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바다 즐기며 힐링하고 ‘청정 목포’ 맛보다
2024년 09월 09일(월) 19:10
[굿모닝 예향] 멋과 맛 함께 남도 유람- 목포 로컬브랜드 & 맛집 열전
‘대한민국 1호 원초 감별사’가 만든 김

재료 입고부터 출하까지 꼼꼼하게 관리

◇60년 전통 재래방식 지주식 김 ‘신안씨푸드’ 돌김 자반= 국내는 물론 해외까지 남도의 청정 김 맛을 전달하고 있는 ‘신안씨푸드’는 3대째 이어오는 김 전문 기업이다. 1956년 목포시 해안동에서 수산물 도매업인 금성상회를 시작으로 1972년 안성상회로 상호를 변경했다가 2010년 신안군 압해읍에 ㈜신안씨푸드 법인을 설립해 60년 가까이 오직 김 제조와 유통에 몰두하고 있다. 목포에는 소비자들이 직접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판매처를 두고 있다.

박철영 신안씨푸드 대표가 제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신안씨푸드는 현재 2대 박성수 회장에 이어 3대 박철영 대표로 가업 승계가 이뤄지고 있다. 박 회장이 일선에서 한 걸음 물러나고 박 대표가 바톤을 이어받았다. 아들에게 모든 업무를 맡기고 있지만 매일 오전 공장에 나와 세심한 도움을 주고 있다. 박 대표 역시 20년이 넘게 부친 옆에서 일을 배워왔기 때문에 낯설지 않은 모습이다.

신안씨푸드는 ‘대한민국 1호 원초 감별사가 만든 김’, ‘지주식 김’에 대한 프라이드를 가지고 있다. 김 수확기에 산지를 돌며 원초(김 원재료)를 분석하고 수매하는 사람을 ‘원초 감별사’라고 하는데 박성수 회장이 대한민국 1호 원초 감별사다. 박 대표는 아버지에게 ‘대한민국 1호 원초 감별사’ 닉네임을 얻게 한 주역이기도 하다.

신안씨푸드의 김은 전통 재래방식인 지주식 김으로 유명하다. 신안에서는 대부분 지주식 양식으로 김을 길러낸다. 하루 8시간 이상 햇볕과 해풍에 노출돼 충분한 광합성으로 자연 살균되는 100% 무염산 친환경 김이라 자부할 수 있다. 갯벌이 풍부한 신안에서 나는 김을 최고로 여길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신안씨푸드는 원재료 입고부터 출하까지 전 과정을 직접 관리한다. 위생시설인 해썹(HACCP)과 품질경영시스템(FSSC22000)을 갖추고 조미김 뿐만 아니라 원초를 가져와 1차 가공부터 모든 것을 도맡아 한다.

1차 가공은 김이 나오는 겨울철에 이뤄진다. 물김 생산자가 수협에 물김을 가져오면 수십년 노하우로 최고등급의 원초를 구입한다. 1공장에서 씻고 건조시켜서 탈수까지 마무리하는 모든 공정이 이뤄진다. 바닷물을 희석시킨 곳에서 1차 세척을 한 다음 이물질 선별기를 거쳐 다시 민물로 2차 세척을 하고 재빨리 탈수를 시켜준다.

김을 건조시킬 때는 수증기 열을 이용해 말린다. 일반적으로 불을 이용한 열로 김을 말리면 푸석푸석해지지만 수증기 열을 이용하기 때문에 맛과 영양 손실을 최소화하며 말릴 수 있다.

2공장에서는 소비자들이 먹을 수 있는 마른김과 조미김, 김자반 등이 만들어진다. 대기업 OEM 생산을 하기도 하고 2차 가공 전의 마른김을 대량으로 구입해가기도 한다.

김자반은 돌김만 사용한다. 밀물과 썰물이 오가는 바위 위에서 천연적으로 생육한 돌김은 타 지역 김보다 더 향이 깊고 고소하며 맛이 뛰어나다.

