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통해 방문인구 증가 애쓰는 강진과 고흥 - 나강열 전남연구원 책임연구위원
2024년 02월 16일(금) 00:00
방문인구를 체류인구로 전환하고 정주인구로 등록시키는 과정 속에서 지자체 간 보이지 않는 노력과 치열한 경쟁이 나타난다. 자기 지역에 많은 방문인구를 끌어모으기 위해 지자체장과 일선의 공무원들은 열정적으로 업무에 매진한다.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사소한 것도 놓치지 않으며, 관련 전문가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한다. 이를 통해 지역 내 잠재력이 높은 장소들이 방문객의 이목을 끌고 재방문율이 높아지는 등 지역과의 관계성이 축적되는 동기가 유발되고 있다.

방문인구를 유입시키는 효과적인 방법은 어떤 목적으로든 지역에 방문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는 것이다. 체류시간과 횟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방문 시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과 다양한 홍보채널 강화가 통용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강진 ‘반값 가족여행’ 추진과 고흥 ‘강소형 잠재관광지’ 선정은 관광을 통해 방문인구를 증가시키려는 의지라고 볼 수 있다.

강진 ‘반값 가족여행’은 강진군 관외 주민이 사전 승인을 받아 일정 기간 강진을 방문했다는 인증을 통해 본인이 지출한 금액의 50% 내에서 최대 20만 원까지 지역화폐로 환급받는 정책이다. 관외 주민의 체류시간, 소비 증가뿐만 아니라 환급받은 지역화폐를 사용하기 위해 강진 재방문율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고흥은 최근 한국관광공사가 공모한 ‘전남 강소형 잠재관광지’로 선정되었다. 성장 잠재력이 양호하다고 평가받은 ‘우주발사전망대’를 대상으로 준정부기관과의 협력체계를 통해 지방소멸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 이를 기반으로 방문인구가 생활인구로 전환되어 지역 인구 유입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시책들은 강진과 고흥을 제대로 알리는 것과 동시에 지역의 매력을 방문인구에 발산시켜 지역에서의 소비 창출을 유도하는 정책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강진과 고흥의 정책들이 지속성을 유지하고, 그 성과가 생활인구 증가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후속 시책에 대해서도 논의가 필요하다. 강진 ‘반값 가족여행’ 프로그램에 사전 신청자들을 잠재적인 생활인구 후보 계층으로 놓고 다양한 정책 수요들을 발굴하는 것이다. 합법적으로 구득할 수 있는 다양한 정보들을 기반으로 방문객의 수요와 지역의 매력도, 접근성, 충성도, 소비성 등을 추론해야 한다. 그리고 강진과 관계를 맺을 수 있는 핵심 계층을 찾아내고 이들에게 강진에서 방문하고 체류하는 기회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

고흥의 ‘강소형 잠재관광지’를 ‘완성형’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우주발사전망대와 주변 연계 자원을 차질 없이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스카이워크, 미르마루길과 모노레일, 쪽빛너울길 조성뿐만 아니라 남열해변을 ‘서퍼의 낙원’으로 브랜딩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변 빈집 소유자와 지방정부가 협약을 맺어 사용권을 장기간 체류하는 외지인들에게 우선 배정하는 사업도 시도해 봄직하다.

강진과 고흥에서 추진하고 있는 방문인구 증가 시책이 소기의 성과를 창출한다면 유사 정책들의 확장판들이 전남의 기초지자체에서 다양하게 시도될 것이다. ‘A’지자체는 가족 범위에서 벗어나서 회사 동료, 동호회 회원, 학교 동문들까지 인센티브 여행의 대상 계층으로 확대 운영할 수도 있다. ‘B’지자체는 관광의 범위에 국한하지 않고 생활형 기반시설 확대 프로그램을 통해 방문인구의 체류기간을 늘리는 아이디어를 발굴할 수도 있다. 방문인구를 통해 생활인구를 증가시키려는 다양한 시책들이 전남의 공통 융합사업으로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방문인구 증가는 지역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시작 단계이다. 한 번만 오는 지역보다는 두 번, 세 번 방문하는 체류인구를 자기지역에 늘려나가는 시책을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 번만 방문하는 인구가 없는 강진과 고흥, 그리고 전남을 위해 더 많은 시책들이 발굴되기를 응원한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시책들이 더욱 더 빛을 발할 수 있도록 한국관광공사와도 협력체계를 잘 구축하여 지속적으로 추진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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