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내장 환자의 흡연과 음주 - 기홍석 안과의원 원장
2024년 02월 21일(수) 22:00
녹내장이란 진행하는 시신경 병증으로 특징적인 시신경의 형태학적 변화와 그에 따른 시야 결손의 기능적 변화를 보이는 질환들의 총칭으로 정의할 수 있다. 좀 더 쉽게 풀어 말하면, 눈으로 들어오는 시각 정보를 뇌에 전달해주는 시신경이 안압 등 여러가지 원인으로 인해 죽어가면서 시야의 결손을 초래하는 안질환이다.

현재 녹내장은 전세계적으로 황반변성, 당뇨병 망막증과 더불어 회복할 수 없는 가장 중요한 실명의 원인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녹내장은 40대 이후에 잘 발생한다. 유병률은 100명 중 2명 정도 발생하는 질환으로 결코 드문 질환은 아니다. 그런데 초기 녹내장은 눈에 아무런 증상이 없기 때문에 40대 이후에는 눈 건강 차원에서도 안과검진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녹내장은 단일 질환이라기 보다는 다양한 임상소견과 병리소견을 보이는 질환군이기 때문에 원인도 한가지로 단정할 수 없으며 치료 또한 안압 하강, 시신경 보호, 혈류 개선 등 여러가지 방법이 제시되고 있으나 현재까지는 안압 하강만이 유일하게 지속적인 시신경 손상과 시력 기능 손실을 늦추거나 막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행스럽게도 최근 여러가지 항녹내장 약제들의 개발과 녹내장 레이저, 수술 기법의 개발 및 발전으로 많은 녹내장 환자들이 실명에 이르지 않고 건강하게 정상적인 삶을 이어가고 있다.

녹내장은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으면 실명에 이를 수 있는 질환이지만 적절한 치료를 한다면 충분히 실명을 예방할 수 있어 조기 발견과 치료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그런데 진료실에서 녹내장 환자로부터 많이 듣는 질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흡연과 음주에 관한 것이다. 먼저 흡연은 녹내장 환자에게 아주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반드시 금연해야 한다. 담배 성분 중 하나인 니코틴은 혈관을 수축시키기 때문에 시신경으로 가는 혈액량을 줄여 시신경 손상을 가속시킨다. 또 흡연의 결과로 생기게 되는 타르는 발암 물질이다. 이 타르도 시신경 건강에 해로운 영향을 초래하는 것은 당연하다.

흡연시 발생하는 일산화탄소는 혈관내에서 헤모글로빈과 결합하여 체내 조직의 산소 공급을 저하시킨다. 결국 흡연은 시신경에 산소 공급도 저하시켜 시신경 손상을 가속화한다. 이렇듯 흡연은 이중 삼중으로 시신경에 해로운 영향을 미치고 시신경을 손상시켜 녹내장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렇다면 음주는 어떨까. 흡연과 달리 조금 복잡하다. 사실 성분으로만 이야기하면 적은 양의 음주는 혈관을 확장하는 알코올 성분의 특성상 오히려 긍정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과음을 하게 되면 한꺼번에 많은 양의 수분이 체내에 들어가게 되어 안압을 올리게 된다. 또한 과음에 의한 주취도 녹내장 치료에 악영향을 미친다. 구토와 구역질은 안압을 올리게 될 가능성이 있다. 또 과음으로 인해 약을 빼먹을 확률이 높아 치료를 제대로 못하게 될 것이다. 말기 녹내장 환자와 수술 환자에서 음주는 실명의 가능성을 9배 이상 높인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따라서 녹내장 환자는 금연은 물론이고 술에 대한 부분도 과하면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절주는 반드시 필요한 생활 수칙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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