김자반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그리 복잡하지 않다. 깨끗이 씻어서 건조시켜 놓은 자반용 원초를 원통에 넣고 260도 정도의 온도에서 40분간 볶아주면 된다. 이 40분 동안 자동 책정된 타이머가 작동되면서 요리가 진행된다. 먼저 아무것도 넣지 않은 상태로 20분동안 구워진 다음 기름이 투입되고 다시 5분이 지나면 소금, 5분 후에는 참기름이 투입되고 마지막으로 5분후 참깨를 넣어 고소하고 맛있는 김자반이 완성된다. 김 맛의 대부분은 원초에서 판가름이 나기 때문에 어떤 레시피를 더해도 최고의 맛을 낼 수 있다.

프리미엄 등심·갈비살·토시살 등 무제한

소고기 육즙·향이 입안 가득 ‘미소가 절로’

◇현지인들의 단골 맛집 무한리필 소고기 ‘와쎄’= ‘와쎄’는 목포시 용해동에 자리한 소고기 무한리필 전문점이다. 오픈 2년이 채 되지 않아 목포 현지인들의 단골 맛집이 됐다.

“저희는 CAB 인증을 받은 최상급 고기를 사용합니다. CAB(Cerified Angus Beef)는 미국산 소고기의 품종인 블랙앵거스 중에서 엄격한 기준을 통해 관리한 상위 10%의 프리미엄 소고기 인증 프로그램입니다.”

지역에서는 구하기 힘들어 곤지암에서 공수해온다는 고기는 곡물을 먹여서 키웠기 때문에 지방이 더 고소하고 마블링도 뛰어나다. 배송비가 많이 들기는 하지만 손님들의 입맛이 까다롭기 때문에 고집할 수 밖에 없다.

무한리필에 제공되는 부위는 등심과 갈비살, 토시살, 부채살. 냉동이 아닌 냉장육만을 사용한다. 소고기의 육즙과 향이 입안에서 살아있도록 와쎄만의 와인숙성공법을 이용해 보다 맛있고 신선한 고기를 제공한다. 매장내 대형 냉장실에서 철저한 온도로 관리되고 당일 판매를 위해 24시간 전 와인숙성을 거쳐 제공하기 때문에 부드럽고 촉촉한 식감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상에 오르기 직전 와인과 맛술, 로즈마리 소금, 후추를 뿌려 고기에 조금이라도 남아있을 잡내를 제거하고 풍미를 증진시킨다.

고기의 품질만큼 내세울 수 있는 건 각종 밑반찬이다. 와쎄 정은영 대표는 호텔에서 근무했던 경험으로 깔끔하고 맛깔난 음식에 대한 자부심이 높다. 배를 아낌없이 넣어 만든 시원한 동치미는 물론, 소스, 장아찌, 야채에 이르기까지 세심하게 관리한다.

와쎄는 별도의 상차림이 없이 자율셀프방식으로 운영된다. 고객들이 자유롭게 마음껏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샐러드바와 샤브샤브, 우삼겹구이, 밥 까지 무한으로 먹을 수 있는 셀프바는 1인 1000원을 내면 마음껏 이용할 수 있다.

임자도에서 갓 잡아온 병어·민어·돔

회·생선가스·해산물 코스별로 다양하게

◇바다가 선물하는 최고 맛 자연산 회 ‘청원’= 목포시 산정동에 위치한 ‘청원’은 자연산 회와 일식 전문점이다. ‘청원’이 자연산만 사용한다는 건 목포에 사는 사람들이라면 웬만해서는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현지인들만 몰래몰래 가는 자연산 횟집’이라는 후기 글에 웃음이 절로 난다.

“친정오빠가 배를 두 척 가지고 있어요. 이틀이나 사흘에 한 번씩 고기를 잡아서 가져오기 때문에 매일 신선한 음식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동생은 주방에서 요리를 담당하고 있구요. 가족이 함께 음식점을 꾸려가기 때문에 믿을 수 있어요.”

