 전에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사회에 이제 막 발을 들인 젊은 자영업자 등 창업자들은 창업 자금으로 받은 대출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며 “대출금을 갚기는 커녕 고물가, 고금리가 장기화되면서 20대 신용유의자가 급증한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고 설명했다.

신용유의자는 대출 만기 3개월 또는 연체 6개월 등 대출금 연체 기간을 초과하면 한국신용정보원에 등록된다. 신용유의자로 등록될 시 신용카드 사용 정지 및 대출 이용 제한, 신용등급 하락 등의 불이익을 받게 된다.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대 신용유의자 가운데 절반은 은행권에서 받은 대출을 갚지 못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20대 신용유의자를 대출 기관별로 보면 은행이 51%(3만3610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저축은행(2만2356명·33.9%), 여신전문금융회사(1만6083명·24.4%), 기타(6833명·10.4%), 대부업(5585명·8.5%) 등 순으로 집계됐다. 20대 청년 연체자 10명 중 9명은 대출액이 1000만원 이하인 소액연체자였던 것도 문제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20대 연체자 7만 3379명 가운데 연체금액이 1000만원 이하인 경우는 6만 4624명으로 전체의 88.1%에 달했다.

연체액이 소액인 것은 기초적인 생활에 필요한 생활비, 주거비 등을 마련하기 위한 대출인 것으로 풀이된다.

1000만원 이하 20대 연체자 역시 은행권 대출의 비중이 47.2%로 가장 높았다. 이어 저축은행(2만1011명·32.5%), 여신전문금융회사(1만7067명·26.4%), 대부업(5719명·8.8%) 순으로 많았다.

이강일 의원은 “고물가·고금리 장기화 등 경제침체로 인한 저성장이 지속되는 가운데 20대 신규 일자리는 줄어들면서 청년들의 생계 어려움이 소액대출 및 연체로 나타났다”며 “청년층 소액연체를 채무조정 등 금융해결로 그칠 것이 아니라 거시적인 측면에서 일자리와 사회 정책 등 청년정책을 적극 실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윤영 기자 zzang@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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