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과 수제맥주로 꾸미는 산촌마을 - 오덕수 장성군 북하면 별내리마을 사무장
2024년 04월 01일(월) 21:30 가가
별을 보며 맥주를 만드는 산촌마을. 낭만적이지만 현실적인 이야기를 하려 한다. 분명 낭만적이고 색다른 이야기임은 분명하지만, 별과 맥주가 어떻게 전남의 한 산촌마을에 자리 잡게 되었는지 그리고 왜 그래야 했는지를 말해볼까 한다. 필자는 장성군 북하면에 있는 한 산촌마을 사무장으로 11년째 귀촌생활을 하고 있다. 우리 마을은 장성군 지정 농촌체험 휴양마을이면서 산림청에서 조성한 산촌생태마을이다. 내장산국립공원 내에 있는 터라 산과 숲과 계곡이 맑고 깨끗하게 잘 보존돼 있다.
2013년 40대 초반의 비교적 젊은 나이에 마을 사무장으로 오게 되었고, 지금까지 운영하는 체험센터를 중심으로 마을사업을 추진하는 임무를 맡게 되었다. 그때 우리 체험센터 옥상에 작은 천문대 돔과 3대의 천체망원경이 있었다. 마을 산 어귀에 돌무더기 터가 있는데 주민들은 그것을 ‘첨성대 터’라고 불러왔고 산촌생태마을 조성 당시 주민들이 마을 사업을 추진하면서 특색있는 체험으로 첨성대 터에서 모티브를 따서 천문 체험을 시작하게 됐다고 한다. 그럴싸한 이야기와 아이디어가 만나 지금의 우리 마을엔 산촌 천문대가 있고 밤하늘의 낭만과 과학이 접목된 천문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천문 또는 천체망원경과 전혀 연관이 없는 삶을 살아온 필자가 업무 때문에 밤하늘을 배우고 천체망원경을 배우기는 결코 쉽지 않았다. 더욱이 모든 것들은 밤에 이뤄져야 하는데 밝은 밤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곳만 찾아 가 배우는 게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었지만 다행히 도와주고자 하는 분들을 만나 하나하나 배워 나가며 체험 프로그램으로 자리를 잡아가게 되었다. 처음엔 단순히 천체망원경으로 밤하늘에 보이는 행성과 별자리, 은하 등을 체험했지만 이후 별자리 컵 만들기, 별자리 그림 그리기, 모형 망원경 만들기, 영상 수업 등 꾸준히 새로운 체험 콘텐츠를 접목하고자 노력했고 지금까지 매우 잘 운영되고 있다.
하나의 체험을 완성했지만, 마을의 콘텐츠를 늘리고자 또 다른 체험으로 완성된 것이 농촌 수제 맥주다. 농촌마을에서 운영하는 체험은 대부분 학생 중심으로 되어 있는 것에 나는 ‘왜 어른 체험은 없을까?’라는 의문을 갖게 되었다. 우연한 기회에 맛본 농촌 수제 맥주는 신세계 같았다. ‘이것을 해야겠다’ 결심하고 나니 강원도 홍천군까지 먼 길도 길게 느껴지지 않았고, 숙박을 해가며 배움의 즐거움에 피곤함이 느껴지지 않았다.
우여곡절도 많았다. 잠깐 한눈을 파는 사이에 몰트(Malt·맥주원료가 되는 맥아)가 끓어 넘쳐 버리기도 하고, 어떤 공정에서 놓쳤는지 알 수 없는 실수로 다 만든 맥주를 버리기도 했다. 그렇게 2년 정도의 시간에 걸쳐 나는 맥주 만드는 사람이 되었고, 각고의 노력 끝에 지난해에는 맥주 2종 ‘별내리 페일에일’과 ‘별내리 스타우트’를 식품의약품안전처 품목 보고를 통해 생산자로서 소비자와 만날 수 있는 자격을 갖게 되었다. 지금은 마을 한 켠의 버려진 공간을 주민공동체와 함께 개조해 작게나마 양조 시설을 갖추고 농촌 수제 맥주 양조(釀造)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시음객들 눈이 동그래지면서 너무 맛있다고 할 때면 그동안의 수고가 보람으로 바뀐다.
이런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하면 “시골에서 왜 그런걸 하냐?”고 반문하고는 한다. 농촌도 단지 농·임산물을 재배하고 판매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농촌은 이미 오래전부터 농촌의 정서를 담은 다양한 이야깃거리와 문화를 만들어 내고자 노력하고 있다. 별을 보여준다고 사람이 수천 명씩 몰려오지는 않는다. 맥주를 만든다고 대기업과 경쟁해 많은 수익을 낼 수도 없다. 하지만 가치는 금전에만 담겨있지 않다. 도시보다 아름다운 환경에서 더 풍성하고 사람다운 이야기가 풍부한 곳이 농촌이고 산촌이다.
체험 프로그램 몇 가지 운영한다고 마을과 주민 소득 증대에 이바지한다는 거창한 목표는 없다. 단지 멀지 않은 곳에서 도시민과 만나고 도시와 농촌이 어우러지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에 의미와 역할을 두고자 한다. 지금까지 쉽지는 않았지만 힘든 만큼 보람 있는 일이라 자부한다. 따사로운 봄날 유명 관광지 대신 너른 마음으로 늘 반기는 농촌을 한번 찾아가 보는 것은 어떨까.
우여곡절도 많았다. 잠깐 한눈을 파는 사이에 몰트(Malt·맥주원료가 되는 맥아)가 끓어 넘쳐 버리기도 하고, 어떤 공정에서 놓쳤는지 알 수 없는 실수로 다 만든 맥주를 버리기도 했다. 그렇게 2년 정도의 시간에 걸쳐 나는 맥주 만드는 사람이 되었고, 각고의 노력 끝에 지난해에는 맥주 2종 ‘별내리 페일에일’과 ‘별내리 스타우트’를 식품의약품안전처 품목 보고를 통해 생산자로서 소비자와 만날 수 있는 자격을 갖게 되었다. 지금은 마을 한 켠의 버려진 공간을 주민공동체와 함께 개조해 작게나마 양조 시설을 갖추고 농촌 수제 맥주 양조(釀造)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시음객들 눈이 동그래지면서 너무 맛있다고 할 때면 그동안의 수고가 보람으로 바뀐다.
이런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하면 “시골에서 왜 그런걸 하냐?”고 반문하고는 한다. 농촌도 단지 농·임산물을 재배하고 판매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농촌은 이미 오래전부터 농촌의 정서를 담은 다양한 이야깃거리와 문화를 만들어 내고자 노력하고 있다. 별을 보여준다고 사람이 수천 명씩 몰려오지는 않는다. 맥주를 만든다고 대기업과 경쟁해 많은 수익을 낼 수도 없다. 하지만 가치는 금전에만 담겨있지 않다. 도시보다 아름다운 환경에서 더 풍성하고 사람다운 이야기가 풍부한 곳이 농촌이고 산촌이다.
체험 프로그램 몇 가지 운영한다고 마을과 주민 소득 증대에 이바지한다는 거창한 목표는 없다. 단지 멀지 않은 곳에서 도시민과 만나고 도시와 농촌이 어우러지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에 의미와 역할을 두고자 한다. 지금까지 쉽지는 않았지만 힘든 만큼 보람 있는 일이라 자부한다. 따사로운 봄날 유명 관광지 대신 너른 마음으로 늘 반기는 농촌을 한번 찾아가 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