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 해법을 위한 5대 방안 - 정명호 전남대의대 순환기내과 명예교수 광주보훈병원 순환기내과 부장
2024년 04월 03일(수) 23:30 가가
지난 40여 년간 필수의료인 순환기내과 교수로 근무해왔다. 특히 막힌 심장혈관으로 인한 협심증 혹은 심근경색증을 치료하는 심장혈관중재술을 전공한 후 올해 2월에 정년퇴임하고 현재는 광주보훈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다. 1987년 내과 전문의를 취득한 이후 전남대병원에서 전임의를 시작했을 당시에는 내과 전문의만 취득하면 풍요로운 생활을 영위할 수 있었지만 대학병원에서 무급으로 근무하며 심장중재술을 해왔다. 그동안 수많은 협심증·심근경색증 환자들을 심장중재술로 치료하면서 휴가 한 번 가지 못하고 시간적, 경제적으로 힘든 세월을 보내기도 했지만 의사로서 위급한 환자를 도울 수 있다는 보람으로 힘든 세월을 견뎌 낼 수 있었다.
심장병 환자들을 효과적으로 치료하기 위해 미국 메이요 클리닉 연수를 다녀왔다. 1996년부터 밤이나 주말에는 돼지 심장실험을 하면서 새로운 치료법 연구에 매진해 현재까지 ‘3730마리’라는 세계 최다 돼지 심장실험을 진행해 새로운 심장병 치료법을 개발했다. 2005년부터는 한국인 급성 심근경색증 등록 연구를 시작해 심근경색증 분야에서 가장 많은 430편의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현재까지 작성한 논문은 1979편, 특허 84건, 저서 96권으로 국내 최고의 연구 성과를 거뒀다고 할 수 있다.
지난 40년 동안 필수의료를 지켜왔지만 최근 정부와 의료계가 의대 정원에 대한 의견 차이로 갈등이 심해지면서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나고, 교수들이 사직을 하는 현실을 보며 무척 허탈한 마음뿐이다. 하루 빨리 정부와 의료계가 대화를 통해 사태를 해결하길 기원하며 의대 증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다섯 가지 방안을 제시해 본다.
첫째, 필수의료 활성화 방안을 꾀해야 한다. 무급 전임의를 하면서도 환자를 돕는다는 보람으로 자부심을 갖고 근무했다. 주말이나 휴일에도 일하면서 정신적, 육체적으로 힘든 시절을 견뎌 냈다. 하지만 최근에는 시대가 바뀌었다. 젊은 의사들은 심장혈관중재술을 회피하고 필수의료 분야를 떠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두 가지다. 심장혈관중재술 수가는 선진국에 비해 1/10 정도로 성형술보다 적고, 의료 분쟁 리스크는 아주 크기 때문이다. 필수의료 분야 활성화를 위해서는 의료수가 및 당직비에 대한 배려와 의료분쟁 발생시 적절한 지원이 필요하다.
둘째, 연구하는 의사를 양성해야 한다. 현재 의대 졸업생 3000명 중 기초의학인 해부학, 생리학, 병리학, 생화학, 미생물학 등을 전공하는 학생은 거의 없다. 모두가 임상 분야를 선택하고 그 중 임상교수가 되더라도 기초 및 중개연구를 하는 임상의사는 거의 없다. 기초 의학을 전공하는 의사와 연구하는 임상의사를 육성하지 않으면 의대 증원을 추진할 수도, 의학발전을 꾀할 수도 없다.
셋째, 국립병원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현재 우리나라 보건복지 예산의 80% 이상이 복지 예산이며, 보건 예산은 20%에 불과하다. 보건 예산을 전폭적으로 증액해 국립대학병원 및 보훈병원과 같은 국립병원의 시설 투자 및 우수 의료진을 확보해야 한다. 국립대학병원의 시설이 적어도 대기업이 운영하는 사립병원보다 우수해야 하며, 국립의대 장학금을 확대해 우수 학생들을 뽑아야 한다.
