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축제와 ‘예향 목포’의 정체성 - 이현진 전 목포시청 국장·경영학 박사
2024년 05월 01일(수) 00:00 가가
‘별로 볼만한 것이 없다’ ‘어디를 가 보아도 비슷하다’는 소리가 가끔 들린다. 전국 각지에서 펼쳐지는 축제를 두고 하는 말이다.
벚꽂과 국화 등 꽃을 주제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다 어느 축제를 가더라도 트로트·댄스공연, 먹거리 장터, 불꽃놀이 같은 비슷한 체험거리로 짜여 있어 그 축제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각자 지니고 있는 독특한 특징을 살려 다른 지역과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는 외국의 유명 축제와는 대조적이다. 우리도 지역의 정체성을 살린 감동적인 축제를 통해 관광객을 불러 모을 통로를 만들어야 한다. 자치단체가 세계를 상대로 경쟁하며 지역발전을 이끌 동력을 스스로 찾아야 하는 것은 시대적 흐름이다. 이를 주도하기 위해서는 다른 곳에서 따라할 수 없는 독창적인 프로젝트를 펼치는 것이 중요하다.
다행스러운 것은 항구의 정체성을 인정받아 우수 문화축제에 선정된 ‘목포 항구축제’와 ‘해상 W쇼’를 비롯한 ‘신안 100+4 피아노섬’ 축제 등 바다를 주제로 한 행사가 국·내외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독창성은 축제에서만 요구되는 것이 아니다. 관광객 유치나 문화·예술 도시 조성에도 차별화된 콘텐츠는 필수 주제다. 예술분야로 눈을 돌려 보자.
SBS에서 ‘학전(學田) 그리고 김민기’를 3부작으로 방영하였다. ‘아침이슬’의 김민기가 33년간 운영해오다 최근에 폐관된 연극전용 소극장 ‘학전’의 역사를 되짚어 보며 연극발전에 헌신한 김민기의 열정을 보여주는 내용인데 가슴이 뭉클했다. 방송을 보면서 ‘문화도시 목포’에도 ‘학전’처럼 폐관을 아쉬워할 만큼 사랑받는 소극장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전’이 소재한 ‘대학로’는 목포와 여건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대학로를 예술의 거리라 하고 예술인들의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다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인다. 이곳에 거창한 공연장이 있다거나 유명한 가수가 상설 공연하는 무대가 있어서가 아니다. 공연장이라 해봐야 불과 100~200석 규모의 연극전용 소극장 정도이지만 내용이 전문화·개성화 되어 있고 마니아들이 자발적으로 찾는다는 것이다.
목포도 비슷하다. 오페라·뮤지컬을 향유할 수 있는 대형 공연장은 없지만 시민들이 문화를 사랑하고 즐길 줄 아는 격조 높은 도시일뿐 아니라 예향이라는 자부심이 남다른 지역이다. 또한 근·현대 여러 예술 장르에서 걸출한 인물들을 배출하면서 ‘문화예술 도시’로 불리고 있다. 문학의 경우 차범석, 김우진, 박화성, 김현 같은 작가들이 목포와 연고가 있다. 현재 그 분들의 생가가 잘 보존되어 있고 예술혼을 기리기 위한 기념관도 마련되어 있다. 여기에서 문학박람회도 매년 열린다.
목포가 예향다운 면모를 보여줄 특화된 시스템을 갖춘다면 대학로처럼 대한민국을 대표할 예술의 메카로 자리 잡을 수 있는 잠재력이 충분하다. 장르별로 특색있는 시설을 갖추고 그 장르를 대표할 수 있는 흥미롭고 창의적인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이 선결 과제인데 독특한 문화 정립, 정체성 확보가 관건이다.