장유진 대표의 목소리에 가족에 대한 신뢰와 자부심이 가득하다. 청원을 즐겨 찾는 단골들은 특정 메뉴를 주문하지 않고 주인장이 추천하는 대로 제철 회를 먹는 편이다. 청원에서 제공되는 회와 음식은 대부분 신안 임자도에서 잡아오는 것들이다. 계절에 따라 올라오는 횟감이 다른데 여름철에는 병어와 민어가 주를 이룬다. 민어가 끝난 후에는 농어나 돔, 한치가 많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메인 회를 제외하고도 상차림은 푸짐하다. 서대나 장대 구이, 간재미 또는 가오리 찜, 병어나 웅어를 넣어 만든 회무침, 아귀나 민어로 만든 생선가스, 다양한 해산물이 코스별로 제공된다. 운이 좋은 날에는 꽃게가 서비스로 나오기도 한다. 직접 잡아오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음식을 모두 먹고 난 후 마지막 밥에는 탕이 올라온다. 매운탕이 아닌 생선 뼈를 넣고 뽀얗게 끓인 지리탕으로 통일된다. 단골 고객들은 여기에 새우젓을 추가해 어죽을 끓여먹는 게 국룰이다. 보양식이 따로 없다. 자연산 회 정식은 상차림에 따라 가격이 조금씩 달라진다. 4인 기준으로 12만원, 16만원, 20만원으로 구분된다.

목포 먹갈치에 단호박·감자로 감칠맛 추가

아귀탕·찜에 담백한 아귀수육도 별미

◇갈치찜·아귀탕 믿고 먹는 ‘신푸른바다’= 목포시 수강동 민어거리에 자리한 ‘신푸른바다’는 계절음식 전문점이다. 이 일대 여느 음식점처럼 민어를 전문으로 판매하고 있지만 주인장 어머니의 손맛 덕에 갈치찜과 아귀요리 전문점으로도 많이 알려졌다.

20년이 넘게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주인장은 김명란 대표다. 배 사업을 하는 시아버님이 재료를 공수하고 손맛 좋은 친정어머니가 주방을 맡고 있으니 이보다 든든할 수가 없다.

‘신푸른바다’에서 갈치찜은 믿고 먹는 음식 중 하나다. 먹갈치는 목포에서 제일 잘나가는 생선 중 하나다. 예로부터 ‘갈치 만진 손을 헹군 물로 국을 끓여도 맛이 났다’는 이야기가 전해질 정도로 갈치는 맛있는 생선으로 알려져 있는데, 목포에서 잡은 먹갈치는 유독 달고 맛이 좋기로 유명하다. 갈치찜에 들어가는 채소는 계절에 따라 조금씩 달라진다. 여름에는 단호박과 감자, 고구마순을 넣어주고 겨울철에는 늙은호박과 무, 감자를 함께 넣고 조리한다.

아귀탕의 맛은 육수에서 판가름이 난다. 육수라고 해봐야 별도의 조리법은 없다. 조미료보다는 생선에서 우러나는 맛을 기본으로 삼고 여기에 된장으로 감칠맛을 더할 뿐이다. 매콤하게 맛을 낸 아귀찜이나 담백한 아귀수육도 별미다.

밑반찬 소개도 빼놓을 수 없다. 호박나물, 죽순나물, 버섯나물, 가지나물, 콩나물, 양파장아찌, 양념깻잎, 삼채무침, 무생채, 오이무침, 메추리알 장조림, 젓갈 등 정감있는 밑반찬이 한상 가득 내어진다. 가짓수는 스무가지가 넘는다. 특별할 것 없이 일반 가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반찬이지만 그래서인지 더욱 친정어머니의 손맛을 생각나게 하는 맛이다.

/이보람 기자 boram@kwangju.co.kr

/사진=최현배 기자 cho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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