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건강관리- 박준규 상무365한방병원 한의사
2024년 03월 07일(목) 00:00
요즘 들어 긴 겨울의 마지막을 알리는 비가 잦다. 겨울은 기온이 떨어지면서 난방을 하게 되고 건조함으로써 생기는 증상과 질병이 더 심해지는 계절이다.

그와 달리 봄철은 세상의 수분이 충만해지고 기온이 올라가면서 동물은 활동을 많이 하게 되고, 식물들은 깊이 숨죽이고 있다가 새싹을 틔우고 급격한 성장을 하는 계절이다. 사람의 몸은 자연과 함께 움직인다. 해가 뜨면 일어나고 온몸의 기능이 활성화되고 해가 지면 기능이 떨어지면서 잠들어 낮 동안 무리해서 사용한 신체를 회복시킨다.

계절적으로도 비슷한 원리가 작동한다. 더운 계절에는 신체의 기능이 활성화되어 많이 사용을 함으로써 피로가 누적되고, 추운 계절은 신체 기능이 떨어지면서 손상된 신체를 회복시키게 된다. 한의학에서는 이를 음양과 오행의 원리로 설명을 하는데 생장화수장(生張化收藏 : 봄에는 발생하고 여름은 무성하게 자라고 장마철에는 변화가 일어나서 가을에는 거두어 들이고 겨울에는 갈무리한다)으로 설명을 한다. 또한 오행원리에 의해서 계절을 각 장기에 배속시키는데 봄은 간, 여름은 심장, 장마철에는 비위, 가을은 폐, 겨울에는 신장에 해당한다. 동양철학에서의 간은 실체를 갖고 있는 장기뿐만 아니라 그에 해당하는 기능적인 측면들을 모두 포함하게 된다.

지나치게 정형화된 패턴을 만드는 측면은 있지만 철학에서 나온 동양의학은 수 천 년간 누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맞는 이론은 살아남고 맞지 않는 이론은 새로운 대안을 만들어서 생존해왔다.

봄철은 새싹처럼 발생하고 간에 해당하는 계절이다. 새로이 무엇인가를 발생시키기 위해서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계절이다. 봄에 춘곤증이라는 표현이 나오는 것은 기운이 올라가고 외부로 뻗어 나가기 위해서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데 충분하지 못하기 때문에 식사를 한 이후에 기운이 손발 끝까지 가지 못해서 나른하고 머리로 가지 못해서 어지럽거나 졸리게 된다.

그래서 봄철에는 그 계절에 뻗어나는 기운을 많이 품고 있는 봄나물을 많이 먹을 것을 권한다. 영양학적으로는 겨울에 섭취하기 어려웠던 다양한 영양분을 포함하고 있는 냉이나 쑥, 머위, 씀바귀 등은 매우 좋은 봄나물이다.

한약 중에 ‘보중익기탕’이라는 처방이 있는데 이 처방의 명칭은 ‘중기(중기)를 보하여 기운을 더한다’라는 의미이다. 중기라 함은 비위의 기운을 말하는데 먹어서 만드는 기운을 말한다. 비위라고 말하는 장기는 소화기관이며 먹고 숨쉼으로써 기운을 만들고 사지와 머리로 보내는데 이 기운이 떨어질 때 배가 차고, 어지럽고, 손발이 느른한 증상 즉 춘곤증과 매우 유사한 증상이 생긴다. 이 처방중 시호와 승마라는 약재는 간에 작용하고 기운을 끌어올리는 약재이다. 이와 같은 증상이 있는 분들은 이 처방을 봄에 연하게 차로 마시는 것을 추천한다.

겨울 내내 실내에서 생활을 하기 때문에 근력이 떨어진 분들은 가벼운 걷기 운동이나 느린 속도로 뛰는 운동을 시작해서 근력을 끌어올리면 활력이 올라가게 된다. 그리고 나서 봄나물을 충분히 먹고 봄에 좋은 보중익기탕을 연하게 차로 복용하는 것을 권한다.

또한 겨울 동안 실내에서 활동하면서 운동량이 적다가 봄이 되어 외부 활동이 늘어나면서 스포츠 손상이 많이 발생하게 된다. 격렬한 운동을 하기 전에 충분히 준비운동을 해서 굳어진 관절을 유연하게 하는 것이 부상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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