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품질관리사 김대성 기자의 ‘농사만사’] 봄, 한해 농사일 첫걸음 떼는 계절
2024년 03월 03일(일) 19:15 가가
풍년농사 준비…꽃 구경도 좋지만 쑥·냉이 캐며 힐링하세요
3월 봄이다.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로 살랑이는 바람은 생물의 생명점을 자극해 세상을 향해 고개를 내밀게 하고, 적당히 내리쬐는 햇살은 이를 찬양하듯 빛난다.
농사란 자연을 대상으로 하고 계절을 따르며 자라는 작물을 가꾸는 일이므로 모든 과정이 다 때가 있고 시기를 놓쳐서는 안 된다. 그래서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의 마음과 같이 온갖 지성과 사랑을 쏟아부어야만 풍년의 결실을 이룩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 가운데서도 봄철농사는 특별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
봄철은 한해 농사일의 첫걸음을 떼는 계절이다. 한해 농사에서 알찬 열매를 거두는가 못 거두는가 하는 것은 봄철 농사일을 제철에 잘하는지 못하는지에 달려있다. 우리 선조들은 어느 한 계절의 농사도 소홀히 한 적이 없었지만, 특별히 한해 농사의 출발인 봄철 농사를 중요하게 여긴 것도 이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전통은 현대인에게도 그대로 전수됐다. 3월이면 어김없이 전업농이 모 기르기에 필요한 볍씨와 모판흙, 소독약제 준비에 나서는가 하면 지난 농약과 각종 농자재를 점검한다.
또 보리류 습해 예방을 위한 배수로 관리와 사료작물 웃거름에도 신경을 쓰고 감자·고구마 육묘관리와 마늘·양파 노균병 예방, 시설채소 곰팡이병 확산에 대비한다.
도시농부들 역시 일제히 텃밭에 나와 밭을 갈고 비료를 뿌리며 한해 농사계획 세우기에 여념이 없다. 소박하지만 작은 결실을 바라며 새해 농사일에 나선다. 이 기간에 삽이나 호미 등 영농자재는 물론 상추씨 같은 종자까지 할인점 인기품목에 이름을 올릴 정도라고 하니 요즘 텃밭 가꾸기 열풍이 어느 정도인지 실감할 수 있다.
하지만 살랑 되듯 부는 바람에 마음 설레는 3월은 유혹의 계절이기도 하다. 겨우내 움추렸던 나무에 꽃이 피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봄을 알리는 꽃은 매화다. 언 땅 위에 고운 꽃을 피워 맑은 향기를 뿜어내는 매화는 봄꽃 중에서 가장 이르게 개화하는 꽃으로 대개 2월 말에서 3월 초에 꽃망울을 터뜨린다. 3월 말에는 산수유꽃과 개나리가 봄을 알린다. 그리고 벚꽃과 진달래는 개나리보다 3~4일 정도 늦게 피어나 4월 초·중순에 만개한다. 행락철로 꽃놀이가 몰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꽃과는 별개로 봄철 우리를 유혹하는 또 다른 것이 있으니, 길가 언덕이나 논밭 고랑에 지천으로 있는 쑥과 냉이 등이 그것이다. 조금 있으며 주변 야산 여기저기에서 고개를 내밀 고사리 또한 자연이 주는 선물이다. 비가 내리고 나면 쑥쑥 자라는 고사리를 생각하면 괜히 마음이 풍성해지는 것 같다.
최근 광주천을 걷다 옹기종기 모여 쑥을 캐고 있는 어르신들을 목격했는데 20여 년 전 고향 집에 둥지를 틀고 살던 신혼 때 아내와 같이 쑥 캐러 갔던 때가 생각났다. 그래서인지 아내는 지금도 텃밭 근처에 자란 쑥과 냉이를 뜯기를 좋아한다. 봄이 선사하는 영양을 한껏 섭취하면 행복하기 때문이란다.
5일이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라는 경칩(驚蟄)이다. 선인들은 이날 보리싹의 성장을 보고 한 해 농사 풍흉을 점치고 무너진 흙담을 보수하며 한 해 농사일 준비에 들어갔다고 한다. 농사가 만사다. 이제, 우리도 힘차게 한 해 농사를 시작해보자.
/bigkim@kwangju.co.kr
농사란 자연을 대상으로 하고 계절을 따르며 자라는 작물을 가꾸는 일이므로 모든 과정이 다 때가 있고 시기를 놓쳐서는 안 된다. 그래서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의 마음과 같이 온갖 지성과 사랑을 쏟아부어야만 풍년의 결실을 이룩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 가운데서도 봄철농사는 특별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
도시농부들 역시 일제히 텃밭에 나와 밭을 갈고 비료를 뿌리며 한해 농사계획 세우기에 여념이 없다. 소박하지만 작은 결실을 바라며 새해 농사일에 나선다. 이 기간에 삽이나 호미 등 영농자재는 물론 상추씨 같은 종자까지 할인점 인기품목에 이름을 올릴 정도라고 하니 요즘 텃밭 가꾸기 열풍이 어느 정도인지 실감할 수 있다.
하지만 살랑 되듯 부는 바람에 마음 설레는 3월은 유혹의 계절이기도 하다. 겨우내 움추렸던 나무에 꽃이 피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봄을 알리는 꽃은 매화다. 언 땅 위에 고운 꽃을 피워 맑은 향기를 뿜어내는 매화는 봄꽃 중에서 가장 이르게 개화하는 꽃으로 대개 2월 말에서 3월 초에 꽃망울을 터뜨린다. 3월 말에는 산수유꽃과 개나리가 봄을 알린다. 그리고 벚꽃과 진달래는 개나리보다 3~4일 정도 늦게 피어나 4월 초·중순에 만개한다. 행락철로 꽃놀이가 몰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꽃과는 별개로 봄철 우리를 유혹하는 또 다른 것이 있으니, 길가 언덕이나 논밭 고랑에 지천으로 있는 쑥과 냉이 등이 그것이다. 조금 있으며 주변 야산 여기저기에서 고개를 내밀 고사리 또한 자연이 주는 선물이다. 비가 내리고 나면 쑥쑥 자라는 고사리를 생각하면 괜히 마음이 풍성해지는 것 같다.
최근 광주천을 걷다 옹기종기 모여 쑥을 캐고 있는 어르신들을 목격했는데 20여 년 전 고향 집에 둥지를 틀고 살던 신혼 때 아내와 같이 쑥 캐러 갔던 때가 생각났다. 그래서인지 아내는 지금도 텃밭 근처에 자란 쑥과 냉이를 뜯기를 좋아한다. 봄이 선사하는 영양을 한껏 섭취하면 행복하기 때문이란다.
5일이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라는 경칩(驚蟄)이다. 선인들은 이날 보리싹의 성장을 보고 한 해 농사 풍흉을 점치고 무너진 흙담을 보수하며 한 해 농사일 준비에 들어갔다고 한다. 농사가 만사다. 이제, 우리도 힘차게 한 해 농사를 시작해보자.
/big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