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해 - 채희종 정치·사회담당 편집국장
2024년 01월 18일(목) 22:00 가가
지구촌에는 다양한 바다가 있지만, 색상에 민감한 우리나라 사람들은 검거나 빨갛다는 이유로 홍해나 흑해에 대한 환상이 있다. 바다는 대부분 파란데, 이는 바닷물이 파랗기 때문이 아니라 빛의 산란 현상이 원인이다. 하늘이 파랗게 보이는 것도 같은 이유이다. 이같은 자연 현상에서 벗어나 ‘바다는 파랗다’는 고정 관념을 깨뜨린 바다가 홍해와 흑해인 것이다.
붉은 바다인 홍해(紅海)는 아프리카 북동부와 아라비아 반도 사이에 있는 좁고 긴 해역으로, 수에즈 운하를 통과한 선박들이 그곳을 거쳐 인도양으로 이어지는 세계 물류상 중요한 곳이다.
지리적 특성상 흘러 들어오는 강이 없는 탓에, 남조류가 많이 증식 한데다 물의 흐름까지 완만해 붉은 빛을 띤다. 흑해(黑海)는 유럽 남동쪽에 자리한 바다로 보스포루스 해협을 통해 외해와 연결되지 않았다면 호수가 됐을 것이다. 바다보다는 호수에 가까운 지형이어서, 다른 바다에 비해 염도가 절반밖에 되지 않는 데다 바깥 바다와의 교류가 적기 때문에 산소 용존량도 부족하다. 특히 물속 깊은 곳에는 산소 결핍으로 인해 죽은 박테리아들이 쌓여서 황화수소를 발생시키는데, 이 황화수소가 검은색을 띤다. 흑해란 이름이 붙게 된 이유다.
이중 홍해는 ‘홍해의 기적’ 또는 ‘모세의 기적’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홍해의 기적은 성경 출애굽기 14장에 나오는 내용으로, 이스라엘 민족이 이집트를 탈출할 때 모세가 홍해를 가른 기적을 일컫는다. 이같은 바닷길 갈라짐 현상은 전남 진도에서도 발생하기 때문에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지는 전설이기도 하다.
100여일 이상 지속된 가자지구 전쟁의 불똥이 홍해까지 튀었다. 후티 반군이 이스라엘과 전쟁 중인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를 지원한다는 명분으로 지난해 11월부터 홍해를 지나는 선박들을 공격하고 있다. 급기야 미국·영국이 예멘의 후티 근거지에 대대적인 공습을 가하자 후티가 보복성 공격을 강화하는 등 대립 양상이 격렬해지고 있다. 어떤 이유에서든 붉은 홍해가 부디 살상으로 인해 피로 더 붉어지는 일이 없기를 바랄 뿐이다.
/채희종 정치·사회담당 편집국장 chae@kwangju.co.kr
지리적 특성상 흘러 들어오는 강이 없는 탓에, 남조류가 많이 증식 한데다 물의 흐름까지 완만해 붉은 빛을 띤다. 흑해(黑海)는 유럽 남동쪽에 자리한 바다로 보스포루스 해협을 통해 외해와 연결되지 않았다면 호수가 됐을 것이다. 바다보다는 호수에 가까운 지형이어서, 다른 바다에 비해 염도가 절반밖에 되지 않는 데다 바깥 바다와의 교류가 적기 때문에 산소 용존량도 부족하다. 특히 물속 깊은 곳에는 산소 결핍으로 인해 죽은 박테리아들이 쌓여서 황화수소를 발생시키는데, 이 황화수소가 검은색을 띤다. 흑해란 이름이 붙게 된 이유다.
/채희종 정치·사회담당 편집국장 chae@kwangju.co.kr