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명량’ ‘한산’ ‘노량’에서 배우는 리더십 - 박안수 남광주농협 사외이사·경제학박사
2024년 02월 14일(수) 00:00
역사공부를 이제 막 시작한 초등학교 2학년 손자가 세종대왕과 이순신장군 중 누가 더 형님이며 누구를 더 존경하느냐고 묻는다. 잠시 머뭇거리다가 세종대왕의 나이가 아마 200년 정도 앞서지만 두 분 다 존경하는 위인이라고 즉답을 했다. 그럴 것이다. 우리 국민 중 가장 존경하는 역사적 인물이 다소 차이는 있지만 아마도 이 두 분이 아닐까 생각을 해 본다.

얼마 전 극장가에서는 ‘노량:죽음의 바다’가 상영됐다. 지상파 공영 TV에서는 ‘고려판 세종’이라고 하는 현종의 ‘고려거란전쟁’ 이 인기리에 방영 중으로 역사에서 승리했던 전쟁 중심으로 전개되는 듯 보인다.

벌써 10년 전 우리지역 해남과 진도사이 울돌목(명량해협)을 배경으로 한 김한민 감독의 ‘명량(鳴梁)’이라는 영화가 역대 최고치인 1761만 명의 관객을 극장가로 불러 모았다.

영화는 정유년인 1597년 경상도 칠전량전투에서 대패하고 겨우 남은 12척의 배가 있다는 장군의 소신과 당시 수군은 물론 진도, 해남 등 전라도 백성과 어선까지 동원해 군, 관, 민이 혼연일체가 돼 해전을 치른 내용을 담고 있다.

임진왜란에 대한 시리즈 영화는 대첩 순서가 바뀌어 상영됐다. 한산도대첩이 임진년인 1592년 7월에 장군이 전라도우수사로 있을 때 한산도까지 진군해 학의 날개 형태인 학익진(鶴翼陣)으로 왜선 59척을 격파한 전쟁이지만 영화 ‘한산’은 ‘명량’ 다음으로 상영됐다.

‘노량:죽음의 바다’는 3부작의 마지막 작품이다. 노량(露梁)은 경남 남해와 하동군에 위치한 마을 이름이다. 노량해협 위에는 중·고등학교 시절 수학여행이나 신혼여행을 자주 갔던 우리나라 최초 현수교인 남해대교가 있다. 이곳 역시 울둘목 정도는 아니지만 바다의 폭이 다소 협소해 물살이 상당한 곳으로 전시에 유용한 지역이다.

영화는 왜군의 패색이 짙어 사실상 철군하는 시점을 다루고 있는데, 장군은 인간적으로 아들의 전사, 모친의 죽음, 조정 일부 대신들의 중상모략으로 고뇌가 깊고 힘든 상황에서도 현명한 판단으로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다. 그는 노량해전 막바지, 통제판옥선에서 공격의 북을 치던 중 총탄에 맞아 전사하고 큰아들 회가 공격의 북을 쳐 왜선 450여 척을 격퇴하고 해전은 끝이 난다.

흔히들 리더십 관련 이야기를 할 때 문제와 답은 항상 책상이 아닌 현장에 있다고들 한다. 오직 나라와 백성을 구하고자 하는 일념 아래 해전사(史)에 유일무이한 23전 23승의 기적적인 승리를 이끌어낸 원동력은 숫자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완벽에 가까운 준비와 지형지물을 최대한 유리하게 활용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늘 청렴했고 참모들의 의견을 경청하는 지도자로 솔선수범하며 권한에 정비례하는 책임을 다했던 이순신 장군의 리더십은 이 시대 모든 리더와 지도자들이 본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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