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적, 심미적으로 탐구한 ‘평형’에 대한 욕구
2024년 01월 22일(월) 21:00 가가
담양 대담미술관 안수경 '평형' 전, 3월 8일까지
발달심리 이론 회화에 접목...여성 인체에 조형언어 가미
발달심리 이론 회화에 접목...여성 인체에 조형언어 가미
자본주의 사회를 사는 이들에게 마음의 평온과 심리적 안정을 중요하다. 하루에만도 수많은 사건 사고가 많이 일어나는 상황에서 평정심을 유지하기란 말처럼 쉽지 않다.
어떤 이들은 그것을 ‘평형’이라고 말한다. 사전적 의미의 평형은 “사물이나 생각 등이 한쪽으로 치우치거나 기울지 않고 똑바로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물론 평형이라는 말은 이보다 더 깊은 철학적, 심리적 의미까지도 포괄한다.
인간 의식의 변화와 성장 등을 장 피아제의 발달심리에 접목해 ‘평형’이라는 주제로 풀어낸 전시가 열리고 있어 눈길을 끈다. 담양 대담미술관(관장 정희남)에서 오는 3월 8일까지 열리는 안수경 작가 초대전 ‘평형(Equilibrium)’이 그것.
여성의 인체로 형상화된 안 작가의 작품은 신비로우면서도 난해하다. 특히 평형에 대한 욕구를 철학적 의미로 기호화하고 여성의 몸을 연계한 것은 심리적, 심미적인 깊은 탐구가 선행되지 않으면 어려운 작업이다.
현직 교사인 안수경 작가는 광주교대 미술교육과를 졸업하고 전남대 교육과 박사과정을 졸업했다. 작가가 이번 전시에 교육학 이론을 토대로 작품에 조형성을 가미한 것은 그런 이력과 무관치 않다. 특히 어울리지 않는 것을 하나로 엮어 구현한 작품들은 작가가 상정하는 지향점을 보여주는 것 같다. 평형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 자체가 읽히는 대목이다.
‘두 개의 자아’는 뒷모습을 보이고 있는 여성의 인체를 초점화한 작품이다. 여성 앞에는 실루엣이 어른거린다. 마치 거울에 반사된 것처럼 보이는 또 다른 여성이 똑 같은 자태로 앉아 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실루엣의 여성의 왼손이 밖으로 나와 있다는 점이다. 두 개의 자아는 결코 완벽하게 똑 같지는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고뇌’라는 작품이 주는 강렬함도 자못 크다. 머리를 싸매고 웅크리고 앉은 사람 주위로 많은 손들이 감싸안으려는 모습은 원초적인 고뇌보다 더 큰 고뇌를 느끼게 한다. 고뇌보다 더한 주변 여건들은 걱정과 근심, 우울에 갇힌 현대인들의 모습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한편 정희남 관장은 “‘평형’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조형언어와 인체의 아름다움과 신비로움이 결합돼 있어 깊은 울림과 사유를 발한다”며 “앞으로도 지역 작가들의 수준높은 다양한 작품을 많이 전시해 지역민들에게 문화향유 기회를 넓힐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어떤 이들은 그것을 ‘평형’이라고 말한다. 사전적 의미의 평형은 “사물이나 생각 등이 한쪽으로 치우치거나 기울지 않고 똑바로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물론 평형이라는 말은 이보다 더 깊은 철학적, 심리적 의미까지도 포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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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자아’ |
‘고뇌’라는 작품이 주는 강렬함도 자못 크다. 머리를 싸매고 웅크리고 앉은 사람 주위로 많은 손들이 감싸안으려는 모습은 원초적인 고뇌보다 더 큰 고뇌를 느끼게 한다. 고뇌보다 더한 주변 여건들은 걱정과 근심, 우울에 갇힌 현대인들의 모습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한편 정희남 관장은 “‘평형’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조형언어와 인체의 아름다움과 신비로움이 결합돼 있어 깊은 울림과 사유를 발한다”며 “앞으로도 지역 작가들의 수준높은 다양한 작품을 많이 전시해 지역민들에게 문화향유 기회를 넓힐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