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과 나의 삶, 그리고 도시의 미래 - 김재중 광주시 도시공원과장
2024년 04월 24일(수) 22:00
미국 뉴욕 맨해튼에는 빽빽한 빌딩 숲 한 가운데 뉴요커의 쉼터 센트럴파크가 있다. 1857년 조성된 센트럴파크는 공원이 조성되기 전에는 습지였고 무허가 채석장과 가축을 기르는 농장이 있었다고 한다. 당시 뉴욕의 도시설계 중 빠른 도시화와 치열한 삶의 터전이 아닌 녹색 공간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센트럴파크 설계자는 “지금 이 곳에 공원을 만들지 않는다면 100년 후에는 이만한 크기의 정신병원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심에서 자연으로 최단시간 탈출’이라는 철학을 가지고 있던 프레드릭 로 옴스테드에 의해 오늘날까지도 뉴요커의 휴식처인 뉴욕 센트럴파크가 탄생한 것이다.

광주 도심에도 광주시민을 위한 중앙공원이 있다. 광주의 중심부에 위치한 중앙공원은 도심 속의 자연, 힐링의 공간으로 이루어진 시민의 휴식을 위한 공원이다. 2020년 ‘도시공원 일몰제’ 시행에 따라 난개발 위기로 내몰렸던 중앙공원은 ‘민간공원 특례사업’ 시행으로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광주에서 가장 규모가 큰 만큼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관권역, 풍암산권역, 체육공원권역, 짚봉산권역으로 구분돼 있다. 대표 공원시설로 어울림 숲(공공정원), 청년의 숲, 치유의 숲(도심형 캠핑장), 가족의 숲(빗물체험원), 풍암호수(호수, 수변데크, 전망대, 호수백사장, 물놀이마당) 등이 조성될 예정이다.

중앙공원이 현 계획대로만 조성된다면 뉴욕 센트럴파크처럼 10년 후, 100년 후에도 미래 세대에게 가족과 함께 친구와 함께 할 수 있는 공간, 휴식과 여유를 줄 수 있는 대표 녹지 공간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공원의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면 국가나 지방공공단체가 공중의 보건, 휴양, 놀이 따위를 위해 마련한 정원, 유원지, 동산 등의 사회시설을 말한다. 다시 말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등의 기관이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공원시설을 조성하고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광주시 도시공원은 2024년 현재 643개소에 1894만 6000㎡에 이르고 그 기능 및 주제에 따라 근린공원과 어린이공원, 소공원, 문화공원, 역사공원, 체육공원 등으로 관리되고 있다. 이 가운데 공원 조성이 완료돼 중점 관리되고 있는 공원은 443개소다.

광주시가 현재 조성 중이거나 조성 예정인 공원은 24개소로 직접 5000여억원을 들여 재정공원 15개소를 조성하고 있다. 시는 또 나머지 9개 공원(10개 사업지) 713만3000㎡ 부지는 민간공원특례사업에 따라 민간자본 1조 5455억원을 투입해 우리나라 최고 수준의 공원으로 조성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오는 2027년 완료를 목표로 진행중인 재정·민간공원 24개소 조성사업이 마무리되면 그 면적만 909만 3000㎡로, 광주시 도시공원 전체 면적의 48%를 차지하게 된다. 이같은 대규모 도심 공원 조성 사업은 현 세대를 넘어 미래 세대의 삶까지도 윤택하게 하는 자양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2045 탄소중립 에너지 자립 도시를 선언한 광주시는 현재 훼손된 녹지 복원, 습지보호지역 지정, 도시숲 총량제 도입, 그린 스트리트 조성, 미세먼지 차단 숲, 도시 바람길 숲 등 생활권 숲 조성 확대, 신규조림 조성, 흡수원 복원 등 탄소흡수원 확충 사업에도 집중하고 있다. 광주시는 특히 매년 공원녹지 등을 확충해 온실가스 흡수량을 증가시키고 있으며 이같은 노력은 도시의 쾌적성 증진과 휴식 및 안락, 심리적 안정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광주시는 요즘 ‘공원과 주거, 업무 그리고 꿀잼 문화가 있는 ‘Compact-City’ 조성을 준비하고 있다. 물론 그 중심에는 도심 공원이 자리잡고 있다. 기존처럼 도심에 건물을 배치한 뒤 남은 공간을 녹지로 채우는 방식이 아닌, 도심 공원 등 녹지공간을 먼저 배치한 뒤 녹지에 어울리는 건물을 건축해 주거·업무·문화·여가·녹지가 공존하는 Compact-City(도시 속의 도시)를 조성하는 게 핵심이다.

이는 광주시가 대규모 공원 조성과 함께 나아가야 할 방향을 잘 보여주는 예시이기도 하다. 광주 도심 속 643개소의 공원과 주거, 업무시설(일자리), 그리고 생활에 밀접한 놀이·문화가 인근에서 모두 이뤄지는 ‘Compact-City’로 전환되고 있는 지금, 광주시민이면 누구나 어느 곳에서 살아도 공원 속 삶을 향유할 수 있는 녹색 도시 광주를 상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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