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교도소 수형자 통화 녹취 고지안해 위법
2024년 01월 30일(화) 19:53
통화 지인 4명 위자료 지급 판결
청취 또는 녹음 고지를 받지 못한 채 교도소 수형자와 통화한 부모·배우자·지인들이 정부로부터 손해배상을 받게됐다.

광주지법 민사4부(부장판사 김양섭)는 광주교도소 수형자 A씨 등이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항소심에서 1심의 일부 승소를 유지했다.

1심과 항소심 재판부 모두 A씨의 청구는 기각했지만 A씨의 전화를 받은 부모·형제·지인 등 4명에 대한 정신적 손해는 인정해 위자료 각 10만~30만원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다만 1심에서 손해를 인정받은 통화 상대방 한 명에 대해서는 정부의 패소 판결을 파기 했다.

수형자 A씨는 지난 2017년 1월부터 2020년 7월까지 부모·배우자·동생 또는 지인 등에게 교도소 내 공중전화기를 이용해 총 13차례 통화했다.

교도관은 통화 내용을 청취했고, 광주교도소는 A씨와 통화한 상대방에 대한 고지를 하지 않은 점은 인정했다.

A씨는 광주교도소가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에 명시된 청취 녹음 사실을 수용자 및 상대방에게 고지 해야 한다는 규정을 위반해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침해당했다며 자신을 포함한 6명에게 총 540만원을 지급하라고 소송을 제기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의 통화는 3분 이내였고 녹음까지는 되지 않았지만, 개인간의 의사소통을 사생활의 일부로 보장하겠다는 사전 고지의 취지를 위반한 것은 법익침해가 있었다고 봐야 한다”고 봤다.

이어 “A씨가 2020년 3월 30일 신형 공중전화카드를 구입하고 7월에 재차 전화카드를 구입했다는 점에서 3월 30일 이후에는 ‘통화내용을 청취·녹음할 수 있다’는 음성자동안내시스템이 탑재된 신형공중전화기를 사용해 고지가 됐다고 봐야한다”며 3월 30일 이후 통화 상대방에 대한 1심 승소 판결을 파기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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