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날아오르다 Ⅱ’
2024년 01월 24일(수) 21:30
김진희 개인전
1월31일부터 서울 인사아트 센터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날아오르다’

성실한 작품활동 그리고 축적의 힘.

김진희 화가를 보면서 느낀 생각이다. 작가는 매일 아침 작업실로 출근해 일정 시간 창작에 몰두한다. 누구나 하루 이틀, 한 달, 두 달은 할 수 있다. 그러나 1년 2년 그리고 10년, 20년을 지속하기란 쉽지 않다. 창작이 겉멋이 아닌 더욱이 자신을 드러내기 위한 ‘장식’이 아닌 엄정하면서도 외로운 고투의 과정임을 작가는 잘 알고 있었다.

그와의 대화에서 ‘창작이 자신을 향한 처절한 투쟁’이라는 사실로 다가왔다. 그는 사유는 예술적으로 하면서 작업은 숙련된 기술자처럼 반복하는 예술가였다. 앞뒤를 재지 않고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과 지점을 향해 뚜벅뚜벅 걷는다.

김 작가가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날아오르다 Ⅱ’를 주제로 전시를 연다. 오는 1월 31일부터 2월 5일까지 서울 인사아트 센터.

이번 전시는 100호 위주의 작품 등 모두 36점을 선보인다. 물론 300호 2점을 비롯해 200호 1점, 몇 개의 소품들도 만날 수 있다.

주제는 익히 알려진 체코 작가 밀란 쿤데라의 소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차용했다. 주인공이 자신을 숨 막히게 하는 공간에서 탈출하고 자유를 꿈꾸는데, 김 작가 역시 자신만의 창작의 자유와 세계를 갈구한다. 전시의 부제 ‘날아오르다’는 상상력의 확장과 자유의 의지를 구현한다는 의미를 포괄한다.

김 작가는 “젊은 날 읽었던 작품이 나중에 나이 들어 새롭게 해석될 때가 있는데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 그런 소설”이라며 “‘인생은 진중하게 살되 삶을 즐겨야 한다’는 내용이 제가 추구하는 창작의 세계와 맞닿아 있다”고 말했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모시에 오일을 매개로 한 작품을 선보인다. 동양적인 모시와 서구적인 오일이 만나서 발현하는 재료적 특성이 강하게 드러난다. 등장하는 인물은 모두 여성인데 하나같이 한국적이다. 여백과 음양론, 여성성은 작가가 추구하는 방향성을 집약하는 키워드들이다.

그렇다고 그는 ‘여성’이라는 한쪽의 성에 갇혀 있지는 않다. “남성과 여성의 합일, 공존과 연대의 유토피아를 꿈꾼다”는 말에서 작품의 변곡점 등을 가늠해볼 수 있다.

이종태 평론가는 “작가가 지향하는 자유는 순수하고 완벽한 허구적 환상과는 다르다”며 “작가는 지난한 현실을 인정하되 자신의 내부에 잠재해있던 욕망과 욕구를 화면에 담아 이런 현실이 조금이라도 바뀌었으면 하는 바람을 담고 있다”고 평한다.

한편 김 작가는 전남대 예술대학원 박사를 마쳤으며 예원예술대 교수를 역임했다. 트리베니 국제 미술전시를 비롯해 다수의 개인전, 단체전에 참가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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