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원이 특정후보 지지”… 시당위원장 경선 부작용 속출
2024년 08월 01일(목) 21:00
민주 광주시당, 양부남·강위원 후보, 원내·원외 인사 경쟁 치열
임시의장·선관위원 2명 자격 박탈…선거 후에도 갈등·불화 이어질 듯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 위원장 경선이 과열 양상으로 치달으면서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 문자를 보낸 선관위원들의 자격이 박탈되는 등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심판을 봐야 할 선관위원들이 경기에 직접 뛰어든 셈이다.

특히 오는 4일 열릴 예정인 민주당 광주 전당대회 임시 의장직을 맡아야 할 신수정 광주시의회 의장도 특정 후보 지지 문자를 의장 명의로 보내면서 임시 의장직을 맡지 못하는 촌극을 빚고 있다. 또 전당대회 식순에 포함된 시의회 의장 인사말도 다른 사람으로 대체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1일 민주당 광주시당에 따르면 최근 시당위원장 경선을 위한 선관위원 7명 중 2명의 자격을 박탈했다.

광주시당 선관위는 지역 기초의회 추천 5명, 외부 인사 등 모두 7명으로 구성되는데 기초의회에서 추천된 기초의원 2명이 최근 양부남(서구을) 시당위원장 후보를 지지하고 나서면서 공정한 선거를 위해 해임됐다.

민주당 광주시당은 새 선관위원을 선임하지 않고 5명의 위원으로 이번 시당 위원장 선거를 치를 계획이다. 또 선거 진행과 감시를 위해 선임된 선관위원이 선거운동을 한 것과 관련, 선거 이후에도 이의 제기 등 불화가 이어질 우려도 낳고 있다.

광주시당 위원장 경선에는 현역인 양부남 국회의원과 원외 인사인 강위원 더민주전국혁신회의 상임대표가 맞붙었다. 현역 의원과 원외 인사의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면서 ‘지방의원 줄 서기’ ‘후보 간 흠집 내기’ 등이 난무해 비판을 받아왔다.

지방선거 공천권을 쥔 시당위원장 후보의 눈치를 보며, 단체 문자를 발송하는 현 시·구의원들이 늘면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도 신수정 의장이 양부남 후보 지지 문자를 보내 ‘의장 명의로 문자를 보내면 의회 전체의 입장으로 비칠 수 있다’며 동료 시의원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이에 광주시당도 신 의장의 행위가 시당위원장 경선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 신 의장의 광주 전당대회 임시 의장직을 취소했다.

애초 전당대회 임시 의장은 관례대로 전임 시의장 몫이었는데, 정무창 전 의장의 개인 사정으로 신 의장이 맡아야 하지만 이번 문자 논란으로 전당대회장에서 끝내 마이크를 잡지 못하게 됐다.

대신 광주구청장협의회장인 임택 동구청장이 임시 의장을 맡을 예정이다.

반면, 같은 날 전당대회를 치르는 전남도당의 경우 김태균 전남도의회 의장이 임시 의장을 맡을 예정이다.

이에 신 의장이 특정 후보를 지지하면서 지역 전당대회에서 인사말도 하지 못하게 된 것은 “시의회 품위를 훼손한 행위”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앞서 지역 한 당원이 신 의장을 ‘선출직 공직자의 선거 중립 의무 위반’으로 민주당 중앙당 윤리심판원에 제소했지만 기각됐다. 윤리심판원은 시당위원장 선거가 공직선거가 아닌 당내 선거이기 때문에 당헌·당규를 적용하지 않는다고 결론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이병훈 시당 위원장은 “시당위원장이 지방선거에서 공천권을 행사한다는 생각이 너무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어 선거가 더 과열되는 것 같다. 공천은 당 공천관리위원회가 할 일”이라며 “공정하게 객관적으로 마지막까지 선거를 관리하겠다. 어떤 후보가 당선되든 광주시민들로부터 ‘민주당, 이 정도밖에 안 되나’라는 비판을 들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해나 기자 khn@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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