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골목마다 책 이야기가 펼쳐지길 - 이정이 광주 동구 인문도시정책과장
2024년 07월 03일(수) 22:00 가가
오랜 구도심인 동구의 골목골목을 둘러보다 보면 책을 읽으면서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이 참 많다. 젊은이들의 핫한 장소인 동명동 한가운데 노랗게 자리하고 있는 ‘동명책방’, 전국 유일의 단관극장인 광주극장 옆 골목의 ‘소년의 서’,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건너편 아치형의 서가가 돋보인 ‘책과 생활’, 전남여고 뒷골목 ‘손탁 앤 아이허’ 등 고유하고 독특한 특색을 간직한 책방들이 몇 년 새 자리잡아 가고 있다. 여기선 책과 커피만 판매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프로그램들도 매주 매월 운영하고 있다.
필자 역시 소설 읽기를 좋아해 동명책방에서 한 달에 2번 정도 퇴근 후 예닐곱 명의 주민들과 함께 취향에 맞는 책을 읽고, 각자의 생각을 나누곤 한다.
동구 내남동에 문을 연 구립도서관 ‘책정원’에서는 지난 4월 올해의 책 선포식과 함께 ‘책과 함께’를 주제로 하는 문장 낭독의 시간을 가졌다. 혼자 읽는 것보다 같이 읽는 것의 가치, 이른바 함께 독서 운동의 시작을 알린 것이다. 이런 독서동아리가 동구 관내 책방에서도 이뤄지고 있다. ‘함께 독서’를 함으로써 생각을 나누고 정서적으로 공감하는 동시에 독서 자극을 서로에게 전할 수 있다. 단순히 책을 판매하고 구입하는 공간이 아닌, 신간이 나오면 독자와 작가가 만남의 시간을 갖고 책이 품고 있는 심오한 주제를 놓고 탁상토론을 벌이기도 하는 공간인 셈이다.
이렇듯 주민들의 생활 속 인문 정신이 확산될 수 있었던 건 동구가 민선 7기 출범과 함께 인문도시정책과를 신설하고, 민선 8기 출범 2주년을 맞은 올해까지 6년째 꾸준히 ‘인문도시’ 구현에 앞장서고 있기에 가능했다고 조심스레 자부해본다. 2023년 국민 독서 실태조사의 결과에 따르면 ‘1년에 1권의 책을 읽는가’에 대한 질문의 응답률은 43%에 그쳤다.
그중에서도 종이책 독서율은 32.3%. 대한민국 성인 10명 중 7명은 1년에 단 1권의 책도 읽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인문도시’를 지향하는 동구에서는 구민들이 1년에 단 1권의 책이라도 제대로 읽기를 바라는 취지로 ‘책 읽는 동구’ 사업에 뛰어들었고, 각종 결실을 맺고 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2020년부터는 매년 도서 관련 전문가와 구민들의 수요를 통해 80권의 ‘올해의 책’을 선정하고 있다. 동구 거주자, 직장인이라면 동구도서관 누리집에서 책을 신청하고 동네 책방에서 수령해 감상평을 남기면 된다. 다만 정해진 예산이 있어 대상자는 3300여 명이지만 ‘동네 서점 바로 대출’이라는 도서관 프로그램도 이용 가능하다. ‘책 읽는 동구’ 사업과 더불어 인문 동아리 사업 가운데 독서동아리가 차지하는 비율도 꽤 높다. 동구 곳곳에서 주민들이 모여 책을 읽고 토론하는 모습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오는 9월에는 독서의 달을 맞아 ‘올해의 책’을 매개로 하는 독서공모전, 저자와의 대화, 책 속의 인생 구절 찾기, 문장낭독 등 다양한 책 관련 프로그램들을 구립도서관 책정원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인터넷과 SNS 채널이 발달하지 않은 과거에도 ‘책’은 내가 모르는 또 다른 바깥세상을 연결해주는 창구이자, 지식을 쌓을 수 있는 유일한 통로였을 것이다. 더 이상 종이책에 의존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다양한 통로로 책을 읽을 수 있는 지금이라고 다를까. 6년째 ‘인문도시’를 지향하며 주민의 삶 속에 인문 정신을 스며들게 하고 있는 동구에서 만큼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하루 업무를 시작하기 전, 점심 후 잠깐, 잠들기 전 늘 책을 옆에 두고 한 구절 한 구절 읽다 보면 어떤 문장들이 마음에 콕 들어와 우리의 삶에 여유를 가져다 준다.
책을 함께 읽으며 생각을 나누고, 그 생각에서 비롯된 소중한 가치를 켜켜이 쌓아가다 보면 ‘인문 공동체’를 만들고 싶다는 간절한 바람은 이뤄질 것이다.
동구 내남동에 문을 연 구립도서관 ‘책정원’에서는 지난 4월 올해의 책 선포식과 함께 ‘책과 함께’를 주제로 하는 문장 낭독의 시간을 가졌다. 혼자 읽는 것보다 같이 읽는 것의 가치, 이른바 함께 독서 운동의 시작을 알린 것이다. 이런 독서동아리가 동구 관내 책방에서도 이뤄지고 있다. ‘함께 독서’를 함으로써 생각을 나누고 정서적으로 공감하는 동시에 독서 자극을 서로에게 전할 수 있다. 단순히 책을 판매하고 구입하는 공간이 아닌, 신간이 나오면 독자와 작가가 만남의 시간을 갖고 책이 품고 있는 심오한 주제를 놓고 탁상토론을 벌이기도 하는 공간인 셈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2020년부터는 매년 도서 관련 전문가와 구민들의 수요를 통해 80권의 ‘올해의 책’을 선정하고 있다. 동구 거주자, 직장인이라면 동구도서관 누리집에서 책을 신청하고 동네 책방에서 수령해 감상평을 남기면 된다. 다만 정해진 예산이 있어 대상자는 3300여 명이지만 ‘동네 서점 바로 대출’이라는 도서관 프로그램도 이용 가능하다. ‘책 읽는 동구’ 사업과 더불어 인문 동아리 사업 가운데 독서동아리가 차지하는 비율도 꽤 높다. 동구 곳곳에서 주민들이 모여 책을 읽고 토론하는 모습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오는 9월에는 독서의 달을 맞아 ‘올해의 책’을 매개로 하는 독서공모전, 저자와의 대화, 책 속의 인생 구절 찾기, 문장낭독 등 다양한 책 관련 프로그램들을 구립도서관 책정원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인터넷과 SNS 채널이 발달하지 않은 과거에도 ‘책’은 내가 모르는 또 다른 바깥세상을 연결해주는 창구이자, 지식을 쌓을 수 있는 유일한 통로였을 것이다. 더 이상 종이책에 의존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다양한 통로로 책을 읽을 수 있는 지금이라고 다를까. 6년째 ‘인문도시’를 지향하며 주민의 삶 속에 인문 정신을 스며들게 하고 있는 동구에서 만큼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하루 업무를 시작하기 전, 점심 후 잠깐, 잠들기 전 늘 책을 옆에 두고 한 구절 한 구절 읽다 보면 어떤 문장들이 마음에 콕 들어와 우리의 삶에 여유를 가져다 준다.
책을 함께 읽으며 생각을 나누고, 그 생각에서 비롯된 소중한 가치를 켜켜이 쌓아가다 보면 ‘인문 공동체’를 만들고 싶다는 간절한 바람은 이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