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에어컨 고장 ‘허걱’…수리 지연에 시민들 ‘헉헉’
2024년 08월 07일(수) 20:40
광주지역 수리 최소 2주·신규 설치도 1주 걸려…“이 폭염에 숨 막혀요”
빠른 수리업체 찾기 안간힘 속 에어컨 없는 집 못 견뎌 모텔 숙박 모색

AI생성이미지. /DALL·E

광주·전남에서 연일 35도를 웃도는 살인적인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에어컨 AS(사후관리서비스) 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에어컨 사용량이 급격하게 늘어 고장으로 인한 수리신청 접수가 폭주하고 있지만, 최소 2주 가량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 수리 될 때까지 숙박업소 행 = 광주일보가 지역내 주요 가전업체 에어컨 서비스센터에 문의한 결과 지난달부터 삼성전자, LG전자 등 주요 가전업체에 에어컨 AS 접수가 폭주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짧으면 2주, 늦으면 한달 뒤에나 방문 수리가 가능하다는 게 서비스센터 측의 설명이다.

7일 광주의 한 LG전자 서비스센터에 문의한 결과 북구의 경우 오는 20일 수리기사가 방문가능하고, 삼성전자 서비스센터는 18일이 돼야 수리가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예약 취소 등으로 취소 건이 나오면 수리 날짜를 앞당길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2주가량 ‘에어컨 없는 여름 나기’를 해야 한다는 것이 가전업계의 공통된 대답이었다.

광주시 남구 진월동에 사는 A 씨는 지난 2일 서비스 센터에 AS를 신청했지만 센터에서는 “2주 뒤에나 수리가 가능하다”고 응답했다.

A씨는 집안에서 선풍기를 켜둔채 잠을 자려해도 도저히 잠을 이룰수 없어 재차 센터에 하소연했지만, “워낙 수리요청이 많아 당장 수리는 불가능하다”는 대답을 들었다.

결국, A씨는 “에어컨 없이 2주를 버틸 수 없을 것 같아 집 근처 모텔 등 숙박업소를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 설치에도 1주, 고칠때는 2주 = 최근 3년동안 광주·전남 에어컨 관련 소비자 상담 접수건은 총 213건에 달했다.

7일 한국소비자원 광주호남지원에 따르면 2021년 72건이었던 에어컨(룸에어컨, 시스템에어컨)관련 소비자 상담건이 2022년에는 62건으로 줄었다가 지난해 79건으로 다시 늘었다.

상담 사유로는 품질과 관련된 내용이 85건(39.9%)으로 가장 많았고 AS에 대한 불만이 54건(25.4%)으로 뒤를 이었다.

북구 양산동에 사는 B씨도 최근 가전업체의 AS에 크게 실망했다.

집에서 사용하고 있는 스탠드형 에어컨 온도가 29도에서 더 낮춰지지 않자 에어컨 회사에 출장 서비스를 요청했지만 배정된 가장 빠른 예약 날짜는 12일 뒤였기 때문이었다. 막막해진 B씨는 남편과 상의한 끝에 에어컨을 새로 사기로 했다.

B씨는 “구입 후에도 바로 에어컨 설치가 안된다고 해서 당장 설치가 가능한 사설 업체를 백방으로 수소문하고 있다”면서 “그래도 수리할 때보다 새로 구입하는 게 더 빠르다니 이 방법이라도 써야 여름을 날 수 있을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광주의 한 전자제품 판매업체는 “여느 때 같으면 곧바로 설치가 가능하지만 이번 주말을 시작으로 여름철 에어컨 신규 설치 문의가 부쩍 늘었고 일손이 부족해 예약이 잔뜩 밀려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가전업체도 골머리= 지속적으로 AS 지연에 따른 불만이 높아지자 가전업체들도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수리지연이 해결되지 않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업체의 자체 수리 기사만으로는 모두 해결하기가 힘들어 사설업체 기사까지 고용하고 있지만 수리 수요를 모두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또 에어컨의 부품의 조달까지 문제가 되고 있다. 최근 고장이 많아 에어컨 부품을 구하기 힘들어 중고 에어컨 판매 업체를 통해 부품을 조달받고 있는 실정이라는 것이 가전업체 측의 설명이다.

광주의 한 사설 에어컨 수리업체 직원은 “여름철 한 계절만을 위해 직원을 고용할 수도 없는 탓에 빗발치는 수리 요청을 감당하려다보니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일하고 있다. 평소 같으면 하루 3건 들어오던 수리 요청이 12건까지 늘어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오피니언더보기

기사 목록

광주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