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공백 해소 ‘산 넘어 산’
2024년 08월 19일(월) 20:45
조선대병원 노조 파업 찬반 투표
간호사까지 파업 위기감 고조

/클립아트코리아

광주 상급병원 보건의료노조가 파업 찬반 투표에 돌입해 의료공백이 더 커지고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전공의들이 떠난 광주·전남 수련병원에서 진료 공백을 메우고 있는 간호사 등 의료인까지 파업에 나서면 ‘의료붕괴’를 막을 수 없다는 점에서다.

상급병원들이 전공의 이탈로 경영사정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이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돼 위기감을 한층 높이고 있다.

19일 조선대병원 보건의료노조에 따르면 노조는 20일부터 22일까지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시작한다.

노조는 병원 측에 총액 대비 6.4% 임금인상 등을 요구했지만, 병원측은 임금동결을 고수해 교섭이 결렬돼 쟁의행위 절차를 밟고 있다.

노조는 간호사 파견근무 금지, 토요일 외래 진료 금지, 야간근무개선, 자녀돌봄휴가 확대, 불법의료 근절과 업무범위 명확화 등 요구사항을 사측이 수용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따라 지난 13일 조선대병원 노조는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조정신청서를 제출했고, 15일간의 조정절차가 시작됐지만 합의가 진행되지는 않고 있다.

노조는 쟁위찬반 투표결과 찬성표가 과반수를 넘으면 오는 29일부터 파업을 시작할 방침이다.

조합에서는 파업 찬성에 대한 목소리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전공의들이 의료현장을 떠난 상황에서 간호사들에게 업무가 가중됐지만 적절한 보상은 없었다는 점에서다.

노조 관계자는 “병원측에서 고통 분담을 거론하면서 임금을 동결만을 고수하고 있어 파업을 요구하는 여론이 지배적”이라고 전했다.

 조선대병원은 “단체협약은 협상기한이 내년까지여서 아직 결론을 낼 단계는 아니다”면서 “병원이 비상경영체제로 꾸려지고 있어 임금동결을 요구해 놓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남대병원 보건의료노조는 아직 조정신청까지는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상황이지만, 교섭타결의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노조는 전남대병원이 어떠한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는 점을 들어 이번주 내로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신청서 제출을 고민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조 관계는 “전남대병원과 일찍부터 임단협 교섭을 시작했지만, 타 지역 국립대 병원의 교섭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어 전남대병원만 임단협의 결과를 내놓기는 힘들다는 것이 전남대병원의 입장”이라면서 “21일 병원측과 교섭이 진행될 예정이지만 구체적인 답변이 없을 경우 불가피하게 조정을 신청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전남대병원은 “노조와 긴밀한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라면서 “의료공백이 생기지 않게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 병원 노조관계자는 “만약 불가피하게 파업을 하더라도 법에 따라 필수유지업무에 투입되는 인력은 남길 것”이라면서 “병원과 정부는 의정갈등을 해소하고 보건의료노동자에 대한 지원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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