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음과 신호 - 유제관 편집담당1국장
2024년 04월 26일(금) 00:00 가가
빅 데이터의 시대다. 홍수처럼 쏟아지는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할까. 사람들은 데이터를 통해 미래를 예측하고 삶에 새로운 동력을 얻으려 하지만 효과적인 활용은 쉽지 않다. 미국 작가 네이트 실버는 저서 ‘신호와 소음’에서 대량의 데이터 속에서 어떻게 잘못된 정보(소음)를 걸러내고 의미 있는 정보(신호)를 찾을 것인가를 알려준다. 책은 날씨와 지진 등 자연현상, 야구와 포커 같은 게임, 나아가 경제지표와 선거 등 경제 및 정치의 영역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흥미로운 미래 예측 사례를 소개하고 실패한 이유를 분석한다.
예측은 데이터가 많다 해서 쉬운 것은 아니라고 한다. 정보가 많으면 ‘신호’도 많아지고 불필요한 ‘소음’의 양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선입견을 버리고 데이터를 겸허하게 수용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이번 4·10 총선 과정에도 각종 정보가 넘쳐났다. 그런데 전문가들의 예측은 대부분 빗나갔다. 표심의 불확실성을 간과하고 ‘자기 확신의 오류’에 빠진 탓이다. 잘못된 예측은 정당의 선거 전략에도 혼선을 준다. 공식 선거전 초반에 나온 ‘여당 170석’ 전망과 막판에 불거진 ‘야당 200석’ 예상은 여야 모두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선거 결과는 108대 192. 민주당을 포함한 범야권이 3분의 2에 가까운 의석을 차지해 극단적인 여소야대 국회가 만들어졌다.
선거의 3요소는 구도·이슈·인물이라고 하는데 이번 총선은 ‘정권 심판’ 이슈가 모든 것을 압도했다. 금사과에서 대파로 이어진 고물가, 불통의 상징이 된 ‘입틀막’, 끝이 안 보이는 의료대란 등에 심판 여론이 들끓었다. 여기에 널뛰기 여론조사 결과와 ‘비명횡사’로 언론이 대서특필한 민주당의 공천 갈등은 신호와 소음을 구분하기 어렵게 했다.
총선이 끝난 뒤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은 곤두박질치고 있다. 민심은 정권에 또 다른 신호를 보내고 있다. 더 이상 신호를 소음으로 듣고, 소음을 신호로 착각하는 우를 범하지 않기 바란다. ‘신호와 소음’ 저자는 실수에서 더 많은 것을 배우려고 마음먹으면 데이터는 미래를 내다보는 통찰로 바뀔 것이라고 강조한다.
/jkyou@kwangju.co.kr
총선이 끝난 뒤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은 곤두박질치고 있다. 민심은 정권에 또 다른 신호를 보내고 있다. 더 이상 신호를 소음으로 듣고, 소음을 신호로 착각하는 우를 범하지 않기 바란다. ‘신호와 소음’ 저자는 실수에서 더 많은 것을 배우려고 마음먹으면 데이터는 미래를 내다보는 통찰로 바뀔 것이라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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