꺾이지 않는 폭염 10일 더…지역민 지쳐간다
2024년 08월 18일(일) 20:10
광주·전남 폭염 언제까지
북태평양고기압 길게 확장되며
티베트고기압과 중첩 ‘열돔 현상’
33도 이상 17.3일, 평년의 2배
온열환자 353명에 사망자 3명
20일부터 비…무더위는 계속

한달째 폭염이 계속되고 있는 18일 광주시 서구 상무대로에서 살수차가 도로에 물을 뿌리며 지면의 열기를 식히고 있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8월 중순이 지나면서 폭염이 꺾이는 예년과 달리 ‘찜통’ 더위가 10여일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례적으로 한반도에 머물고 있는 티베트 고기압의 확장세에다 북태평양 고기압까지 중첩돼 열돔현상이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광산구 낮 최고체감기온은 34.7도(실제기온 34도), 서구 풍암동은 34.6도(33.8도)를 찍었다. 구례는 낮최고체감기온이 36.1도(34.9도), 담양도 36도(34.3도)까지 치솟았다. 신안 흑산도와 해남도 낮 최고체감기온이 각 35.6도에 달하는 등 전남 대부분 지역이 34도를 웃돌았다.

그동안 광주·전남의 8월 폭염은 광복절을 기점으로 하향세로 돌아서는 패턴을 보였다.

광주지역 평년(1991~2020년) 8월 낮 최고기온은 상순 32.1도, 중순 31.1도, 하순 29.6도를 기록했다. 지난해 역시 상순 33.5도, 중순 32.5도, 하순 30.1도 등을 기록했다. 거의 1도 가까이 떨어지는 양상을 유지했다.

하지만 올해 8월 상순에는 평균 34.1도를 기록했지만 중순인 현재까지(11~17일) 광주·전남 낮 최고기온은 34도를 보여 0.1도밖에 떨어지지 않았다. 정점을 찍은 상순 기온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최저기온 역시 평년 8월 상순 24.2도, 중순 23.5도, 하순 21.9도로 서서히 떨어지지만 올해는 상순 25.9도, 중순 24.5도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잠 못드는 열대야가 이어지고 있다.

광주·전남지역의 장기 폭염은 ‘역대급’으로 꼽히는 지난 2018년 기록에 근접하고 있다.

올해 광주·전남 지역에서 일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폭염일수는 이미 17.3일을 기록했다. 평년(7.4일)의 2배 이상이며, 1994년(26.3일), 2018년(26일), 2016년(18.6)에 이어 역대 4위 기록이다. 특히 강진군은 지난달 27일부터 22일째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열대야 역시 올해 22.9일로 평년(11.4일)을 크게 넘어섰고, 역대 1위인 2018년(25.7일) 기록과 불과 2.8일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기상청은 한반도 상공 고도 약 12㎞ 지역에 자리잡은 티베트고기압의 확장세가 꺾이지 않아 폭염이 장기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

한반도 상층 5~6㎞ 지역에 북태평양고기압이 배치돼 고온 다습한 기후까지 겹쳐 열돔현상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고기압의 세력이 워낙 강해 현재까지 생성된 태풍이 티베트 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모두 일본 동쪽으로 진행하는 현상도 관측되고 있다.

올해는 8호 태풍까지 모두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최근 3년간 7~8월 동안 한반도에는 2021년 2개, 2022년 4개, 2023년 1개의 태풍이 영향을 미친 것과 다른 양상이다.

광주·전남에서 폭염 피해도 커지고 있다. 현재까지 (5월 20일~8월 17일)광주·전남 온열환자수는 총 356명(광주 53명, 전남 303명)에 달한다. 사망자도 3명 발생했다.

전남 19개 시·군 126호 농가에서 닭·돼지·오리 등 가축 총 16만 9896마리가 폐사했고, 18개 어가에서 넙치·우럭 등 29만 3000마리가 더위를 못이겨 폐사했다. 추정피해액은 30억7700만원에 달한다.

기상청은 최근 폭염이 재난 수준으로 극심해지자 ‘폭염백서’를 발간할 예정이다. 장마나 태풍 등에 대한 백서는 발간된 적이 있지만 폭염백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폭염백서에는 과거 폭염 기록과 폭염 발생 원인과 구조, 중장기 폭염 전망, 폭염이 사회에 끼치는 영향 등이 담길 예정이다.

한편 광주지방기상청은 “19일 낮 최고기온은 32~35도까지 오르고 20일 아침 최저기온은 24~27도, 낮 최고기온은 30~34도에 분포하는 등 폭염과 열대야는 8월 중순 이후까지 지속되겠다”고 18일 예보했다.

오는 20일 남쪽에서 다가오는 저기압의 영향으로 광주·전남에 5~40㎜, 전남 남해안에 20~60㎜ 비가 내리기 시작해 22일까지 이어지겠다. 이에 따라 기온이 2~3도 가량 내려가겠으나 높아진 습도 탓에 최고체감온도는 여전히 33도를 웃돌아 무더위는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
오피니언더보기

기사 목록

광주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