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퍼저축은행의 새로운 꿈을 위한 제언- 김민철 조선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 KBS N 스포츠 배구 해설위원
2024년 03월 20일(수) 21:30 가가
지난 2022-2023 시즌 유독 프로배구와 관련된 페퍼저축은행의 기사들이 늘어났다. 시즌 중반 도로공사의 이고은 세터와 GS칼텍스에서 뛰던 리베로 오지영의 이적 소식이 들렸기 때문이다. 2023-2024 시즌을 앞두고는 FA 최대어 중 하나인 박정아와 특급 용병 야스민 선수, 그리고 미국 국가대표팀 코치를 역임한 조 트린지를 영입했다. 배구계는 세 번째 시즌을 준비하는 페퍼저축은행을 선두권을 위협하는 중상위권 전력으로 분류하는 데 이견이 없었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조 트린지 감독의 자율 배구는 페퍼저축은행의 경기력 향상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 또한 리그 초반 박정아와 야스민의 부진, 중앙 공격 블로킹 자원에 대한 약점이 고스란히 드러나면서 결국 23연패라는 치욕스러운 결과를 만들었다.
이는 이미 예견된 결과였을지 모른다. 리그 전 선임된 아헨 킴 감독은 리그를 시작하기도 전에 개인적인 문제로 미국으로 돌아갔고, 구단은 급하게 조 트린지 감독을 후임으로 선임했다. 또, 거금을 들여 영입한 세터 이고은 선수를 보호선수로 묶지 않아 도로공사로 돌아가는 해프닝이 있었고, 다시 이고은 선수를 찾아오는 과정에서 신인 드래프트 1순위 지명권을 도로공사에 양도하는 심각한 손실도 있었다.
구단 내부에서도 일부 선수들 간의 마찰로 리그 중 선수들이 이탈하는 상황이 발생했고, 주축 선수의 부진으로 팀은 연패를 거듭했다. 그래도 이경수 감독대행 체제에서 2연승을 기록한 것과 정규리그 1위 현대건설과의 대등한 경기력을 보인 6라운드는 내년 시즌의 발전 가능성을 보여준 대목이었다.
그러나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은 페퍼저축은행이기에, 배구 해설가 및 스포츠경영 전문가로서 필자가 생각하는 페퍼저축은행의 문제점과 해결 방안을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전하고자 한다.
첫째, 감독선임 문제다. 외국인 감독 대부분은 우수한 선수들이 즐비한 곳에서 팀을 이끌었기 때문에 국내 구단처럼 선수들의 가용 폭이 좁지 않다. 외국인 감독들이 한국에 와서 가장 당황하는 점을 열악한 선수자원으로 꼽는데, 결국 그들도 리그 후반에는 몇몇 주축 선수들로 공격 전술을 짜고 있으며, 이 부분에서는 국내 지도자와 별다른 차이가 없다. 다만 선수단의 장악 능력과 구단 운영의 리더십에서는 차이를 보이고 있어 국내 배구 환경을 잘 알고 선수들이 신뢰할 수 있는 강력한 리더십의 국내 지도자가 필요하다.
둘째, 지난 시즌 페퍼저축은행 4명의 코치진 모두 남자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다 보니 숙소 안에서 일어나는 구체적인 일들에 대해 알기엔 한계가 존재했고 선수들 간의 갈등을 빠르게 파악하는 데에도 어려움이 있었다. 새로운 코칭 스태프에서 반드시 여성 코치진의 합류가 필요하다고 보는 이유다.
셋째, 구단의 훈련 장소와 경기 장소의 이원화다. 지금 페퍼저축은행은 광주 염주체육관에서 훈련과 경기를 모두 진행하고 있다. 경기에는 최적의 장소이지만 훈련에 있어서 큰 체육관은 코치진과 선수들 간의 의사소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별도의 훈련장 마련도 페퍼저축은행과 광주시가 머리를 맞대서 풀어야 할 단기적인 과제일 것이다.
