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세계경제포럼’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 - 나강렬 전남연구원 책임연구위원
2024년 01월 21일(일) 21:30
지난 15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 이하 ‘WEF’)이 개최됐다. 4차 산업혁명을 유행시킨 WEF는 매년 1월, 세계 정세에 대한 체계적이고 전략적인 분석을 통해 지구적 차원의 공통 의제와 이슈들을 제시해왔다. 2024년 연차총회에서도 ‘신뢰 재건’이라는 주제하에서 전 세계 약 2800여 명의 정·재계 오피니언 리더들이 다양한 논의를 진행했고, 이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할 것으로 포럼 주최측은 홍보했다.

특히, 분절된 지경학적 시대의 안보협력, 전환시대 성장과 고용창출, 경제·사회 동력으로서 인공지능의 역할, 기후·자연·에너지 장기전략에 대한 심도있는 발제와 토의, 그리고 의견 수렴 일정들이 소화되었다. 위의 네 가지 의제들은 현재 전 지구가 경험하고 있는 전쟁, 저성장, 첨단 AI중심 사회, 기후위기에 대한 WEF의 진단과 해석임과 동시에 세계 각 정부가 검토해야 할 주요 정책 목표로 설정될 가능성이 높다.

WEF는 전문가 150명의 설문 응답을 바탕으로 향후 2년 내, 그리고 향후 10년 내 지구촌이 직면할 위기들을 분석하여 ‘전 지구적 차원의 위기’ 보고서를 공표하였다. 보고서에는 2년 내 지구가 겪게 될 단기적 위기로 허위 정보와 위조된 정보, 극한 기후 재난사태, 사회적 양극화, 사이버 불안감, 국가간 무력충돌 등을 제시하였다. 향후 10년 내 맞이하게 될 장기적 위기로는 극한 기후 재난사태, 회복 불가능한 지구 상황, 생물다양성 축소와 생태계 붕괴, 천연자원 고갈, 허위 정보와 위조된 정보 등이라고 발표하였다.

이러한 위기들을 지역에 대비시켜 보면, 단기적 관점에서는 선거 국면에서의 가짜뉴스 범람, 기상악화로 인한 농작물 피해 증가, 고령층 및 저소득계층 복지 사각지대 고착, 첨단 정보통신기술에 대한 불안감 증가 현상들이 나타날 개연성이 높다. 장기적 측면에서는 대형 자연재난의 출현, 기후위기 임계점 돌파, 생태계 붕괴에 따른 도민 건강 저하, 주력산업의 에너지수급 위기, 허위정보로 인한 정치·사회적 갈등 심화가 지역사회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된다. WEF가 19년에 걸쳐서 전 지구적 위기를 지속적으로 조사하고, 경고하는 이유는 지구촌 공통 위기에 대한 전 세계인들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각국 정부의 대응 방안을 유도하기 위함이다. 이런 차원에서 전남에서도 관련 분야별 대응 로드맵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기후위기와 관련해서는 강수량, 폭염, 풍수해 등 강도가 높은 시나리오를 적용하여 예상 피해지역 등을 도출하고 예방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가까운 미래 ‘초초고령사회(?)’로 전환이 정해진 지역사회에서는 커뮤니티 공동체 회복을 통해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정책에 예산의 적정 투입이 중요하다. 지역민 누구나 안심하고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디지털 기기와 키오스크의 인터페이스를 개발하고 보급하는데 지자체의 지원이 절실하다. 기후변화가 임계점에 도달하기 이전에 생태계를 복원하고 연결하는 사업을 강화해야 한다. 지역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요소를 경감시키기 위해 ‘생태백신’으로 대별되는 생활숲을 근린생활권내 조성하는 것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천연자원을 대체할 수 있는 에너지 자원의 적극적 활용과 더불어 전남 주력산업에 대한 RE100 실현을 바탕으로 무역장벽을 극복할 수 있는 민·관·정 협의체를 구성하는 것 또한 검토가 필요한 정책으로 꼽을 수 있다.

보고서 말미에는 전 지구적 위기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선 혁신적 노력과 공동 집단행동 등이 중요하다고 정리하고 있다. 따라서 전남 단독으로 대응하기 보단 중앙정부와 민간에서 활동하는 각 분야 전문가들을 총 망라하여 촘촘한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바탕으로 전남 지역민 스스로가 공동 행동을 취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전 지구적 위기가 우리에게 올지라도 지역사회 구성원간 신뢰관계 속에서 지금부터 대비 방안과 수용 태세를 면밀하게 준비한다면, 가능성이 더 풍부하고 기회가 더 공평하며, 기반이 더 안전한 전남이 되는 것도 어렵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오피니언더보기

기사 목록

광주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