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칙연산’ 정치 - 최권일 정치총괄본부장
2024년 02월 14일(수) 00:00
4월 총선을 앞두고 여야 정치권에서 느닷없는 ‘사칙연산’이 회자되고 있다. 사칙연산(四則演算)이란 산수의 기본이 되는 덧셈과 뺄셈, 곱셈, 나눗셈의 네 가지 연산을 말한다. 공천 과정이 진행중인 여야에서 덧셈과 뺄셈, 곱셈을 이용한 정치적 용어가 난무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친명(친 이재명)계와 친문(친 문재인)계가 공천 갈등을 빚으며 ‘덧셈 정치’ ‘뺄셈 정치’가 논란이 되고 있고, 국민의힘은 이를 겨냥해 ‘곱셈 정치’로 응수하고 있다.

최근 민주당 고민정 최고위원은 당내 공천 과정에서 “뺄셈의 정치가 극에 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는 임혁백 공천관리위원장과 친명계 인사들이 윤석열 정부 탄생에 기여한 인사들에게 책임있는 자세를 보이라고 한 발언을 비판한 것이다. 정권 재창출 실패를 이유로 전 정부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친문 진영 인사들을 공개적으로 겨냥한 것이다. 정권 심판을 위해서는 진보진영의 단합과 단결이 우선일텐데, 민주당이 친명계만을 위한 ‘뺄셈 정치’로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정권 재창출 실패에 친문 진영 인사들만 책임을 물을 것은 아니다.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대표도, 거대 여당이었던 민주당도, 그 많은 국회의원들도 책임을 피할 순 없다. 친문계로 영입했던 그 많던 인사들이 언제부터인가 슬그머니 친명계로 태도를 바꾸고, 친문계에 손가락질 하는 것도 웃지 못할 일이다. 이 대표는 연일 당의 단합과 단결을 강조하고 있지만, 주변 환경은 그렇지 못하다. 민주당은 지난 대통령 선거 때 탈당 인사들까지 복당시키는 ‘덧셈 정치’를 했다. 그런데 이번 총선을 앞두고는 자신의 사람들을 공천하기 위한 ‘뺄셈 정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이를 겨냥해 ‘곱셈의 정치’를 하겠다고 했다. 3 더하기 3이 6이 되지 않고 시너지 효과 때문에 9가 되는 정치를 하겠다는 취지다. 총선 후보 공천이 한창인 민주당도 이제 계파 간 편 가르기를 통한 뺄셈 정치를 할 것이 아니라 무엇이 범진보 진영에 승리를 안겨줄 수 있는지를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

/ck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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