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큐베이터를 꿈꾸는 문화기획자의 제언 - 정두용 (사)청년문화허브 감독
2024년 04월 05일(금) 00:00 가가
2014년 지역문화진흥법 시행에 따라 전국 여러 지역에서 문화전문인력 양성사업이 진행되어 왔다. 광주는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사업을 추진함에 따라 그 이전부터 문화전문인력 양성사업을 시작하였고 필자도 2006년 광주에 처음 생긴 문화기획자 양성과정을 통해 문화계에 입문하게 되었다. 그런데 그때부터 1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문화전문인력 양성사업 참여자들이 가장 아쉽다고 말하는 부분은 비슷하다. 교육 이후 실제 현장에서 문화 활동으로 이어지는 일이 저조하다는 점이다. 전문인력 양성과정이라고 하는데 교육만 받고 실제는 가벼운 진로탐색 교양 과정 정도에 그치게 된다는 지적이다.
필자 또한 그런 양성과정에 강사나 멘토 등으로 참여하며 자주 듣게 되는 두 가지 이야기가 있는데 거기서 기존 양성과정의 한계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예술인 창작지원 사업이 있다고 해서 지원사업 공고문을 쭈욱 살펴봤는데 지원서 쓰는 거 바로 포기하게 되더라고요. 무슨 말인지 모르겠고 너무 복잡하거든요. 혹시 선정되더라도 예산집행지침에 맞춰 사용할 엄두가 안나더라구요. 저는 지금까지 예술하는 것만 배웠지, 지금 대학원 다니고 있는데도 기획에 대해서는 전혀 배워본 적이 없어요. 그래서 간단한 공연을 할 때도 기획사에 돈 주고 맡기기만 했거든요. 교수님들도 그렇게 하시고요.”
첫 번째 한계는 기존 양성과정들이 문화예술이론, 성공사례 중심의 특강 위주로 진행되다 보니 과정을 마친 후에도 실제 필요한 문화기획 실무를 전혀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필자도 마찬가지였다. 양성과정을 통해 멋진 문화기획 사례들을 접하며 “와 나도 저런 기획을 하고 싶다” 하는 꿈은 꿀 수 있었지만, 꿈을 현실화하기 위해 필요한 실무는 전혀 배울 수 없었다. 실제로 문화사업을 하기 위해 회사는 어떻게 설립해야 하는지, 기획서를 어떻게 써서 어디에 제안해야 예산을 확보할 수 있는지, 홍보는 어떻게 하고 행정과 예산 집행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막막한 일 투성이었다.
“양성만 하면 뭐하나요? 교육 끝나고 나서 우리도 A/S 해주면 좋겠어요. 지속적으로 궁금한 거 물어볼 수도 있고 정보, 사람, 일자리, 일거리를 연결해주는 비빌 언덕이 있으면 좋겠어요. 막상 배운 걸 활용해서 뭔가 하려고 해도 함께 할 동료도 없고, 모일 수 있는 공간도 없고 시작할 엄두가 잘 안나요.”
두 번째 한계는 양성과정을 수료한 이후에 배운 걸 활용해 새로운 일을 벌일 수 있는 인프라 즉 비빌 언덕, 기회, 동료, 공간 등이 있는 지속적 성장 플랫폼이 제공되어야 하는데 기존 양성과정에서는 사업기간 동안 교육 자체에만 초점을 맞춰 진행하고 사업기간이 종료되면 모든 과정이 끝나버린다는 점이다.
필자는 광주시의 지원을 받아 문화전문인력 양성과정 ‘호랭이스쿨’을 2021년부터 운영해 오고 있는데 ‘실전형 문화기획학교’라는 정체성과 대안대학이라는 비전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 본인의 프로젝트 실습 과정과 연계해 실제 문화기획의 시작부터 끝까지 경험하며 현장에서 바로 일할 수 있는 실무 능력을 양성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아이러니하게 기존 문화전문인력 양성과정에서 가장 소홀하게 다루는 행정과 회계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현장 문화활동으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무척 많은데 품의서, 지출결의서, 공문, 비교견적서 등 행정문서에 익숙해지고 영수증도 직접 붙여보며 회계를 경험하도록 해본다.