정체성 측면에서 연극 전문 도시로 발전하는 방안도 검토해 볼 만 하다. 예를 들어 김우진과 윤심덕의 현해탄 사랑을 그린 연극 ‘사의 찬미’는 주인공 김우진의 문학 작품을 모아놓은 ‘김우진 책방’에서, 연극 ‘산불’은 원작자인 차범석 생가에서 공연한다면 다른 지역에서는 느낄 수 없는 장소와 역사성을 동시에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목포만이 가지고 있는 테마에 색깔있는 스토리를 입혀 예술의 본질에 목마른 수많은 마니아들이 목포를 찾을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그러한 새 패러다임 없이는 문화 분야의 경쟁력 확보도, 예향도시 활성화도 한낱 부질없는 꿈에 불과할뿐이기 때문이다.
‘예향 목포’가 상징성을 지닌 의미에 그치지 않고 예술적 감동이 시민들의 마음속에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모두가 힘을 합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
벚꽂과 국화 등 꽃을 주제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다 어느 축제를 가더라도 트로트·댄스공연, 먹거리 장터, 불꽃놀이 같은 비슷한 체험거리로 짜여 있어 그 축제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SBS에서 ‘학전(學田) 그리고 김민기’를 3부작으로 방영하였다. ‘아침이슬’의 김민기가 33년간 운영해오다 최근에 폐관된 연극전용 소극장 ‘학전’의 역사를 되짚어 보며 연극발전에 헌신한 김민기의 열정을 보여주는 내용인데 가슴이 뭉클했다. 방송을 보면서 ‘문화도시 목포’에도 ‘학전’처럼 폐관을 아쉬워할 만큼 사랑받는 소극장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전’이 소재한 ‘대학로’는 목포와 여건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대학로를 예술의 거리라 하고 예술인들의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다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인다. 이곳에 거창한 공연장이 있다거나 유명한 가수가 상설 공연하는 무대가 있어서가 아니다. 공연장이라 해봐야 불과 100~200석 규모의 연극전용 소극장 정도이지만 내용이 전문화·개성화 되어 있고 마니아들이 자발적으로 찾는다는 것이다.
목포도 비슷하다. 오페라·뮤지컬을 향유할 수 있는 대형 공연장은 없지만 시민들이 문화를 사랑하고 즐길 줄 아는 격조 높은 도시일뿐 아니라 예향이라는 자부심이 남다른 지역이다. 또한 근·현대 여러 예술 장르에서 걸출한 인물들을 배출하면서 ‘문화예술 도시’로 불리고 있다. 문학의 경우 차범석, 김우진, 박화성, 김현 같은 작가들이 목포와 연고가 있다. 현재 그 분들의 생가가 잘 보존되어 있고 예술혼을 기리기 위한 기념관도 마련되어 있다. 여기에서 문학박람회도 매년 열린다.
목포가 예향다운 면모를 보여줄 특화된 시스템을 갖춘다면 대학로처럼 대한민국을 대표할 예술의 메카로 자리 잡을 수 있는 잠재력이 충분하다. 장르별로 특색있는 시설을 갖추고 그 장르를 대표할 수 있는 흥미롭고 창의적인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이 선결 과제인데 독특한 문화 정립, 정체성 확보가 관건이다.
정체성 측면에서 연극 전문 도시로 발전하는 방안도 검토해 볼 만 하다. 예를 들어 김우진과 윤심덕의 현해탄 사랑을 그린 연극 ‘사의 찬미’는 주인공 김우진의 문학 작품을 모아놓은 ‘김우진 책방’에서, 연극 ‘산불’은 원작자인 차범석 생가에서 공연한다면 다른 지역에서는 느낄 수 없는 장소와 역사성을 동시에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목포만이 가지고 있는 테마에 색깔있는 스토리를 입혀 예술의 본질에 목마른 수많은 마니아들이 목포를 찾을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그러한 새 패러다임 없이는 문화 분야의 경쟁력 확보도, 예향도시 활성화도 한낱 부질없는 꿈에 불과할뿐이기 때문이다.
‘예향 목포’가 상징성을 지닌 의미에 그치지 않고 예술적 감동이 시민들의 마음속에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모두가 힘을 합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