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자 가족에 수십차례 문자 보낸 채권자 항소심서 선고유예
2024년 01월 24일(수) 21:50
채무자가 구속돼 빚을 받지 못하게 된 채권자가 채무자의 남편과 친언니에게 수십 차례 독촉문자를 보낸다면 죄가될까.

1심과 항소심 재판부 모두 A씨가 채권의 공정한 추심에 관한 법률을 위반해 죄가 된다고 판단했지만 양형은 달랐다. A(여·57)씨는 8년 전부터 알고 지낸 B씨에게 지난 2015년 5월부터 2018년 6월 사이 돈을 빌려줬다.

하지만 지난 2020년 B씨가 사기죄로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되자 B씨의 남편과 친언니에게 18회, 16회에 걸쳐 채권추심과 관련된 문자를 보냈다.

A씨가 보낸 문자는 ‘회사에 찾아가 1인 시위를 하겠다’, ‘남편가족에게 사실을 알리거나 언론에 제보하겠다’, ‘집이나 자동차를 담보로 제공해달라’등이다.

A씨는 B씨의 남편과 친언니의 사생활 또는 업무의 평온을 침해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에게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했다는 것이다.

광주지법 형사3부(부장판사 김성흠)는 A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벌금 200만원을 선고한 1심을 파기하고 선고를 유예했다고 24일 밝혔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가 피해자들에게 문자를 반복적으로 보내고 B씨 남편의 회사를 찾아가기도 한 점 등을 보면 피해자들이 상당한 불안감을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고 원심의 유죄 판단을 수긍했다.

다만 “A씨가 연락을 한 시간이 대부분 일과 시간이었고 B씨가 주도적으로 채권추심 피해자 입장을 대변하고 피해를 호소하는 것이 채무경감을 받기 위한 행위로 보이는 점, A씨가 상당한 채무를 상환받지 못해 범행에 이르게 된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의 이유를 설명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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