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신념·교리 따라, 자녀 학교 안보낸 부친 징역형
2024년 01월 28일(일) 21:00
종교적 신념을 고집하며 자녀를 학교에 보내지 않고 폭행한 아버지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광주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고상영)는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아동유기·방임) 혐의로 기소된 A(52)씨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고 28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17년 8월 자녀 B(당시 14세)씨가 학교에 가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음에도 종교 교리 공부를 하라고 등교를 하지 못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고교 진학을 앞둔 지난 2018년 7월 A씨는 고등학교 진학문제로 갈등하던 중 B씨를 넘어뜨리고 폭행한 혐의로도 재판을 받았다.

체코 출생인 A씨는 한 종교를 신봉해 지난 2009년 대한민국으로 귀화했다.

A씨는 B씨가 중학교 2학년을 다니다 전학을 하게 되자 검정고시를 치르라고 권유했고 B씨도 동의했다. 하지만 A씨는 의무교육 과정과 무관한 종교 교리와 영어 공부만을 강요했고, 이에 B씨는 검정고시를 못 볼 것 같다고 생각해 ‘학교에 가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 과정에서 A씨는 한 달 가까이 B씨를 지키며 방에서 못나가게 했다. A씨가 잠깐 자리를 비운사이 학교에 도움을 요청한 B씨는 교사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겨우 다시 학교를 다니게 됐다.

2018년 B씨의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B씨가 ‘자동차학과로 진학을 하겠다’고 하자 “교리에 의하면 지구에 큰 재앙이 닥쳐서 바다가 육지를 덮을 것이다. 해양과학고에 진학해 배와 관련된 일을 해야 한다”고 반대하며 B씨를 때린 것으로 확인됐다.

재판부는 “A씨의 학대가 없었다면 고등학교에 진학한 B씨가 평일에는 기숙사에서 지내고 주말에는 친구집을 전전긍긍하다 결국 쉼터에서 생활하는 등 열악한 상황을 겪을 필요가 없었던 점, B씨가 동생들의 안위를 걱정해 피해사실을 밝힌 점, 미성년자의 유일한 보호자가 A씨 인 점 등을 두루 고려했다”고 양형의 이유를 설명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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