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메뉴에 ‘마약’ 못쓴다…소상공인 “대책 마련 먼저”
2024년 01월 30일(화) 21:15 가가
광주·전남에 수 백개 업체…정부, 7월부터 행정처분 예고
상인들 “취지 공감…간판·메뉴판 교체비 정부가 지원해야”
광주의 한 반찬가게와 빵집에서 ‘마약 계란장’과 ‘마약 빵’ 등 마약이 들어간 식품을 판매하고 있다.
상인들 “취지 공감…간판·메뉴판 교체비 정부가 지원해야”
광주의 한 반찬가게와 빵집에서 ‘마약 계란장’과 ‘마약 빵’ 등 마약이 들어간 식품을 판매하고 있다.
오는 7월부터 ‘마약빵’,‘마약계란장’, ‘마약국밥’ 등과 같이 제품 이름과 상호에 마약 관련 용어를 쓸 수 없다.
‘마약’ 단어가 포함된 상호나 제품 이름을 지어 수년간 영업을 해온 광주·전남의 소상공인들 사이에서 ‘벼랑 끝으로 내모는 규제’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지난 25일 개정된 ‘식품표시광고법’에 따라 올해 7월부터 영업소의 간판, 메뉴명, 제품명 등에 마약과 관련된 용어를 사용할 경우 지자체에 행정처분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급증하는 마약 범죄를 근절하기 위해 일상에서도 마약이라는 단어나 표현이 들어간 상호·제품을 차단하겠다는 취지에서다.
광주·전남 지역 일부 소상공인들은 법개정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이들은 마약 문구를 ‘중독성이 있고 맛있다’라는 의미로 수년간 사용했지만 상호와 제품명을 바꾸게 되면 기존 고객들이 끊기게 될까 우려하고 있다.
30일 광주시와 전남도에 따르면 마약 관련 상호·제품·메뉴명을 사용하고 있는 업체는 광주 6곳(서구 1곳, 북구 3곳, 광산구 1곳, 남구 1곳), 전남 7곳이다.
하지만 광주일보 취재진이 둘러본 결과 훨씬 많은 수의 업체가 ‘마약’을 사용한 상호·제품·메뉴를 사용하고 있었다. 배달어플리케이션과 네이버 등에 검색하면 수백개 업체에 달했다.
이들 영세상인은 법령 개정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소상공인에게 온다고 하소연한다. 간판 교체비용만도 수백만원에서 천만원을 호가하기 때문이다.
광주시 남구 주월동에서 ‘마약’ 상호를 사용한 프랜차이즈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54)씨는 “이 프랜차이즈를 선택한 이유가 마약이라는 상호명에 이끌려서이고 이름의 효과도 톡톡히 보고 있었는데 갑작스럽게 상호명을 바꿔야 한다니 당황스럽다”며 “장사하는 입장에서 ‘마약’ 상호명은 실제 마약은 아니지만, 맛있는 음식을 연상시킬 수 있는 효과가 있다. 사회적 통념은 이해하지만 대책과 조율 없이 무조건 안된다는 건 이해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동구 산수동에서 ‘마약○○○’ 상호로 식당을 운영하는 양석(42)씨는 “이름에 중독성이 있어 광고효과를 볼 수 있을거라 기대해 직접 상호명에 마약을 붙였다”며 “마약이라는 상호명으로 가게를 기억하는 손님들도 많았는데, 광고효과를 볼 수 있는 상호명을 다시 생각해야 해 막막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목포에서 마약 이름이 들어간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63)씨는 “지자체에서 지침 등이 내려온게 없어 법이 바뀐 줄도 몰랐다. 당장 5개월 내에 간판이며 메뉴판을 바꿔야 한다니 당황스럽다”며 “간판 교체비용도 큰 부담”이라고 했다.
당장 5개월 내에 상호명 등을 바꿔야 하는 상황이지만 아직까지 소상공인 지원 방안은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에서도 이들의 한숨은 깊어지고 있다.
광주시는 “시에서 단독적으로 지원할 수는 없는 부분이라, 정부 지침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식약처는 지자체 예산 범위 내에서 식품진흥기금을 마련해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광주·전남 시민들은 대체로 이번 정부 규제를 환영하는 입장이다.
광주시 남구에 거주하는 조규정(80)씨는 “마약이 사회적으로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알기 때문에 마약 상호를 붙여 음식을 판매하는 식당을 봤을 때 인상이 찌푸려졌다. 마약이라는 표현은 자제해야 하는 게 맞다”고 정부 규제를 환영했다.
/글·사진=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마약’ 단어가 포함된 상호나 제품 이름을 지어 수년간 영업을 해온 광주·전남의 소상공인들 사이에서 ‘벼랑 끝으로 내모는 규제’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급증하는 마약 범죄를 근절하기 위해 일상에서도 마약이라는 단어나 표현이 들어간 상호·제품을 차단하겠다는 취지에서다.
광주·전남 지역 일부 소상공인들은 법개정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30일 광주시와 전남도에 따르면 마약 관련 상호·제품·메뉴명을 사용하고 있는 업체는 광주 6곳(서구 1곳, 북구 3곳, 광산구 1곳, 남구 1곳), 전남 7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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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영세상인은 법령 개정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소상공인에게 온다고 하소연한다. 간판 교체비용만도 수백만원에서 천만원을 호가하기 때문이다.
광주시 남구 주월동에서 ‘마약’ 상호를 사용한 프랜차이즈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54)씨는 “이 프랜차이즈를 선택한 이유가 마약이라는 상호명에 이끌려서이고 이름의 효과도 톡톡히 보고 있었는데 갑작스럽게 상호명을 바꿔야 한다니 당황스럽다”며 “장사하는 입장에서 ‘마약’ 상호명은 실제 마약은 아니지만, 맛있는 음식을 연상시킬 수 있는 효과가 있다. 사회적 통념은 이해하지만 대책과 조율 없이 무조건 안된다는 건 이해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동구 산수동에서 ‘마약○○○’ 상호로 식당을 운영하는 양석(42)씨는 “이름에 중독성이 있어 광고효과를 볼 수 있을거라 기대해 직접 상호명에 마약을 붙였다”며 “마약이라는 상호명으로 가게를 기억하는 손님들도 많았는데, 광고효과를 볼 수 있는 상호명을 다시 생각해야 해 막막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목포에서 마약 이름이 들어간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63)씨는 “지자체에서 지침 등이 내려온게 없어 법이 바뀐 줄도 몰랐다. 당장 5개월 내에 간판이며 메뉴판을 바꿔야 한다니 당황스럽다”며 “간판 교체비용도 큰 부담”이라고 했다.
당장 5개월 내에 상호명 등을 바꿔야 하는 상황이지만 아직까지 소상공인 지원 방안은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에서도 이들의 한숨은 깊어지고 있다.
광주시는 “시에서 단독적으로 지원할 수는 없는 부분이라, 정부 지침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식약처는 지자체 예산 범위 내에서 식품진흥기금을 마련해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광주·전남 시민들은 대체로 이번 정부 규제를 환영하는 입장이다.
광주시 남구에 거주하는 조규정(80)씨는 “마약이 사회적으로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알기 때문에 마약 상호를 붙여 음식을 판매하는 식당을 봤을 때 인상이 찌푸려졌다. 마약이라는 표현은 자제해야 하는 게 맞다”고 정부 규제를 환영했다.
/글·사진=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