넷째, 배구경영 전문가의 영입이다. 아시아쿼터, 외국인 드래프트, 신인선수 드래프트, 선수 연봉계약, 미디어 대응, 연고 도시와의 협업, 기관과의 업무협약 등 프로배구단의 업무는 다양하고 복잡하다. 따라서 배구단 경영에 전문성을 가진 사무국이 필요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현재 사무국 직원들을 페퍼저축은행 소속으로 영입하고, 외부 자문위원들의 보강을 통해 배구단 운영에 전문성을 높여야 할 것이다.
이제 6개월 후면 페퍼저축은행은 네 번째 시즌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좋은 경기력을 위해서는 냉철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구단 목표 및 방향 설정과 위에서 지적한 네 가지 문제들의 해결이 우선시 돼야 한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듯이 아무리 우수한 선수들이 있더라도 선두들 간의 조직력이 가장 중요한 만큼 이를 위한 페퍼저축은행의 뼈를 깎는 변화가 있을 때 AI페퍼스가 비로소 봄 배구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는 이미 예견된 결과였을지 모른다. 리그 전 선임된 아헨 킴 감독은 리그를 시작하기도 전에 개인적인 문제로 미국으로 돌아갔고, 구단은 급하게 조 트린지 감독을 후임으로 선임했다. 또, 거금을 들여 영입한 세터 이고은 선수를 보호선수로 묶지 않아 도로공사로 돌아가는 해프닝이 있었고, 다시 이고은 선수를 찾아오는 과정에서 신인 드래프트 1순위 지명권을 도로공사에 양도하는 심각한 손실도 있었다.
첫째, 감독선임 문제다. 외국인 감독 대부분은 우수한 선수들이 즐비한 곳에서 팀을 이끌었기 때문에 국내 구단처럼 선수들의 가용 폭이 좁지 않다. 외국인 감독들이 한국에 와서 가장 당황하는 점을 열악한 선수자원으로 꼽는데, 결국 그들도 리그 후반에는 몇몇 주축 선수들로 공격 전술을 짜고 있으며, 이 부분에서는 국내 지도자와 별다른 차이가 없다. 다만 선수단의 장악 능력과 구단 운영의 리더십에서는 차이를 보이고 있어 국내 배구 환경을 잘 알고 선수들이 신뢰할 수 있는 강력한 리더십의 국내 지도자가 필요하다.
둘째, 지난 시즌 페퍼저축은행 4명의 코치진 모두 남자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다 보니 숙소 안에서 일어나는 구체적인 일들에 대해 알기엔 한계가 존재했고 선수들 간의 갈등을 빠르게 파악하는 데에도 어려움이 있었다. 새로운 코칭 스태프에서 반드시 여성 코치진의 합류가 필요하다고 보는 이유다.
셋째, 구단의 훈련 장소와 경기 장소의 이원화다. 지금 페퍼저축은행은 광주 염주체육관에서 훈련과 경기를 모두 진행하고 있다. 경기에는 최적의 장소이지만 훈련에 있어서 큰 체육관은 코치진과 선수들 간의 의사소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별도의 훈련장 마련도 페퍼저축은행과 광주시가 머리를 맞대서 풀어야 할 단기적인 과제일 것이다.
넷째, 배구경영 전문가의 영입이다. 아시아쿼터, 외국인 드래프트, 신인선수 드래프트, 선수 연봉계약, 미디어 대응, 연고 도시와의 협업, 기관과의 업무협약 등 프로배구단의 업무는 다양하고 복잡하다. 따라서 배구단 경영에 전문성을 가진 사무국이 필요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현재 사무국 직원들을 페퍼저축은행 소속으로 영입하고, 외부 자문위원들의 보강을 통해 배구단 운영에 전문성을 높여야 할 것이다.
이제 6개월 후면 페퍼저축은행은 네 번째 시즌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좋은 경기력을 위해서는 냉철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구단 목표 및 방향 설정과 위에서 지적한 네 가지 문제들의 해결이 우선시 돼야 한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듯이 아무리 우수한 선수들이 있더라도 선두들 간의 조직력이 가장 중요한 만큼 이를 위한 페퍼저축은행의 뼈를 깎는 변화가 있을 때 AI페퍼스가 비로소 봄 배구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