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의 혈맥을 새로 잇다] ‘느림보’ 광주송정~순천, 시속 250㎞ 단선 전철화
2024년 06월 12일(수) 08:00
6. 경전선 전철화(광주송정∼순천)
경남~전남 잇는 간선철도 ‘경전선 ’
1905년 마산선 시작으로 1968년 완공
송정~순천~광양~진주~삼랑진
노선 중 가장 느려 ‘호남 소외’ 상징
도심구간 우회방안 주민설명회 등 거쳐
2조1366억원 투입 2030년 완공 목표
소요시간 2시간16분→43분

경전선 광주송정~순천 구간은 평균 속도가 시속 100㎞에 불과하다. 사진은 광주송정역 전경.

경전선은 말 그대로 경상남도와 전라남도를 잇는 간선철도다. 일제강점기인 1905년 5월 26일 마산선 개통을 시작으로, 1968년 2월 8일 진주~광양 구간이 완공되며 63년만에 완전체의 모습을 갖췄다. 경전선의 연장은 경남 밀양 삼랑진읍에서 광주송정까지 300.6㎞로, 호남선(261.5㎞)보다는 길고, 경부선(441.7㎞)보다는 짧다.

이 노선은 영남과 호남의 철도 격차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도 잘 알려져 있다. 전남의 철도 서비스는 느리고, 배차 간격도 길어 철도 이용객이 거의 없다. 따라서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정부 투자 우선순위에서 뒷전으로 밀리는 현상이 반복되었다. 반면 경남 지역의 철도 서비스는 전남에 비해 범위·수준·속도 등에서 월등하다. 철도를 통해 경제권이 형성되며, 민간자본이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같은 격차는 지역 불균형 성장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경전선은 크게 4개 구간으로 나뉜다. 광주송정~순천(평균속도 100㎞/h), 순천~광양(150㎞/h), 광양~진주(230㎞/h), 진주~삼랑진(150㎞/h) 등으로, 광주송정~순천 구간 속도는 전국에서 가장 느린 수준이다. 경전선 전체 연장의 40%에 해당하는 121.5㎞가 ‘느림보’로 남아있어 경전선 전체의 서비스가 시대에 뒤떨어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느림보’ 구간으로 알려진 광주송정~순천 구간 121.5㎞에 대해 2조1366억원을 투입해 2030년까지 단선 전철화하는 사업이 진행중이다. 사진은 순천역 전경.
민선 7기 이후 김영록 전남지사가 직접 경전선에 탑승해 ‘느림’과 ‘불편함’을 체험하며 적극적으로 외부에 알리는 등 정부에 끈질기게 요구한 끝에 2조1366억원을 투입해 2030년까지 단선 전철화 사업을 실시하게 됐다. 지난 2019년 12월 천신만고끝에 경전선 광주송정~순천 구간 예타재조사가 기획재정부 재정사업평가위원회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전남도는 2024년 382억원을 포함해 지금까지 2320억원을 확보해 실시설계가 마무리되면 신속하게 공사에 착공할 예정이다. 비전철 단선철도로 남아있는 광주송정~순천 구간에 시속 250㎞의 전철이 다닐 수 있게 되면 소요시간이 기존 2시간16분에서 43분으로 크게 감축될 전망이다. 다만 완공 시점은 당초 2028년에서 2년 늦춰져 2030년으로 정해졌다. 경전선 삼랑진~진주(연장 95.5㎞) 복선전철사업이 2012년 12월, 광양~진주(55.1㎞) 복선전철사업이 2023년 6월 완공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매우 늦었다는 목소리가 높다.

민선 8기 들어 경전선 순천 도심 구간 5㎞에 대해 우회하는 방안이 추진되면서 완공 시점이 다소 연장될 전망이다. 사진은 경전선 순천 도심 구간.
서둘러 공사에 들어가야 했으나 민선 8기 들어 이 사업은 다시 난항을 겪었다. 순천시가 사고 위험 증가, 소음 발생 등을 이유로 도심 구간 5㎞의 이설 또는 지하화를 주장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지난 2019년 예비타당성 재조사 당시 경제성을 이유로 순천 도심 구간은 기존 노선을 활용하기로 한 것이 갈등의 원인이 됐다. 순천시는 전철사업 이후 기존 하루 6회에서 46회로 열차 운행횟수가 증가해 30분에 한 대 이상 고속열차가 도심을 관통하는 것은 시민 불편, 정원도시 이미지 훼손 등을 초래한다고 반발했다. 또 남원·광양·진주 등에서 도심 구간 철로를 외곽으로 이전한 사례가 있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전남도 역시 내부 논의 끝에 2023년 2월 국토교통부에 경전선 순천 도심 우회를 건의하고, 원희룡 당시 국토부 장관이 직접 순천 경전선 현장을 방문한 뒤 경전선 순천 도심 구간 우회 방안이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했다. 이후 순천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주민 간담회에서 국토부는 순천 도심 우회를 요구하는 순천시민의 의견에 대해 기본계획을 고시하고, 기본 및 실시설계 과정에서 전문가와 관계기관, 순천시민의 의견을 듣고 충분히 반영되도록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남도는 국가철도공단이 조만간 우회노선에 대한 국토부, 순천시 협의, 주민설명회 개최 등을 거쳐 오는 8월까지 기본 및 실시설계에 착수해 2025년에는 착공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순천시는 시민 불편, 정원도시 이미지 훼손 등을 이유로 도심 구간의 이설을 주장했다. 사진은 경전선 도심 구간 건널목.
국가철도공단에 따르면 현재 광주송정~순천 구간 121.5㎞는 모두 5개 공구로 나눠 진행되고 있다. 1공구는 광주송정~나주 다도간 연장 45.7㎞에는 교량 3.2㎞·터널 5.1㎞, 2공구 나주 다도~장흥 장평간 연장 17.0㎞에는 교량 0.6㎞·터널 14.1㎞가 포함돼 있다. 3공구는 장흥 장평에서 보성 득량까지로 19.0㎞ 구간에 교량 1.3㎞·터널 11.8㎞가 있으며, 제4공구 보성 득량~보성 벌교 구간 20.5㎞에 교량 0.9㎞·터널 10.9㎞가 있다.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도심 구간이 포함된 제5공구 보성 벌교~순천 구간은 연장이 19.3㎞에 교량 0.4㎞·터널 8.0㎞로 계획되어 있으나 우회할 경우 설계가 변경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남도 관계자는 “순천 도심 구간 우회에도 불구하고 최대한 공사를 서둘러 오는 2030년에 완공한다는 것이 전남도의 방침”이라며 “전남도민과 전남을 찾을 관광객들이 이른 시간내에 수준 높은 철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윤현석 기자 chadol@kwangju.co.kr

/사진=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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