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비하기 어려운 안면마비 - 백상철 상무365한방병원 원장
2024년 01월 24일(수) 22:00
세계적인 팝스타 저스틴 비버, 국가대표 야구선수 김광현, 국가대표 가수 자우림 김윤아의 공통점은 뭘까? 정답은 안면 신경마비를 앓았다는 점이다.

안면 신경마비는 12개의 뇌신경 중 7번째인 안면신경이 염증 등에 의해 신경이 눌리면서 나타나는 질환으로 아직까지 확실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주로 스트레스나 신체적으로 무리한 경우, 추운 외부 환경에 오래 노출돼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얼굴의 마비가 발생하기 수 일에서 하루 전 마비된 얼굴의 귀 뒤쪽으로 통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고 주로 증상 초기에 국을 먹을 때 한쪽으로 국물이 새거나 양치할 때 물이 경사진 방향으로 나가는 등의 증상을 먼저 느끼게 된다. 또 눈이 감기지 않거나 이마의 주름이 잡히지 않고, 인중선이 한쪽으로 틀어지거나 웃을 때 한쪽으로만 웃게 되는 등 한쪽 얼굴로만 마비된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미각이 잘 느껴지지 않거나 귀가 먹먹한 느낌이 들고, 눈이 껄끄러운 느낌이 들면서 눈물이 과도하게 흐르는 등의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마비 증상은 하루에서 사흘에 걸쳐 악화되고 일주일 정도까지 증상이 나빠질 수 있다. 이후 증상의 변화가 전혀 없는 평행기를 거쳐 회복기에 들어가게 된다. 병의 초기 치료를 해도 증상 변화가 없거나 증상이 악화되는 경험을 하는 환자들이 치료의 효용성에 대해 의문을 갖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병의 필수적인 진행과정이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 조기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신경 손상 진행을 막고 회복기에 들었을 때 빠른 회복을 돕기 때문에 치료를 서두르는 것이 좋다.

얼굴의 한쪽에 마비가 생기기 때문에 중추성 뇌질환을 의심하게 돼 불안감을 느낄 수 있는데, 뇌졸중으로 표현되는 중추성 안면마비의 경우 이마의 주름은 지어지고, 한쪽 손발의 소력감을 동반하는 차이점이 있다. 또한 말초성 안면마비의 경우 귓바퀴나 귀이개 안쪽에 수포가 발생하는 이성대상포진인 경우 일반 말초성 안면마비에 비해 예후가 좋지 않는 경우가 많으므로 조기에 빠른 처치가 필요하다.

병이 더 이상 진행하지 않고 멈추게 되는 평행기에 근전도 검사, 신경전도 검사를 통해 신경의 손상 정도를 파악해 예후를 예상할 수 있다. 신경 손상 정도가 적은 경우에는 발병일로부터 1~2개월 정도의 경과를 거쳐 회복하지만, 신경 손상 정도가 심한 경우에는 1~2년의 경과를 거치는 경우도 있고 완전 마비의 경우 20% 정도는 마비가 온전히 회복되지 않고 후유증이 남는 경우도 있다.

고령의 환자이거나 고혈압, 당뇨를 동반한 경우, 미각저하 증상을 동반한 경우, 급속하고 완전한 마비인 경우, 회복기에도 회복이 시작되지 않고 회복이 매우 느리게 진행되는 지연형 회복의 경우, 효과적인 치료가 늦을 경우에는 불량한 예후를 보인다.

안면마비의 치료는 스테로이드, 항바이러스제를 발병 초기에 복용하고 천부 열자극 요법과 물리치료 마사지 요법을 권장한다. 눈이 감기지 않은 경우 수면 중 눈을 비비거나 자극을 통해 각막염이나 각막 찰과상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안대를 착용하고 인공눈물을 사용하는 게 좋다.

한의학에서는 말초성 안면 신경마비를 구안와사(口眼窩斜)라고 하여 신체가 허약한 상태에서 풍한(風寒)의 사기가 침입해 기혈이 정체돼 일어난 것으로 본다. 침입한 풍한의 사기를 몰아내고 견인된 근육을 풀어주며 특히 목과 어깨, 후두부까지 가는 근육을 풀어주어 신경의 압박을 줄이고 신경의 회복을 돕는다.

한방치료와 양방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안면 신경마비의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연구는 많이 나와 있다.

안면 신경마비의 경우 신경 손상의 정도에 따라 예후가 다양하고 빠른 치료가 좋은 예후를 형성하는데 도움이 된다. 얼굴과 관련된 질환이기 때문에 환자의 스트레스가 극심하게 되고 뇌질환은 아닐까 걱정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스트레스는 증상 악화를 일으키는 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증상이 발생하는 경우 병원을 찾아 빠른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오피니언더보기

기사 목록

광주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