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횡단 여친 사망, 제지 못한 남친 무죄
2024년 01월 21일(일) 19:21
“안전한 장소 이동 의무는 없어”
고속도로에 정차한 승용차에서 내린 여자 친구가 차에 치여 숨졌다면 남자 친구인 운전자를 처벌할 수 있을까.

법원은 당시 상황을 감안해 남자친구 A(30)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지난 2022년 11월 17일 밤 10시부터 광주시 서구의 한 주점에서 여자 친구 B(39)씨를 만났다.

술을 마시지 않은 A씨는 18일 새벽 0시께 B씨를 조수석에 태우고 차량을 운전하던 중 말다툼을 하게 됐다.

A씨가 B씨의 전 남자친구에게 보낸 문자가 문제였다. 승강이 끝에 A씨는 B씨 전 남자친구가 사는 파주에 가서 사과하겠다며 새벽 0시 50분께 서울 대전 방향 호남고속도로에 진입했다.

하지만 술취한 B씨는 경찰에 납치당했다며 신고를 하고 차량 시동 버튼을 끄는 행동을 반복했다.

A씨는 견디다못해 2분만에 호남고속도로 상행선 86㎞(비아버스정류장 인근) 부근의 갓길에 차를 세웠다.

그는 차에서 내린 B씨가 가드레일을 건너 도로쪽으로 이동하려하자 제지하기도 했다.

A씨의 제지에도 B씨는 고속도로에 진입하는 바람에 차량에 치여 목숨을 잃었다.

검찰은 A씨가 B씨가 안전한 장소로 이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주의의무를 위반해 과실치사 혐의가 있다고 보고 재판에 넘겼다.

광주지법 형사6단독(부장판사 김지연)은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술에 취한 B씨(사망당시 혈중 알코올 농도 0.122%)가 순간적으로 화가 나 A씨와 같이 있기를 거부하는 상황에서 B씨를 안전한 곳으로 옮기기 위해 다른 이동수단을 마련하는 등의 주의의무까지는 없다”고 판시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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