특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대안대학을 지향하고 있다는 것이다. 문화전문인력 양성과정은 교육만 제공되는 교육 프로그램 관점에서 접근하면 실제적인 효과가 미미할 수밖에 없다. 대학을 생각해보면 명확하다. 대학이 단순히 수업 들으러 가는 곳인가? 그곳에서 동기, 선후배 등 동료를 만나고, 뜻이 맞는 사람들과 커뮤니티가 형성되고, 강의실 외에도 공간 등 여러 인프라가 제공된다. 전문 문화기획자는 단순 교육 프로그램으로 나오는 게 아니라 비빌 언덕, 기회, 동료, 공간이 제공되는 인큐베이터에서 성장할 수 있다.
현재 광주가 문화중심도시가 되는 데 가장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은 사실 시설(하드웨어)도 사업(소프트웨어)도 아닌 사람(휴먼웨어)이다. 문화중심도시를 지향하는 광주라면 그 어느 지역보다 탄탄한 문화전문인력 양성과정들이 다양하게 펼쳐졌으면 한다.
“양성만 하면 뭐하나요? 교육 끝나고 나서 우리도 A/S 해주면 좋겠어요. 지속적으로 궁금한 거 물어볼 수도 있고 정보, 사람, 일자리, 일거리를 연결해주는 비빌 언덕이 있으면 좋겠어요. 막상 배운 걸 활용해서 뭔가 하려고 해도 함께 할 동료도 없고, 모일 수 있는 공간도 없고 시작할 엄두가 잘 안나요.”
두 번째 한계는 양성과정을 수료한 이후에 배운 걸 활용해 새로운 일을 벌일 수 있는 인프라 즉 비빌 언덕, 기회, 동료, 공간 등이 있는 지속적 성장 플랫폼이 제공되어야 하는데 기존 양성과정에서는 사업기간 동안 교육 자체에만 초점을 맞춰 진행하고 사업기간이 종료되면 모든 과정이 끝나버린다는 점이다.
필자는 광주시의 지원을 받아 문화전문인력 양성과정 ‘호랭이스쿨’을 2021년부터 운영해 오고 있는데 ‘실전형 문화기획학교’라는 정체성과 대안대학이라는 비전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 본인의 프로젝트 실습 과정과 연계해 실제 문화기획의 시작부터 끝까지 경험하며 현장에서 바로 일할 수 있는 실무 능력을 양성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아이러니하게 기존 문화전문인력 양성과정에서 가장 소홀하게 다루는 행정과 회계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현장 문화활동으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무척 많은데 품의서, 지출결의서, 공문, 비교견적서 등 행정문서에 익숙해지고 영수증도 직접 붙여보며 회계를 경험하도록 해본다.
특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대안대학을 지향하고 있다는 것이다. 문화전문인력 양성과정은 교육만 제공되는 교육 프로그램 관점에서 접근하면 실제적인 효과가 미미할 수밖에 없다. 대학을 생각해보면 명확하다. 대학이 단순히 수업 들으러 가는 곳인가? 그곳에서 동기, 선후배 등 동료를 만나고, 뜻이 맞는 사람들과 커뮤니티가 형성되고, 강의실 외에도 공간 등 여러 인프라가 제공된다. 전문 문화기획자는 단순 교육 프로그램으로 나오는 게 아니라 비빌 언덕, 기회, 동료, 공간이 제공되는 인큐베이터에서 성장할 수 있다.
현재 광주가 문화중심도시가 되는 데 가장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은 사실 시설(하드웨어)도 사업(소프트웨어)도 아닌 사람(휴먼웨어)이다. 문화중심도시를 지향하는 광주라면 그 어느 지역보다 탄탄한 문화전문인력 양성과정들이 다양하게 펼쳐졌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