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밤으로 갈까 김휼 지음
2024년 08월 16일(금) 00:00 가가
시와 목회는 서로 다른 영역이지만 일정 부분 공통점이 있다. 한쪽은 창작이라는 개인적인 작업에 초점을 둔다면, 다른 한쪽은 신앙생활 지도라는 타자의 변화에 방점이 놓여 있다. 그러나 두 영역 사이에는 묵상, 사유, 정진과 같은 공통적인 키워드도 존재한다.
장성 출신의 김휼 시인은 목사 시인이다. 목회의 길을 가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창작의 길을 간다. 두 분야 모두 어렵고 고행의 길이다. 얼마 전 시인이 펴낸 ‘너의 밤으로 갈까’는 타자에 대한 아픔, 그리고 그것에 대한 공감을 담은 시집이다. 작품 곳곳에서 삶의 아픔과 비극성을 외면하지 않는 시선이 느껴진다.
이에 앞서 시인은 지난해 ‘사진시집’을 발간하고 ‘광주 5월’을 조명한 전시를 연 바 있다. 당시 그는 이렇게 말했다. “헤아리는 마음으로 사물을 오래 들여다보면 신비 아닌 것이 없고 기도 아닌 것 없어요. 사진을 찍고 덧붙여 시를 쓰다 보면 생각지 못한 지점에서 하나님의 현현을 만나게 됩니다. 문학과 신학, 시와 신앙이 접목되는 지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번 시집에서도 타자의 고통을 ‘나’의 곁에 두어 감정을 공유하려는 심상이 느껴진다. 다음은 타자의 슬픔과 고통을 바라보는 화자의 심상이 드러난 시다.
“꽃차례로 피어나는 슬픔을 보거든/ 나지막이 그 이름 곁에 새, 라는 말을 우리 붙여 주기로 해요// ‘할미새, 슴새, 억새,/ 헐거나, 헐한,/ 격하게 파고드는 통증의 음절들로 피눈물이 날지라도/ 날개를 달고 신탁을 말하는 새가 그 곁에 내려앉으면/ 억겁으로 뭉쳐진 고통도 말랑해질 수 있을 거예요”(‘억새’ 중에서)
<시인의 일요일·1만2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이에 앞서 시인은 지난해 ‘사진시집’을 발간하고 ‘광주 5월’을 조명한 전시를 연 바 있다. 당시 그는 이렇게 말했다. “헤아리는 마음으로 사물을 오래 들여다보면 신비 아닌 것이 없고 기도 아닌 것 없어요. 사진을 찍고 덧붙여 시를 쓰다 보면 생각지 못한 지점에서 하나님의 현현을 만나게 됩니다. 문학과 신학, 시와 신앙이 접목되는 지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시인의 일요일·1만2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