넷째, 국토의 균형 발전도 중요하다. 우리나라 인프라 대부분이 서울에 집중된 탓에 지방은 갈수록 황폐해지고 있다. 공공기관과 대기업이 지방으로 이전하고 지역 일자리 창출, 우수 학교 설립 등 지역간 격차 해소가 이뤄져야 의사들이 지방 병원에서 근무할 수 있다.
다섯째,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은 단계적으로 오랜 시간 준비해 시행해야 한다. 일본도 우리와 비슷한 의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10년동안 의사를 20% 늘려 9000명이 됐다고 한다. 우리도 의대 정원을 2000명을 늘릴 계획이라면 일본처럼 의료현황을 파악해 점진적으로 증원을 하면 더욱 좋겠다. 특히 일본처럼 의사협회와 대화를 통해 적정인력을 단계적으로 증원하고 충분한 예산을 확보하면서 진행하면 좋을 듯 싶다.
우리나라는 전 국민에게 의료혜택을 주는 등 좋은 의료복지 제도를 갖춘 세계에서 보기 드문 모범적인 국가다. 지난 40년간 필수의료 최전선에서 근무하고 정년퇴임을 한 후에도 국립병원인 보훈병원에서 근무하는 의사로서, 현재 의대정원 증원에 대한 의견을 정리해 보았다. 빠른 시일 내 의료 문제가 해결돼 의사들이 국민들을 위해 봉사하고 의학연구도 할 수 있는 날이 오길 기원한다.
둘째, 연구하는 의사를 양성해야 한다. 현재 의대 졸업생 3000명 중 기초의학인 해부학, 생리학, 병리학, 생화학, 미생물학 등을 전공하는 학생은 거의 없다. 모두가 임상 분야를 선택하고 그 중 임상교수가 되더라도 기초 및 중개연구를 하는 임상의사는 거의 없다. 기초 의학을 전공하는 의사와 연구하는 임상의사를 육성하지 않으면 의대 증원을 추진할 수도, 의학발전을 꾀할 수도 없다.
셋째, 국립병원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현재 우리나라 보건복지 예산의 80% 이상이 복지 예산이며, 보건 예산은 20%에 불과하다. 보건 예산을 전폭적으로 증액해 국립대학병원 및 보훈병원과 같은 국립병원의 시설 투자 및 우수 의료진을 확보해야 한다. 국립대학병원의 시설이 적어도 대기업이 운영하는 사립병원보다 우수해야 하며, 국립의대 장학금을 확대해 우수 학생들을 뽑아야 한다.
넷째, 국토의 균형 발전도 중요하다. 우리나라 인프라 대부분이 서울에 집중된 탓에 지방은 갈수록 황폐해지고 있다. 공공기관과 대기업이 지방으로 이전하고 지역 일자리 창출, 우수 학교 설립 등 지역간 격차 해소가 이뤄져야 의사들이 지방 병원에서 근무할 수 있다.
다섯째,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은 단계적으로 오랜 시간 준비해 시행해야 한다. 일본도 우리와 비슷한 의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10년동안 의사를 20% 늘려 9000명이 됐다고 한다. 우리도 의대 정원을 2000명을 늘릴 계획이라면 일본처럼 의료현황을 파악해 점진적으로 증원을 하면 더욱 좋겠다. 특히 일본처럼 의사협회와 대화를 통해 적정인력을 단계적으로 증원하고 충분한 예산을 확보하면서 진행하면 좋을 듯 싶다.
우리나라는 전 국민에게 의료혜택을 주는 등 좋은 의료복지 제도를 갖춘 세계에서 보기 드문 모범적인 국가다. 지난 40년간 필수의료 최전선에서 근무하고 정년퇴임을 한 후에도 국립병원인 보훈병원에서 근무하는 의사로서, 현재 의대정원 증원에 대한 의견을 정리해 보았다. 빠른 시일 내 의료 문제가 해결돼 의사들이 국민들을 위해 봉사하고 의학연구도 할 수 있는 날이 오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